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비디아다르 네이폴과 존 맥스웰 쿠체, 그리고 헤르타 뮐러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등의 작품은 작가의 실체적 삶을 글 속에 재현해 놓은 자기 반영적 글쓰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의 자전적 글쓰기는 다문화적이며, 장르의 다양성을 아우르는 글쓰기를 표방하고, 유동적이며 유기체적 자아 형성 과정을 적나라하게 표방하는 자전 문학이다. 김연복 작가는 여기에 해당하는 수필 문학을 추구하고 있다.
사회 문화적 요소와 자전적 주체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중요시하며, 정체성의 가변성과 다양성을 드러내는 이러한 글쓰기들은 또 한편으로 자신이 처한 사회적 컨텍스트(context : 글의 맥락, 문맥)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정의하고 위치시키려는 노력을 대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자전문학의 혼종성(서로 다른 문화들이 다중적인 정체성을 보이는 ‘문화적 혼종성’의 개념은 문화 제국주의에서 제기하는 문화적 동질성 개념과 비교되는 개념이다.)에 대한 고찰은 결국 자아와 주체 간의 관계성, 주체와 사회 간의 유대성, 내러티브와 담론의 성격 등 여러 각도에서의 재점검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이 글이 김연복 작가의 작품들과 현재 생산되는 다양한 자전적 글쓰기에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으며, 작품 연구에 있어 좀 더 풍요로운 이론적 토대를 마련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대원(수필가), 서평 〈자기 반영적 글쓰기의 표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