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에도 ‘레벨(Level)’이 있다!
인생의 태도와 행복을 결정 짓는
한 차원 깊은 명상의 세계를 경험하라!
1979년 존 카밧진 박사가 MBSR(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을 선보인 이후 ‘마음챙김(Mindfulness)’은 만성통증 및 각종 중독 문제, 트라우마 등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전 세계 의료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신경과학ㆍ뇌과학ㆍ심리학 분야의 수많은 연구와 fMRI 같은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실험을 통해 마음챙김의 효과가 속속 밝혀지면서 갈수록 저변이 확대되고 있으며, 영국 국립임상보건원에서 최우선 우울증 치료법으로 공인한 MBCT(마음챙김에 기반한 인지치료)와 같은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나아가 일상의 해로운 습관을 개선하고 개인적ㆍ사회적 성공을 뒷받침하는 유용한 자기계발 도구로서 많은 현대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마음챙김의 이로움을 온전히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음챙김을 실천해 봐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내면의 문제가 남아 있다거나, 기대만큼 큰 변화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사람마저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누군가는 마음챙김의 효과를 만끽하는 데 반해 왜 다른 사람은 그러지 못할까? 개인의 성향, 주어진 상황, 또 각자 수련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투여하는 절대 시간이 다르기 때문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마음챙김에는 크게 네 가지 토대가 있다. 첫째 몸과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신념처(身念處)], 둘째 느낌 색조에 대한 마음챙김[수념처(受念處)], 셋째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심념처(身念處)], 넷째 모든 현상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성질에 대한 마음챙김[법념처(法念處)]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음챙김은 첫 번째인 ‘신념처’에 해당한다. 즉 지금껏 우리가 해 온 수련은 마음챙김의 네 가지 영역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마음챙김을 해 봐도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나를 완성하는 더 깊은 마음챙김』은 기존의 몸과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느낌과 감각, 즉 느낌 색조[웨다나(vedana): 무의식이 의식으로 전환되는 순간에 일어나는 느낌과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알려 준다. 내면의 본질에 더 깊이 다가서는 마음챙김 수련법이다.
느낌 색조는 아주 미세해서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알아차린다고 해도 직접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단순히 그 존재를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삶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그 이유는 느낌 색조가 매 순간 삶의 태도를 결정 짓는 분기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느낌 색조가 가진 미묘함이다. 느낌 색조를 자각하는 순간, 마음의 연쇄 작용이 멈추어 다음 순간 어떻게 행동할지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진실의 빨간 약(red pill),
느낌 색조를 알아차리는 순간
나는 내 삶의 주인공이 된다!
1999년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는 인간이 기계가 만든 가상세계에서 살아가며 기계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암울한 미래를 그린 SF 시리즈 영화이다. 만약 이 상상력 가득한 SF 영화의 내용이 실제로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면 어떨까?
우리는 매 순간 오감을 통해 세상과 접촉하며 대상을 이해한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주변 세상을 단순화해 인식한다. 기존 정보를 토대로 감각기관으로 들어온 정보를 예측해서 처리한다. 이를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라고 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아닌, ‘세상은 이런 거야’ 하고 마음(뇌)이 예측한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뇌는 주요 경험을 ‘캐시’에 저장해 두고 시뮬레이션할 때마다 이를 활용한다. 여기에는 생각, 느낌, 감정 같은 내적 감각도 포함된다.
이것이 감정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이다. 인간의 마음은 살면서 경험한 ‘중요한’ 감정 정보를 캐시에 저장해 두었다가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때마다 이를 꺼내 쓴다. 문제는 마음이 생각하는 중요한 감정적 정보란 대체로 매우 고통스러운 감정이라는 점이다. 가장 아팠던 과거, 가장 힘들었던 기억, 가장 괴로웠던 경험이 캐시의 대기열 제일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 불쾌한 순간이 찾아오면 잽싸게 튀어나와 자동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점점 더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릴 확률이 높아지고, 마침내 사소한 불행조차 급격한 감정의 급류를 일으키는 커다란 사건이 된다.
이러한 마음의 프로세스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경향이다. 또한 반드시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를 없애거나 거기에서 달아나려 할 필요가 없다. 대신 마음이 과거의 기억에 자동반응하는 때를 알아차리고 너그럽게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느낌 색조는 생각, 느낌, 감정의 파도를 미리 알려 주는 조기 경보와 같아서 이를 알아차리면 부정적인 생각, 느낌,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출구를 찾을 수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가상세계의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던 주인공(키아누 리브스)이 먼저 깨어난 동료들의 도움으로 진짜 현실을 마주했듯이, 우리 역시 ‘느낌 색조’를 빨간 약[red pill, 영화에서 네오가 진실을 깨닫도록 해 준 알약] 삼아 마음이 만들어 내는 허구가 아닌 눈앞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그럴 때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삶에 평화와 기쁨이 샘솟고, 다시금 나는 내 삶의 주인공이 된다.
누구도 마음대로 마음을 바꿀 수 없다
바꿔야 할 건 ‘마음’이 아니라
마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살다 보면 때로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불안하거나 화가 날 수 있다. 보통은 시간이 지나거나 혹은 다른 일에 신경 쓰는 사이 자연스럽게 감정이 풀어진다. 그런데 간혹 심각해질 때가 있다. 마치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 듯 도저히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헤어 나올 수 없고 끝없는 반추와 자기비판에 시달리는 경우다. 이런 일은 주로 마음의 행동 모드[Doing mode]가 발동할 때 일어난다.
합리적ㆍ논리적으로 세상에 접근해 문제에 관해 사고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하는 행동 모드는 인간 정신이 가진 가장 유용하고 강력한 문제 해결 도구이다. 하지만 감정 처리에 있어서만큼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감정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느껴야 할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불안, 스트레스, 불행, 분노, 피로 등은 마음이 우리에게 보내는 일종의 알림 메시지다. 지금 몸과 마음이 지쳐 있으니 잘 보살피라는 신호이다. 그것을 알아봐 주고 이해해 주고 받아들여 주면 메시지는 제 할 일을 마쳤으므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러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우리는 마음대로 마음을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마음을 대하는 ‘태도’이다. 부정적인 생각, 느낌,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그다음에 일어나는 일은 막을 수 있다. 즉,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현실을 왜곡하는 마음의 캐시를 필터로 삼지 않고 감각을 사용해 세상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 ‘느낌 색조’를 알아차리면 된다. 이 순수한 알아차림 상태를 존재 모드[Being mode]라고 한다. 존재 모드를 통해 너무 많이 생각하고, 지나치게 분석하며, 과도하게 판단하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성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면 지금 이 순간 불안하고 스트레스받고 화가 나고 우울하더라도 더 나은 삶으로 방향을 틀 수 있음을 연민의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느낌 색조’는 아주 단순하고 순수하며 즉각적이다. 그러나 대상이 우리 몸과 마음에 접촉하기 전에는 예측할 수 없다. 이를 아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은 ‘지금 이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뿐이다. 바로 마음챙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