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도시, 이제 ESG가 아닌 ESG+E가 필요하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협치(Governance)를 조합한 것으로, 세계적 대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선포하며 지정한 실천과제다. 오랫동안 지속가능성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고민해 온 저자는 거기에 ‘경제(Economy)’를 추가한 ‘ESG+E’라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업은 경제활동의 당사자로, 굳이 경제를 덧붙여 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창의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면서 공정한 경쟁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복지를 통해 경쟁에서 탈락한 약자들의 재기를 보장함으로써 경제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고 확충해야 한다. 즉 지방정부의 지속가능도시 실천과제는 다음처럼 ‘ESG+E’가 되어야 한다.
Environment: 시민들이 기후위기를 자기 삶의 문제로 여기며 에너지절약, 쓰레기 분리배출 및 자원 재활용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친환경 기술혁신을 추진하는 스타트업을 세심하게 지원한다.
Social: 모든 시민이 존엄한 인간으로 품격을 지키며 살 수 있도록 사회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사회의 힘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한다.
Governance: 소수의 천재보다 대중의 지혜가 위대하다. 집단지성을 제도화하고 보다 많은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
Economy: 경제활동의 대부분이 전개되는 도시공간 구조의 틀을 짜고 관리함으로써 창조적 인재와 혁신기업을 결집하는 도시 디자인 정책을 수립하고, 경제 양극화를 유발하는 토지이용의 불균형을 예방하고 시정한다.
지속가능도시를 이끄는 3가지 힘
지난 200년간 인류는 예외적인 성장시대를 구가했고 그에 따라 도시도 끊임없이 성장했다. 그에 따라 도시에 대한 성장 패러다임과 반성장 패러다임이 각축했지만 제로 성장을 걱정해야 하는 현시점에서는 제3의 패러다임인 지속가능도시를 논해야 한다. 지속가능도시란 회복탄력성이 강한 도시다. 회복탄력성이란 도시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하는 경제위기, 기후위기, 사회 위기를 ‘견뎌내는 힘’이다. 혁신은 ‘나아가는 힘’이다. 오늘의 도시가 직면한 위기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낯선 위협이다. 그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이 필요하고, 강력한 혁신역량을 갖춘 도시만이 위기를 견뎌내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포용은 ‘떠받치는 힘’이다. 혁신은 다양한 사람들의 지식과 지혜가 융합할 때 창출되며, 작은 차이로 편을 가르고 갈등을 거듭하는 도시는 결코 혁신할 수 없을뿐더러 위기를 견뎌낼 수 없다. 떠받치는 힘, 즉 도시의 포용성이 강해야 견뎌낼 수 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도시라는 구체적 장소에서 진행된 지속가능성에 대한 탐구와 실천을 담다
이론과 담론은 현실이 전개된 다음에야 정리되고 유통된다. ESG란 틀이 정립되기 전에, 전국의 지방정부들은 경제·환경·사회적 측면에서 심화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를 절감했고 해법을 모색했다. 저자는 사회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그 위기의 심각성과 전환의 필요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더욱 확산될 것이며, 그에 힘입은 여러 가지 합의와 실천이 세계 각지의 도시에서 시민의 힘으로 창출되고 실천될 것이라 본다. 또한 그 과정을 통해 현대 사회는 또다시 진보하리라 확신한다. 그래서 도시라는 구체적인 장소에서 진행된 지속가능성에 대한 탐구와 실천 경험을 더욱 생생하게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했다. 저자가 전하는 성동구를 비롯한 여러 도시들의 과거와 현재에 걸친 많은 이야기들은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잘 드러내 보여준다.
모든 정책은 현재와 미래 사이에 있다. 저성장·양극화·일자리 위기, 기후위기가 사회갈등을 유발하고 분열을 심화시키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면, 현재의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사회 비전을 구현하는 혁신 정책은 우리가 만들어 갈 도시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