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갈 거예요.”
이렇게 말하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아, 화가 되려고?” 이건 너무 뻔하다.
“디자이너 할 거야?” 조금 아는 척하며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좀 더 자세히 캐릭터나 게임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힐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일단 대학에 들어간 다음 진로에 대해서는 천천히 고민해 보겠다고 말하지 않을까.
대학 전공이나 진로를 정하는 건 자신의 미래에 관해 아우트라인을 그리는 일이기도 하다.
당연히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알 만한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해야겠지만,
실제로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달콤 쌉싸름한 성장의 여정
이 이야기는 작가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에피소드들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며 살겠다’는 꿈을 가진 세 인물이 걸어간 길을 좇는다. 고등학교 시절 미술 학원에서 만나 같은 꿈을 꾸다가, 저마다 맞닥뜨린 장애물 앞에서 어떻게 주춤거리고 좌절했는지, 때로는 어떻게 기를 쓰고 넘어갔는지를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중간중간 유명한 화가들이 등장해 조언을 보탠다. 작가는 이 이야기가 “젊은 예술가들에게 자신들의 앞날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재료로 쓰인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비록 예술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삶의 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숙제가 있을 터이므로. 그 숙제를 풀어나가는 게 곧 성장의 과정이며, 그 과정은 달콤하기도 쌉쌀하기도 하다.
만화의 재미에 그래픽 노블의 톤을 입히다
작가 또몽은 오랫동안 만화와 그림책 작업을 하며, 창작의 즐거움과 먹고사는 일의 고단함을 나름 성공적으로 버무려 왔다고 자부한다. 유쾌하고 다정한 이 책의 분위기는 순전히 그와 같은 작가의 ‘열심’에서 비롯한 것이다. 작가 또몽의 경력 그대로, 이 책은 칸 만화의 스토리텔링 위에 일러트스레이션의 풍부함이 더해져 개성 있는 스타일로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