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시집》은 일상 속 깊은 사랑과 섬세한 고민이 담긴 시들로 가득하다. 저자 유로아빠는 한 아버지로서 겪는 크고 작은 순간들을 시라는 형식에 담아, 부모와 자식 간의 소중한 유대를 새롭게 조명한다. 단순한 일상을 아름다운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은 마치 우리의 삶 속에서 지나쳐 버린 순간을 다시금 손에 쥐게 한다.

책 전반에 흐르는 주제는 ‘공감’과 ‘배려’다. 대표적인 시 중 하나인 〈가슴을 쓸어내리며〉에서는 아이가 시계를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옮긴 이야기를 다룬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려 했던 아버지의 고민이 결국 옳은 방향으로 결실을 맺는 모습을 보여 주며, 작지만 중요한 교훈을 전한다. 이 시는 ‘아이를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섬세하게 전달한다.

아이에게 손목시계를 사주었어요

아이는 오른손이 마음에 들었는지
오른손에 시계를 차고 다녔어요

볼 때마다 불편했던 나는
두어 번 물어봤죠
“너는 왜 시계를 오른손에 차니?”

아이는 오른손에 차는 게 편하더라고요~
하며 싱긋 웃었어요

어느 날
아이의 시계가 왼손으로 이동한 걸 발견했어요

“너 왜 시계를 왼손으로 옮겼니?”
아이는 글씨 쓸 때 자꾸 닿아서 왼손으로 옮겼어요~
하며 싱긋 웃었어요

순간 저는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다행이다
내가 그때 강요하지 않았어서

《아빠 시집》은 단순히 한 아버지의 시집이 아니라, 현대 가족에게 던지는 질문과 제안이다. 우리는 정말로 아이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는가? 그들의 시간을 온전히 함께하고 있는가? 이런 물음표들은 시 한 편 한 편 속에서 감동적으로 피어난다.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일상에서도 이런 소중한 순간들을 발견하고 소중히 여기도록 독려한다.

유로아빠의 시는 아이와의 일상에서 삶의 시적 가치를 발견하려는 모든 이에게 따스한 등불 같은 작품이다. 《아빠 시집》은 우리의 평범한 날들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선물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