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철광산이 있던 자리’와 제2장 ‘너를 보면 가슴에 비가 내린다’는 철의 동네 장승리와 양양에 대한 기억들이 녹아 있다. 초등학교 입학식에 혼자만 입었던 색동저고리 한복, 초등학교 한쪽에 서 있던 책 읽는 소녀 동상과 작은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일, 하나밖에 없는 목욕탕, 철광산과 놀이터였던 폐석장, 지금은 아무것도 팔지 않지만 생필품을 팔았던 낙산상회 등 고향에 대한 기억을 그림과 함께 기록했다.
제3장 ‘기차는 00시 30분에 떠나고’와 제4장 ‘바다로 걸어간 이젤’에는 생활의 터전인 원주와 고향 양양을 오가며 만난 곳인 귀래(貴來), 문막(文幕), 흥업(興業) 그리고 묵호와 태백, 남애(南涯), 강과 바다가 만나는 양양의 남대천 등에 얽힌 사연과 두 딸과 함께 떠났던 해외 여행 이야기도 녹여냈다.
특히 제1장 뒷부분에 있는 이 책의 제목인 「굳세어라 의기양양」과 「직녀에게」는 신은숙 시인의 어머니가 오랜 기억을 더듬으며 당신이 살아온 지난한 삶을 한 권의 노트에 기록해두둔 글 중 두 편을 수록했다. 노트 말미에 ‘신은숙, 이 노트를 나를 생각하면서 잘 보아다오. 재주꾼 내 딸, 사랑한다’라고 써 있다.
신은숙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시도 그림도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흘려보내지 못해 걸음이 더뎠다. 서툴고 더디지만 가슴이 시키는 대로 꾸준히 나아가고자 했다. 시가 되지 못한 그림도 있고 그림으로 풀어쓴 시도 있지만 굳이 그 경계를 가르기보다는 함께 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또한 “평생을 광산 노동자로 산 아버지와 대식구 살림을 도맡아온 어머니 그 두 분이 아니었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나의 시도 그림도 그 존재의 뿌리 깊숙이 두 분이 계신다. 시나 그림으로 차마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산문집으로 묶는다. 사라져간 철광의 사람들, 그리고 먼 은하에서 오작교를 놓고 기다리고 있을 견우, 나의 아버지와, 무용을 하며 고고한 모란처럼 꽃 피고 싶은 꿈을 가진 영원한 직녀, 나의 어머니께 이 글을 바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