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생으로 베이비부머 맏이 세대인 저자의 커리어는 취재기자, 앵커, 홍보맨으로 요약된다. KBS 공채 9기 출신으로 청주방송총국 취재부장과 보도국장, 본사 보도위원(앵커)과 홍보실장, KBS미디어 뉴미디어본부장(상임이사)을 역임했다.
35년 방송 경력 중 보도 분야 취재기자, 데스크, 앵커부터 언론 홍보와 콘텐츠 마케팅 분야까지를 다양하게 거쳤다.
9편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가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은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을 살린 앵커의 클로징 멘트였다.
3편에 걸친 클로징 멘트로 본 “그때 그 이슈”로는 권력의 핵심,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논평은 물론 문화, 한류, 스포츠, 미담 등 훈훈한 아이템도 들어 있다.
여의도 1번지 국회의 폭력사태, ‘막장 드라마’ 검찰 사태, 장관 딸 특혜 의혹, 김정일 사망을 까맣게 몰랐던 ‘안보 허점’을 날카롭게 질타한다. 또한 빚더미에 몰린 청년들의 부채 문제, 허리가 휘는 물가, 자살공화국,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 도발이 “그때 그 이슈”로 등장한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세계를 휩쓰는 한류 아이템은 지금도 가슴을 뛰게 한다. 팩트에 근거해 정곡을 찌르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사이다’ 촌평이 여론과 공감을 이끌어 냈다.
2008년부터 2012년 말까지 KBS1라디오 대표적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와 화제〉, 〈뉴스중계탑〉 앵커를 4년간 맡으며 방송했던 “그때 그 이슈” 클로징 멘트는 격동의 세월, 대한민국의 역사와 시대상을 증언하는 기록물이기도 하다.
로컬 TV방송 앵커 20년, 본사 라디오 방송 앵커 5년, 시사토론 MC를 하면서 저자가 체득한 경험을 살려 앵커 방송의 개선 방안을 제시한 내용도 현역 앵커와 앵커 지망생들에게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 출신인 저자가 5편 ‘위기의 농업, 그 길을 찾다’에서 수입 개방으로 위기에 처한 농업의 현실과 그 대응 방안을 탐색한 점도 의미가 컸다. ‘멀쩡한 3백억 원어치 농기계 부품을 헐값에 고철로 넘기는 현장’, ‘보호 조류로 묶인 농가 사육 꿩’ 문제를 고발한 단독 리포트는 결국 농업정책 혁신을 이끌어 냈다.
1980년대 ‘그때 그 시절’ 이색 리포트 ‘농촌에도 삐삐 첫선’, ‘외양간에도 CCTV 등장’ 아이템은 아날로그 시절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추억을 소환한다.
특히 저자의 농촌 사랑 아이디어는 국민 감동 캠페인 방송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2001년 144억 국민성금 모금을 촉발시킨 〈가뭄지역에 양수기를 보냅시다〉 기획을 시작으로 〈내고향 쌀 팔아주기〉, 〈사랑의 김장 담가주기〉를 잇따라 제안, 방송해 농촌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이어 KBS 헌혈 캠페인 제안, TV활용교육 (TIE), 청소년 효문화 대상을 창안해 방송의 순기능을 살린 과정을 리얼하게 풀어낸다.
가뭄 극복 유공자와 지방 보도국장으로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일화도 눈길을 끈다. ‘스테이크와 와인, 격의 없는 대화’에서 노 대통령의 탈권위와 소탈함을 느끼게 한다.
평생을 말하는 직업으로 살아온 저자가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쓴 8편 ‘말의 힘, 긍정의 메시지’는 스피치 분야로 말하기 콘텐츠와 테크닉 노하우를 제공했다. 감동과 울림을 주는 특별한 메시지 사례로 인용된 부처님 비화와 이미자 일화까지의 각종 스토리가 눈길을 끈다.
9편 ‘홍보는 전략이다’는 저자가 공영방송 홍보실장으로서 경험한 내용을 중심으로 위기 대응 홍보, 효율적인 홍보를 위한 핵심 전략을 제시한다. 〈이산가족 찾기〉, 〈금 모으기〉 등 국민과 함께한 KBS 감동 그 현장, 명암 엇갈린 공영방송 홍보의 뒷얘기를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저자는 이 책을 “방송인생 35년의 역정이 실린 다큐물이자 살아 있는 생방송 기록물”이라고 밝히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때 시대상과 이슈를 통해 오늘을 사는 지혜와 솔루션의 시사점을 찾고 싶었다.”라는 것이 저자의 저술 의도이다. 방송 현업자는 물론 방송사 지망생, 지나 온 세월의 핫이슈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