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버드나무〉
화자이자 주인공은 스웨덴 친구 한 명과 함께 다뉴브강을 따라 카누를 타고 오지 탐험을 떠난다. 둘은 강 하류를 따라 여행하다 모든 문명에서 동떨어진 오지, 물길이 사방으로 갈라지고 버드나무가 바다처럼 군락을 이룬 섬 하나에서 야영을 한다. 처음에는 끝없이 이어진 버드나무 평야의 장관에 넋을 잃고 기뻐하지만, 그곳에서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강물에 떠서 몸을 뒤집는 형체가 보이는데, 처음에는 사람 시신이 아닌가 하다가 커다란 수달이라 결론 짓는다. 또한 빠른 물살을 가르며 카누를 타고 지나는 남자가 둘에게 다급하게 알 수 없는 손짓을 하며 무언가를 경고한다. 땔감을 구하러 숲을 헤매던 주인공은 멀리서 보니 버드나무들이 점점 야영지를 조여드는 형상을 목격한다. 다음날 둘은 카누 바닥이 정교하게 구멍이 났고, 자루에 넣어둔 음식이 없어지는 등 이상한 현상을 계속 목격한다. 초자연적 현상에 예민해진 스웨덴 친구는 희생양을 바치지 않으면 이 버드나무의 땅에서 절대 살아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말을 한다. 둘은 무사히 이 오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막스 헨직: 세균학자와 살인자〉
뉴욕 신문사 [벌처]의 기자 윌리엄스는 아내를 독살한 혐의를 받는 막스 헨직이라는 의사의 살인사건 취재 임무를 맡는다. 일찍이 저질 기사 임무를 벗어난 그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할 살인사건을 맡게 되어 기분이 상한 채로 인터뷰를 하러 구치소로 향한다. 마르고 하얀 피부의 막스 헨직은 의학 지식을 뽐내며 자신은 그렇게 어수룩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 아니라면서 무죄를 주장한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윌리엄스는 계속 인터뷰를 하면서 막스 헨직이 평범한 살인자가 아님을 직감한다. 윌리엄스는 취재를 바탕으로 매일 신문 기사를 올리고 헨직은 기사를 읽고 윌리엄스에게 앙심을 품는다. 무죄판결을 받고 나온 헨직은 고향 독일로 떠나고 윌리엄스는 안심한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난 후 가을 뉴욕에 입항하는 배에서 윌리엄스는 자신을 노려보는 헨직을 보게 된다. 이후 스토킹이 시작된다. 윌리엄스는 헨직이 병원균을 배양해 핀으로 살짝 긋기만 해도 치명적인 병에 걸려 죽게 만드는 방식으로 자신을 살해할 거라며 두려워한다.
〈엿듣는 자〉
주인공은 잡지사 등에 글을 써서 기고하는 예민한 성격의 40대 작가로 하나뿐인 누이와도 척지고 외롭고 궁핍한 삶을 산다. 그는 런던 한복판이지만 조용한 동네의 ‘챔버스’라는 집에 아주 싸게 세를 얻고 기뻐한다. 그는 글을 쓰다 주인집 손자가 골목에서 바퀴 빠진 수레를 끄는 소리, 창가에 몰려드는 바람 소리, 창가에 몰려든 고양이 떼 소리, 아래층 주인집에서 술 취한 아들이 고함치는 소리 등에 신경이 아주 예민해진다. 그렇게 신경이 예민해진 그는 점차 이상한 현상을 겪는다. 창가를 내다보며 자신을 찾아온 손님을 보았는데, 실제로는 아무도 없고, 눈 오는 날 우산을 쓰고 골목에서 한 남자를 보았는데, 눈 위에 자기 발자국밖에 안 보이고,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이상한 냄새가 나는 등 계속 기이한 현상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자기 생각이 아닌 이상하고 폭력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휘젓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괴물 같은 사람이 “덮개를 달라”, “옷을 달라” 하는 이상한 꿈도 꾸게 된다. 기이한 냄새가 나고 누군가 자기 방을 엿보는 환각에 사로잡힌 그는 급기야 어느 날 위층 빈방을 살펴보려고 위층으로 오른다.
〈웬디고〉
네 명의 사냥팀, 캐스카트 박사와 그의 조카 심슨, 가이드 행크와 데파고는 캐나다 북부 오지 숲으로 무스 사냥을 떠난다. 그들은 둘씩 짝을 지어 사냥할 지역을 나눈다. 심슨과 데파고는 피프티 아일랜드라는 호수 지역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오지 생활의 전문가이자 야생의 삶이 체질인 데파고는 처음부터 그 지역으로 가는 걸 꺼린다. 둘은 호수 연안에 캠프를 치고 무스 사냥을 위해 숲으로 들어가 둘러본다. 저녁 식사 후 오지의 뱃사람 노래를 부르던 데파고는 순간 무슨 냄새를 맡더니 갑자기 공포에 사로잡힌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든 심슨은 한밤중에 이상한 소리에 깨어 둘러보다 데파고가 잠결에 흐느끼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리고 새벽녘 움직임을 감지한 심스는 잠에서 깨어, 데파고의 잠자리가 텐트 밖을 향해 끌려 나간 모습, 데파고가 웅크린 채 텐트 밖의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본다. 그러다가 이내 밖에서 커다랗게 기이한 소리(‘데-파-고’처럼 들리는 소리)를 듣고는 데파고가 후다닥 뛰어나가 사라진다. 그는 사라지면서 “오! 오! 내 발! 불! 불타는 발! 이 높이! 불같은 속도!”라는 기이한 비명을 내지른다. 이후 심슨은 사라진 그를 찾아 헤매다 본부로 돌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심슨은 행크와 삼촌에게서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전설 속 괴물 웬디고의 이야기를 듣고 데파고를 찾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