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윤 시인의 시들은 우리 삶에 들어와 있는 자연을 노래하고 있다. 단순히 자연을 그려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 우리 삶의 모습을 돌아보거나 반대로 우리 삶에 비친 자연의 모습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그럴 때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들려준다. 그것은 그가 즐겨 소재로 한 자연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장식적인 언어나 난삽한 지식의 나열, 난해한 지적 놀음이 없다. 싱싱하면서도 소박한 그의 시어들은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처럼 우리에게 부담 없이 다가온다. 그런 언어로 우리에게 가슴 깊은 깨달음을 준다. 이것이 바로 정금윤 시인의 시들이 가진 내적 힘이다. 그의 시는 자연을 노래하고 있지만 같은 자연을 그린 시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낯설 만큼 새로운 언어이다. 그리고 우리가 미처 도달하지 못한 자연이 웅숭깊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잠언이다.
- 황정산(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