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 작가와 함께 쓰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
상처를 드러내고, 분리하고, 바라보고, 거스르며 쓰는 진짜 글쓰기
당신의 삶을 글로 가장 잘 쓸 수 있는 건 당신이기에
우리는 언젠가 우리의 삶을 글로 써야만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지만, 왜 어려운지는 알지 못한다. 특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글을 잘 쓰기 위해 특별한 비법이 있을 것 같은 글쓰기 책을 찾곤 한다. 하지만 논문이나 신문 기사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처음 글로 꺼내는 사람에게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테크닉의 문제는 나중에 천천히 개선하면 된다. 글쓰기가 어려운 진짜 이유는 솔직해지기 어렵기 때문이며 나아가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글로 끄집어내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김미옥의 글쓰기 수업은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나의 상처를 바닥까지 바라보고, 다시 그 상처와 객관적으로 거리를 둘 때 삶은 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글로 풀어낼 수만 있다면, 그 글은 세상에서 당신만이 쓸 수 있는 고유한 글이 된다. 이 책은 서평가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김미옥 작가가 진행한 글쓰기 수업을 한 권으로 담은 책이다.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고, 너무 쉽게 책을 내는 시대이다. 하지만 이런 시대일수록 진정한 글쓰기는 나의 상처를 온전히 마주할 때 나온다고 김미옥 작가는 말한다.
본인의 이야기를 처음 세상에 꺼내기 위해 김미옥 작가와 여덟 명의 참여자는 함께 책을 읽고 만나 이야기했고, 모임 내내 웃고 또 울었다. 그들을 묶어준 네 권의 책은 아니 에르노의 《빈 옷장》,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 김명순의 《사랑은 무한대이외다》, 나혜석의 《여자도 사람이외다》였다. 바닥까지 솔직해져서 본인의 상처를 전부 드러낸 책이 있는가 하면, 과거의 경험과 본인을 분리해 영리하게 풀어나간 책도 있었다. 각각의 저자들이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만, 김미옥 작가가 이 네 권의 책에서 본 공통점은 ‘용기’였다. 용기 있게 과거와 마주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삶을 보고, 이 모임의 참여자들도 용기 있게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즉, 이 책은 네 권의 책을 통해 여덟 명의 인생을 글로 풀어나간 여정을 담은 책이다.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는 내가 내게 글을 쓰면 된다. 내 삶을 글로 가장 잘 풀어낼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나’이기에 우리는 언젠가 삶을 글로 풀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글이 ‘나’의 경험을 넘어 누군가가 읽는 하나의 이야기로 남는다면, 그건 결국 글의 힘 때문일 것이다. ‘당신의 삶이 글이 될 때’라는 이 책의 제목은 그러한 믿음에서 나왔다. 나의 상처를 온전히 마주할 때 우리는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