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100년 전, 인류가 생산한 지적자산을 동일한 만큼 양적(量的)으로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100년이 걸렸다고 한다. 요즘은 인류가 생산한 지적자산을 동일한 만큼 양적으로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불과 3시간이면 가능한 시대다. 일찍이 경험(經驗)해보지 못한 세상에서 우리는 호흡(呼吸)하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선 ‘속도보다 방향’이란 말이 회자(膾炙)되곤 하나 ‘넋 놓고 살 수 없는 시대’에 있는 것이다.
엥겔스가 1844년 ‘산업혁명’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후, 토인비가 이를 대중화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로부터 2차와 3차를 거쳐 어느새 4차 산업혁명 시대, 즉 메타(Meta) 시대로 깊숙이 들어왔다. 메타의 시대는 ‘인문학과 과학이 통섭되는 시대’다. 컴퓨터 기술 기반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등이 신대륙인, ‘디지털 생태계’로 전환(轉換)시킨 것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지식(知識)이 존재’한다. 하나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의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알고 있는 느낌의 정도가 아닌, 설명도 가능한 지식이다. 사실 지식은 설명까지 가능해야 살아있는 지식이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오늘날, 지성인(知性人)들은 어떤 지식을 흡수(吸收)하고 소화시켜 설명할 수 있을까. 이는 선현(先賢)들의 사상(思想)을 올바로 받아들이는 자세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움직인다. 미래는 ‘지금 바로 여기’다. 윌리엄 깁슨의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란 주장도 있으나, 이전에 전혀 듣도 보도 못한 ‘디지털 신대륙’이란 곳에서 호흡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신대륙으로 들어가는 디딤돌’인 인문학(人文學)을 읽어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나 자신만의 삶이 아닌, 공동체의 항구적인 발전과 보전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비자(韓非子)』는 오늘날 가장 널리 퍼진 사상 가운데 하나이고, 대부분의 사람에겐 철학과 사상적 관심이 없더라도 법가(法家)의 가르침이 실생활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비자(韓非子)』는 ‘법가’를 깊이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법가의 사상과 문화, 역사, 철학적 접근 방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론적인 지식과 함께 평화로운 삶을 사는 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한비자(韓非子)』는 법가(法家)를 처음으로 접하는 분들이나 이미 ‘법가’에 대한 지적 역량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학습서가 되리라 확신한다. ‘법가’의 사상과 문화적 가르침이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한비자』를 통해 ‘법가’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洞察)을 바라며, 이를 통해, ‘더욱 지혜로운 삶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2024년 12월
송죽동(松竹洞) 승영철학사상연구소에서
김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