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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여행

할아버지의 여행

  • 파울리나 하라
  • |
  • 노란상상
  • |
  • 2024-12-24 출간
  • |
  • 40페이지
  • |
  • 253 X 250mm
  • |
  • ISBN 979119307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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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소중한 순간들을 기억하며
영원한 문을 향해 떠나는 마지막 여행
할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 온 가족이 슬픔에 잠겨 있어요. 그 사이에서 할아버지와 특별히 마음을 나누었던 아이는 조금 다른 상상에 잠깁니다. 편안히 눈을 감은 채 누워 있는 할아버지의 몸에서 가벼이 날아오른 영혼은 이제 어디로 떠나갈까요?
할아버지는 시간 저 너머의 플랫폼에서 온갖 색을 띤 기차에 오릅니다. 물빛 나는 객실의 모래로 된 좌석에 자리 잡고서, 슬퍼하는 아이와 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겠죠. 기차가 너른 들을 느릿느릿 지나가는 동안, 할아버지는 길게 늘어뜨린 수염만큼이나 오래된 추억들, 함께한 사람들, 그 소중하고 그리운 순간들을 차근차근 떠올릴 거예요. 문득 할아버지에게 미처 들려주지 못한 말이 떠오른다면, 이른 아침의 새 한 마리와 떠도는 구름이 아이의 이야기를 전해 주겠죠.
마지막 여행길에 오른 또 다른 영혼들과 함께 부엉이 기관사가 이끄는 대로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나면, 그 길의 끝에는 영원히 변치 않는 금빛 문이 나올 것입니다. 마침내 샛노란 마리골드꽃 무더기가 너울거리는 그 문으로 들어서면, 할아버지가 사랑했던 먼저 떠나간 이들이 그를 맞이하러 나오겠지요. 아이가 마음의 눈으로 따라간 할아버지의 여행은 이렇게 종착지에 다다릅니다.

시공을 초월한 애도의 여정을 담은
한-칠레 공동 출간 그림책
《할아버지의 여행》은 칠레의 글 작가 파울리나 하라, 호주에 사는 한국 그림 작가 임효영, 그리고 한국과 칠레의 출판사가 협업하여 공동 출간한 그림책입니다. 파울리나 하라 작가는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기리며 쓴 시를 칠레 산티아고에 있는 젊은 출판사 무녜카 데 트라포(Muñeca de Trapo)와 계약하고 어울리는 그림 작가를 찾던 가운데, 임효영 작가의 첫 그림책 《밤의 숲에서》에 깊은 인상을 받아 한국의 노란상상 출판사로 작업 제안을 해 왔습니다. 임효영 작가 또한 다정하고 부드러운 속삭임으로 할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이 아름다운 시에 반했고, 곧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붙잡고자 기꺼이 작업을 수락하였습니다. 글 작가의 어린 시절 모습이나 할아버지와 함께 즐겨 먹던 ‘엠파나다’라는 음식, 할아버지가 오래전에 세웠던 작은 학교 같은 추억이 임효영 작가의 배려로 곳곳에 새겨져 있는 동시에, 임효영 작가가 두 대륙에 걸쳐 살아온 삶의 흔적 또한 이미지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두 작가가 마음을 모아 빚어낸 이 그림책에는 목 놓아 외치는 슬픔보다 소중한 존재를 향한 그리움과 그의 충실한 삶을 기리는 차분한 애도가 담겨 있습니다. 그가 떠나가는 마지막 여정은 어쩌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기차 여행일 거라고, 그 길의 끝에서는 기어이 먼저 떠나간 사랑하는 이들을 만날 거라고, 그렇게 이 책은 담담한 어조로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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