역자 서문
다묘양육백서는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들을 위한 따뜻하고 세심한 양육안내서입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고양이들의 평화로운 표정이 담긴 사진들이 저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는 동안, 고양이 전문수의사인 하세가와 료라는 감수자가 다묘양육 집사인 본인의 경험을 더해 자신만의 깊은 통찰과 지식을 아낌없이 담아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의사로서 동물병원에서 다년간 진료를 봐왔던 저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묘양육에대한 유용한 꿀팁들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의 행동은 요즘 MZ언어로 표현하자면 ‘츤데레’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내 앞까지 와서 애교를 부리다가도 갑자기 쌩 돌아서기도 하고… 가까워진 듯하다가도 거리를 두기도 하고, 닿을 듯 안 닿을 듯 이런 아주 절묘한 타이밍과 거리 두기가 신비스럽고, 그래서 더욱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책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고양이에게는 기본적으로 몸에 뭔가 이상이 있어도 숨기려는 경향이 강한 야생성의 특징이 있어, 우리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건강을 항상 염려하는 보호자에게는 병의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점은 가능한 한 촘촘하게 우리 아이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보는 것입니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같은 방식으로 고양이들을 돌봐주면서 아주 작은 변화라도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이상적이며, 이를 기록하는 습관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혹은 희망하는 가정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 글을 빌려 그런 가정의 식구들 개개인 모두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동물을 들이기 전에 미리 동물보호법의 ‘동물보호의 기본원칙’을 바탕으로 ‘올바른 양육 방법 및 펫티켓’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익힌 후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반려동물을 맞이해 주셨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또 알아 두어야 할 중요한 원칙은 고양이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울 때 식비 외에 대부분 사용되는 비용은 일반적으로 의료비이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라는 것입니다. 특히, 다묘양육 중에서도 비슷한 연령대의 고양이를 여럿 키우고 있다면, 건강상의 문제가 비슷한 시기에 생길 수 있으므로, 동물병원에 자주 가야 할 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 사항은 자기 스스로가 시간과 비용을 쓰는 데 자유로운 범위 내에서 적절한 수의 고양이를 입양하고 양육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가족으로서 다묘 또는 외동묘로 새로운 고양이를 집에 들이려는 분들, 양육환경을 잘 준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테마별로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들을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고양이와 하루하루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글 중의 일본의 동물애호법에 의거한 내용이나 유기동물보호소 운영방식 등의 법적인 사항이나 비용 금액들은 우리나라와는 사정이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으므로, 참고하여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2024년 끝자락 고즈넉한 어느 새벽에
이수정
감수자(저자) 서문
저는 어릴 적부터 동물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수의사가 되려고 한 이유도 ‘동물을 좋아해서’라는 이유가 컸어요.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강아지를 키웠지만 대학생이 되고 혼자 생활을 하기 시작하며 대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쯤 길고양이 케어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로 고양이를 키우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반년쯤 지나서 또 한 마리가 늘었고, 수의사가 되고 나서는 버려진 고양이를 구조하면서 또 한 마리가 늘어 지금은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3마리와 함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자기만의 방식이 확고한 동물로 어떤 때는 앙증맞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애교덩어리인 애물이라는 말이 딱 맞겠네요. 애교를 부리며 다가올 때가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있어, 그 밸런스가 정말로 절묘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차갑게 다가올 때가 있는 만큼, 달달하게 애교를 부릴 때는 더욱더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강인한 동물로, 더욱이 건강상의 문제가 있더라도 감추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약해져 있는 것을 적에게 보여주지 않기’ 위한 야생본능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야생미가 고양이의 매력적인 면이기도 하지만 보호자에게는 이런 행동이 병의 조기발견이나 조기치료를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되도록이면 건강상태를 자주 확인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화장실 청소는 매일, 같은 시간대에, 동일한 사람이 하도록 하여, 작은 변화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이것은 다묘양육은 물론 고양이 한 마리를 양육할 때도 마찬가지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건강 문제와 관련하여 특히 다묘양육을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 중 하나가 의료비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를 키우며 들어가는 비용 중 식비 다음으로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의료비입니다. 특히 같은 연령대의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건강상 문제가 비슷한 시기에 겹쳐서 발생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느 정도는 목돈의 의료비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렇듯 다묘양육을 위해서는 최소한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는데, 이는 고양이를 맞이하기 전에, 적어도 ‘자신이나 가족이 충분히 돌볼 수 있는 수인지 확인하는 것’이 대전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이 해결된다면 고양이들과의 생활은 역시나, 매우 즐겁습니다.
저 자신도 2마리째, 그리고 3마리째를 맞이하기 전까지는 ‘과연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인가’라는 약간의 불안감도 있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그런 걱정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고양이들이 함께 같이 놀고 있는 모습이나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면, 행복감은 물론이고 힐링이 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은 새로운 고양이를 만나는 순간부터 함께하는 양육생활환경 만들기, 그리고 앞서 언급한 건강유지 등 테마 주제별로 다묘양육에 필요한 정보를 모아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들과의 생활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수의사 하세가와 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