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황숙 시인의 제3시집 『마음으로 쓰는 편지』는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에 고요한 위로를 전해주는 정겨운 편지 같다. 이 시집은 자연, 사물, 그리고 시간 속에서 찾아낸 소소한 순간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긴 깊은 의미들을 조용히 읊조리며, 시인이 일상에서 발견한 행복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다. 시인은 ‘소소한 기쁨들이 찾아오면 커다란 행복으로 마음 가득 채울 수 있는 나로 거듭날 수 있기를 소원하며’라는 진솔한 바람을 통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의 순간이 얼마나 깊고 따스한 의미를 품고 있는지를 조용하게 이야기한다.
이 시집 속 ‘행복 더하기’에서 시인은 연화산 자락에 자리한 전통찻집을 배경으로, ‘은은하게 내리는 는개비 속에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고요한 순간’을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달콤한 이슬 찻잔을 사이에 두고 전해지는 따뜻한 마음의 온기, 이 시는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소소한 기쁨과 그로부터 피어나는 행복을 표현한다. 마치 따뜻한 차 한 잔이 온몸을 데우듯, 이 시는 독자들의 마음속까지 따스하게 감싸준다. 그 찰나의 순간 속에서 시인은 작은 기쁨들이 모여 우리 삶을 더 넉넉하고 충만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 번쯤 멈춰서서 함께 있는 이와 나누는 시간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이 시는, 독자들에게 마음을 열고 삶을 조금 더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시 ‘마음 농사’에서는 겨울의 메마름을 지나, 봄이 다가오면서 자연과 마음이 함께 소생하는 장면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얼었던 돌 심장이 봄의 온기로 생기가 도누나’라는 구절은 얼었던 마음속에도 새로운 봄이 찾아와 생명력 넘치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말한다. 작가는 이 시를 통해 지친 사람들의 마음밭에 행복의 씨앗을 뿌리고 키워내길 소망한다. 차갑게 얼어붙은 계절이 따뜻하게 풀리듯이, 우리 마음속에도 그러한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상기시키며, 계절의 변화와 함께 마음을 돌보는 여유로움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시 ‘무심(無心)’에서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이리 살면 되는 것을’이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을 노래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바쁘고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의 길을 잃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물 흐르듯 바람 지나듯 세월 따라 이러구러 살아가면 되는 것을’이라는 표현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삶의 리듬을 존중하며 그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지키며 자발적으로 살아가는 삶, 그 단순하면서도 고요한 평온을 잃지 않는 태도를 시인은 권한다.
황숙 시인의 『마음으로 쓰는 편지』는 그저 시어로만 머무는 것이 아닌, 독자들에게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와 위안을 전해주는 따뜻한 동반자와도 같다. 시인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기쁨이 비록 작고 소박하더라도, 그것이 모여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이 시집을 통해 아름답게 노래하고 있다. 독자들이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의 순간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며, 그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는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시집을 펼치는 순간 하루하루가 선물처럼 느껴지며, 시인이 소망하듯 소소한 기쁨이 쌓여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