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있어서 계속해서 앞을 향해 달리기만 하면 언젠가는 탈이 난다.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생의 쉼표도 필요하다.
나는 지금이 그때라고 생각한다.”
작정하고 놀다 보니 더 잘 살고 싶어졌다!
퇴사 후 펼쳐지는 좌충우돌 인생 2막 이야기!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저자는 첫 직장을 구하기까지 6개월간 수십 군데에 이력서를 넣었다. 그러나 연락 오는 데는 없었고, ‘장애’가 있는 자신을 뽑아줄 곳이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컸다. 유일하게 받아준 장애인복지시설에 입사하여 평생직장이라 여기며 21년간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와 실적은 사라지고 ‘장애인’이라는 타이틀만 남았다. 저자는 더 이상 장애 때문에 홀대받는 자신을 방관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퇴사를 선택했다. 이는 살기 위한 적극적인 몸부림이었고,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었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과정이었다.
“퇴사는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는 행동이다.”
그동안 자신을 돌보지 않은 대가로 불면증과 불안함을 안고 살아야 했던 저자는 퇴사 4개월 전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루에 2시간도 자지 못했고, 출근하는 길이 끔찍했으며, 직장 입구에 들어서면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괴로웠다. 밥을 먹어도 맛이 느껴지지 않았고 속이 더부룩했다. 매일매일 무너졌고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결국 심리상담까지 받은 저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되찾고 싶어 퇴사를 했다. 그리고 퇴사 후 첫 날, 한 번도 깨지 않고 통잠을 잤다.
“나의 가치는 꼭 직장이 아니어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직장 밖의 세상은 더 넓어졌다.”
한 번도 제대로 놀아본 적 없는 저자는 막상 퇴사를 해보니 일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불안했다. 또, 직장은 장애를 커버할 수 있는 또 다른 정체성이었는데 직장이 없어지자 자신이 분해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재취업이 아니라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작정하고 놀아보기로 했다.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 대신 현재 지금의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일상을 좀 더 세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삶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다가왔고, 내가 회복되고, 일상이 풍요로워졌다. 저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은 삶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채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퇴사 후 삶이 많이 바뀌었음을 고백한다. ‘이제 뭐 먹고 살지?’라는 생각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은 나를 드러내는 정체성 중 하나일 뿐임을 깨달았다. 비록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은 사라졌지만 ‘두 아이의 엄마’, ‘장애인식 전문 강사’, ‘작가’ 등의 정체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저자는 여전히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이제 저자는 매일 10시에 집으로 출근한다.
“좀 놀면 안 돼요?”
이 책은 단순히 ‘퇴사’ 이야기가 아니다. 퇴사 후 ‘쉼’을 통해 방치되었던 나 자신을 돌보고, 인생에는 다양한 삶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 자신만의 인생을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다. 저자는 말한다. 죽을 것 같이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된다고. 쉼은 나의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이며, 노는 것도 경험치가 쌓이다 보면 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는다고.
저자 백순심 작가는 그동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이에 이해의 폭을 넓히고 소통가로 살고자 ‘장애’와 관련된 주제로 꾸준히 글을 써왔다. 이전 책들에서는 장애인으로서의 자신의 삶과 세상에 대한 편견, 장애 부모와 장애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기록했다면, 이번 책 <좀 놀면 안 돼요?>에서는 장애인으로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장애가 있어 움츠려져 있기보다는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원 없이 즐겁게 놀고 살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저자의 작은 용기가 독자들에게 삶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