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글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알아갑니다
얼마 전 동해로 가족 여행을 갔던 때가 떠오릅니다. 맑고 푸른 바다를 기대하며 바닷가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구름으로 가득한 우중충한 날씨로 인해 바다의 모습은 탁하고 우울해 보였지요. 파라솔을 꽂고 바다에 들어갈 준비로 한창일 때, 구름이 걷히면서 해가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바다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습니다.
햇빛이 바닷속까지 비춰주면서 바닥에 깔린 모래는 보석처럼 반짝거렸습니다. 탁해 보였던 바닷물은 햇빛을 받아 투명하고 깨끗하게 보였지요. 햇빛은 바다가 가지고 있던 본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는 글쓰기를 떠올렸습니다.
나에게 글쓰기는 바다를 비추는 햇빛과도 같습니다. 햇빛이 어두웠던 바닷속을 보이게 하였듯, 글쓰기는 나조차도 몰랐던 내 마음속 깊은 곳을 투명하게비추어줍니다. 그리고 내 안에 있는 반짝거리는 아름다움을 찾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글쓰기는 내가 가지고 있던 아픔과 결핍을 마주 보게 하고, 과거의 나에게 위로를 건넵니다. 상처 받았던 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줍니다. 그리고 내 주변과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을 글로 붙잡아 두면서 저는 순간의 행복을 더 느꼈습니다. 힘들 때마다, 자신이 한없이 낮아질 때마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토닥입니다.
‘별일 아니야. 지나갈 일이야.’
‘괜찮아. 지금 마음을 떠올려 앞으로 잘하면 되는 거야.’
내 마음과 생각을 다듬으며, 내 삶을 돌아보며, 인생의 모든 순간에는 의미가 깃들어있음을 알았습니다. 슬펐던 순간, 기뻤던 순간, 감동했던 순간, 깨달음을 얻었던 순간. 한 사람의 글은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글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알아갑니다.
‘오글오글’이라는 단어처럼 글쓰기는 의미와 생각을 더해 새로운 감동과 깨달음을 줍니다. 나만의 시선으로 의미를 더해가는 글쓰기라는 작업은 너무 멋진 일입니다. 오늘도 글 쓰고 오래 오래 글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인생 서랍 속에 숨겨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