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이 생겼어요
인형 베개를 끌어안고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잠을 자지 않는 아이에게 부모가 “왜 안 자니?”라고 물었다. 아이는 부모의 품에 안기며 말했다.
“제게도 방이 생겼어요. 내 책상, 내 침대가 있어요. 아무리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아요. 그저 좋기만 해요.”
한국해비타트가 충남에 지은 ‘화합의 마을’에 입주한 한 가정의 이야기다. 한국해비타트는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라는 해비타트의 비전을 우리나라에 펼치면서 ‘집’을 짓고 ‘가정’을 세우면서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왜 집인가?
만약 내게 집이 없다면? 있다고 해도 제대로 된 집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어떨까?
한마디로, 삶 전체가 흔들린다. 아이들은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어른들은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없다. 이렇게 개인과 가정이 흔들리면 사회도 흔들리게 된다. 개인의 주거문제가 사회의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유일의 주거복지 공익법인인 한국해비타트는 30년 전부터 ‘집’에 집중했다. 그 결과, 사회 곳곳에 희망을 지을 수 있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한국해비타트가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된 한 가장은 도움을 준 자원봉사자들과 한국해비타트 직원들에게 소감을 전했다.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 가족들과 함께 세상을 등질까 고민했는데 이렇게 새집에 살게 되면서 이 세상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구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장사를 준비하다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장애까지 얻고 집에만 틀어박힌 신세가 된 또 다른 가장은 한국해비타트가 지은 집에 입주하는 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장애를 얻은 뒤 처음으로 사람답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제가 받은 감사를 누군가에게 꼭 돌려주겠습니다.”
이처럼 집이 만들어 내는 희망의 열매는 사람의 운명을 바꾸기까지 한다.
션과 함께 독립유공자 후손의 집에 관심을 가지다
한국해비타트는 집을 짓는 일만 하지 않는다. 주거환경이 열악하지만 스스로 집을 고칠 형편이 못 되는 가정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게 집을 고쳐주고 시설을 개선해주고 있으며 노후화된 마을의 외관을 정리해 줄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임시 거처를 마련해주고 있다.
참 다양한 일을 1년 내내 하고 있는데 여기서 한국해비타트만의 독특한 일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독립유공자 후손의 집을 지어주는 일이다.
광복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유공자 후손은 여전히 힘든 상황에 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알게 된 한국해비타트는 독립유공자 후손의 집을 지어주고 있다. 특히 봉사의 소중함을 알리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션(지누션의 그 ‘션’이다!)과 함께 독립유공자 후손의 집을 새로 짓는 데 쓰일 후원금을 모으는 ‘815런’은 이제는 대표적인 기부 마라톤으로 자리 잡았다.
무더위가 절정인 8월 15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이 한마음으로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해 뛰고 션은 81.5킬로미터를 완주하면서 감동의 레이스를 선사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유공자의 희생을 다시 알리면서 그 소중함을 잊지 않게 해주는 정말 중요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해비타트가 앞으로 만들 세상이 궁금하다면
한국해비타트의 손길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25개국에 안락한 집을 지어주고 있으며 직업 훈련, 식수 위생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해 지역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앞으로 한국해비타트가 더 좋은 어떤 일을 펼칠지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이 책은 집을 지으면서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사회에 희망을 선물한 한국해비타트가 30년 동안 만난 ‘인연’에 대한 아름다운 기록이다. 그래서 한국해비타트만의 책이 아니다. 한국해비타트와 함께한 사람들의 웃음, 감동의 눈물, 기쁨의 시간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툼이 많고 살기 힘든 경우가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그래도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야’라는 생각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집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얼마나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지 알게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