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사례부터 마음가짐까지
수업 실행-수업 준비-수업 철학으로 이어지는
3단계 ‘치료’ 로드맵
『수학 상처』는 상처받은 교사들을 위로하고, ‘치료’를 위한 실질적인 조언을 곁들인 수업 설명서 같은 책이다. 아무리 좋은 수업 철학을 갖고 있더라도 어떻게 수업에 적용할지 모른다면 소용이 없다. 저자는 풍부한 현장 사례와 함께 실험의 결과로 증명된 수업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좋은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무엇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하고 끝으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1부 「수학,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_배움의 수업」에서는 우리나라 수학교육의 딜레마를 짚어보고 미래를 향한 교수법에 대해서 논한다. 그리고 일관성을 가지고 초중고 수학 개념을 연결할 수 있는 실전 아이디어도 맛볼 수 있다. 2부 「수학, 무엇으로 가르칠 것인가_소통의 준비」에서는 수학 교과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학생의 주도적 사고를 키우는 교과서의 상을 제시한다. 그리고 분리 상태를 극복하여 영역 간 통합을 이룬 사례를 통하여 좋은 과제가 어떻게 학생의 상처를 봉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3부 「수학, 왜 가르치는가_교사의 정체성」에서는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학교사의 정체성에 대한 부분을 다룬다. 수학을 왜 가르치는가의 문제, 흔들리지 않는 신념 등 교사의 내면을 돌아보면서 건전한 수업 사회 문화 형성과 실수를 아이디어 뱅크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볼 수 있다.
부록 「‘수학공부걱정없는마을’을 넘어서 ‘수학공부걱정없는학교’로 가려면」에서는 저자가 2023년부터 조성한 ‘수학공부걱정없는마을’에 대해 소개한다. ‘수학공부걱정없는마을’은 시민들로 구성된 마을교사가 마을 아이들의 수학 공부를 돕는 마을이다. 이때 마을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고 아이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도울 뿐이다. 이러한 ‘수학공부걱정없는마을’의 모습이 ‘수학공부걱정없는학교’로 확장하는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함께하는 스승’으로 가는 길
교사 중심 수업이 학습목표 달성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O, X)
교과서대로 수업하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O, X)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 수업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 (O, X)
낯선 유형의 문제를 풀기 전 꼭 예제 풀이를 해주는 편이다. (O, X)
이 중 단 하나라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장이 있다면 당신은 ‘상처받은’ 교사다. 각 장의 첫머리에는 위와 같이 교사가 스스로를 진단할 수 있는 질문지가 준비되어 있다. 질문의 목적은 지금까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질책하기 위함이 아니라, 수업과 학생을 대면하는 실무자로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 수업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든지, 학생 간의 실력 차이 때문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수업을 하기 어렵다든지. 이러한 시간이 흐르고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품었던 이상을 포기하게 된다. 점차 교사 중심의 수업을 이끌어 나가게 되고,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 수업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게 된다. 수업의 중심은 상위권 학생이 되고 중 하위권 학생은 돌볼 여력이 없어진다. 그렇게 교사는 조금씩 상처 입어간다.
『수학 상처』는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함께하는 스승’이 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선행학습한 학생을 수업으로 끌어들이는 방법’, ‘수준 차이가 존재하는 교실에서 원활히 수업하는 방법’, ‘학생의 정, 오답에 선생님이 반응하는 것이 좋지 않은 이유’, ‘좋은 과제 만들기’ 등 교사들이 현실에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직시하고, 구체적인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수업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당장 하루하루의 수업을 해나가야 하는 현장 교사의 입장에서 수업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저자의 제안은 언뜻 무겁게 들릴 수 있다. 지금 당장 모든 수업 방식을 바꿀 수는 없고, 변수 또한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 상처』는 변화를 향한 ‘첫걸음’을 딛도록 돕는 책이다. 매일 더 나은 수업을 위해 분투하는 외로운 교사들을 향해, 이 책은 따스한 응원과 도움의 손길을 함께 건넨다.
“현장 교사들이 갈수록 내몰리고 있는 상황은 정말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 묵묵히 아이들을 사랑하고 수학적 사고를 키우려고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그나마 우리나라가 이 정도의 발전을 이루었다. 학교와 사회, 가정이 똑같이 머리를 맞대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을 고민할 수 있는 분위기가 곧 형성될 것을 기대하고 오늘도 힘들게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응원한다.”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