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화제 개최 불씨가 된 김대현의 ‘세계 영화 기행’
김대현은 한국에서 국제영화제가 만들어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분이다. 1990년에 김대현은 영화진흥공사(지금의 영화진흥위원회)에 입사해 공사에서 발행하는 〈영화소식〉을 만들며 ‘세계영화제 기행’ 등 많은 글을 썼다. 그는 이미 8~90년대에 전 세계영화제를 섭렵함으로써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국제영화제를 경험했던 유일한 영화인이었다.
1990년대 초반 국제영화제에 관심이 차츰 높아지면서 우리도 영화제를 만들자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한국영화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국제영화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때 그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영화제 준비를 했다. 해외 20여 개 영화제를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진흥공사의 의뢰를 받아 국제영화제 기획안을 만들었으며 영화 감독, 평론가, 기자들을 초청하여 ‘국제영화제 개최를 위한 자문회의’가 열렸고 영화계와 정책당국과 실무단계까지 가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중의에 따라 국제영화제 개최계획은 중단되었다.
1990년대 초 당시 〈스포츠서울〉은 국내 최초의 가로쓰기 한글신문으로 창간된 뒤 곧장 스포츠 연예 중심의 일간지로 신문 구독 판매시장을 휩쓸며 1백만 부 시대를 열어갈 때였다. 그 기세등등했던 매체에 1992년 1월 4일자부터, 카이로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베니스, 베를린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영화제에 참석, 알랭 들롱을 비롯해 장이모우 감독과 공리 배우, 베르히만 감독과 안젤리카 휴스턴 등 세계 빅스타들이 운집한 생생한 축제 현장의 열기를 전해주는 것으로 연재가 시작되었다.
‘세계 영화 기행’ 시리즈는 이어서 파리의 영화 흥행 소식과 함께 튀르키예 이스탄불영화제, 스웨덴 예테보리영화제, 독일 베를린영화제, 인도 방갈로르국제영화제를 두루 소개하고 벨기에, 영국, 이집트, 폴란드 등의 국가 영화산업 동향도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로 소개하면서 장기간 〈스포츠서울〉 인기 연재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