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도서 소개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글자 크기’와 ‘줄 간격’을 일반 단행본보다 ‘120%~150%’ 확대한 책입니다.
시력이 좋지 않거나 글자가 작아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기억되지 못하는 사람
치매 어르신들이 자주 발견되는 장소가 버스 정류장이란다.
어디 가시냐고 물으면, 그 대답은 ‘집’이다.
꿈결처럼 아득한, 어릴 적 기억 속에 집을 찾아가기 위해,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버스를 기다린다. 프로이트가 유년 시절의 기억을 정신의 베이스캠프로 간주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인식의 체계가 무너져도, 유년의 기억은 무의식에 남아 있다. 그 꿈결 속에서, 그리운 집을 찾아, 그렇게도 밖으로 나가 헤매시는 것.
치매 어르신들의 이야기이다 보니, ‘변’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우리가 처음으로 수치심을 경험하게 되는 시점은, 사회적인 존재로서 스스로 배변 처리를 못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면서이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은,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알게 된 부끄러움을 세상의 끝에서 다시 마주한다. 더 이상 내가 주체할 수 없는 육신, 그러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던 시절의 것이 아닌 정신. 그 초라해진 육신을 허락하는 사람, 가장 수치스러운 부분까지 끌어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정신은 육체로부터 배설되는 가장 더러운 것들로 증명된다.
어떤 모습이라 해도, 여전히 사랑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