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의 디지털 전환 이야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경영 전략 완전 분석!
“과거에 성공했던 방법을 계속 고수하면 미래에는 반드시 실패한다.”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아마 어떤 기업도 나이키만큼 이 말을 제대로 증명하는 곳은 없을 것이다. 1980년대 후반, 창업자 필 나이트가 제품 중심에서 마케팅 중심으로 이행한 이후, 나이키는 다시 한번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큰 변화를 꾀했다.
2020년, 나이키는 14년 만에 CEO를 교체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2020년에 새로 부임한 CEO 존 도나호는 2024년까지의 재임 기간 동안 나이키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다. 이베이, 페이팔 등 스포츠가 아닌 이커머스 위주의 경력을 가진 도나호의 등장은 당시에도 충격이었으며, 사임한 후인 지금도 여전히 그에 대한 평가는 크게 나뉜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모든 기업에 전대미문의 위기를 가져온 팬데믹 사태 당시 도나호가 가속화한 나이키의 디지털 전환 전략은 분명 성공적이었다.
팬데믹 직후 곤두박질쳤던 매출은 빠르게 회복되었고, 나이키는 이커머스와 디지털 플랫폼, 스마트폰과 SNS를 통한 적극적인 브랜딩으로 소비자와의 연결을 긴밀하게 이어 가는 전략을 펼쳤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이어 긍정적인 전망 의견을 냈고 주가는 빠르게 올랐다. 2021년 4분기, 나이키는 사상 최초로 400억 달러를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그해 나이키 자사와 소매 파트너사의 디지털 매출 합계 비율은 무려 연간 총매출의 35%였다.
위기 상황에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감한 전략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이키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에 담긴 나이키의 혁신 DNA는 나이키를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 잡도록 한 원동력이다. 나이키는 그 오랜 역사만큼이나 숱한 어려움과 치열한 경쟁을 겪었지만 매번 더 강하게 돌아와 업계 1위의 자리를 지켰다.
이 책에서는 위기 앞에서 매번 더 강해지는 나이키를 경영 전략의 관점에서 조망했다. 특히 최근 나이키의 큰 전략적 변화였던 디지털 전환에 관한 상세한 기록과 드라마틱한 위기 극복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갑작스럽게 세계를 뒤흔들었던 팬데믹 사태에 대응한 과정,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매장 경험 설계와 NFT, 메타버스 등의 도전, 광범위한 소비자 타깃을 사로잡기 위한 각국 브랜드 및 스타들과의 협업 등 시대에 발맞춰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지속해 온 나이키의 경영 전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탐낸 나이키의 브랜드 마케팅
탄탄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혁신을 꾀하다
스티브 잡스가 극찬하고 모방할 만큼, 제품이 아닌 가치를 홍보하는 나이키의 마케팅은 효과적이기로 정평이 나 있다. 도산 직전의 애플을 일으키는 데 영감을 준 것도 나이키의 메시지 광고였다. 스티브 잡스는 나이키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모든 광고 중 가장 좋은 사례이며 온 우주에서 지금까지 본 마케팅의 가장 큰 업적은 나이키의 광고입니다. 나이키는 상품을 팝니다. 신발을 파는 회사죠. 하지만 나이키에는 단순한 신발 회사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습니다. 나이키의 광고는 제품에 대해 절대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위대한 운동선수들을 칭송하며 위대한 운동경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이키이고, 나이키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나이키는 제품의 직접 홍보보다 기업의 가치관이 담긴 메시지 광고와 스타 운동선수와의 관계로 큰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창출하는 기업이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에 공감하고 행보를 지지하는 팬층을 두텁게 만들어 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귀중한 자산이 된다.
이 책에서는 나이키가 디지털 전환 등의 과감한 사업적 변화를 꾀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탄탄한 전통적 마케팅과 강력한 브랜드를 꼽는다. 기업의 근간이 되는 가치를 지키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을 꾀하는 나이키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비즈니스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과 지키고 유지해야 할 것을 구별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을 떠올렸을 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앱 개발이나 소셜 미디어 진출, 클라우드 시스템 활용 같은 변화는 즉각적으로 약간의 비용 절감이나 업무 효율 향상 등의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시작하기는 쉬워도 성공하기는 어려운 디지털 전환에서 나이키가 큰 성과를 거둔 것은 디지털 시대를 겨냥한 꾸준한 혁신과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기업 문화 그리고 소비자와의 유대를 중시한 전통적인 마케팅 덕분이었다.
무려 30년이 넘도록 나이키의 기업 경영 전략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저자는 나이키의 사례가 디지털 전환의 좋은 참고 자료라고 말한다. 디지털은 이미 생활에 자리 잡은 새로운 기준, ‘뉴노멀(New Normal)’이다.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기업과 기관의 담당자, 비즈니스 리더라면 나이키의 사례를 통해 유용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