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공광규 시인의 작품해설 “나와 가족과 이웃의 서사”를 요약 정리한 내용이다.
윤옥난 시집 [그런대로 괜찮다]는 시인이 개인적이고 가족적인 경험을 통해 자아를 탐색하고 치유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시인은 고향, 가족, 이웃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성찰하며 그 속에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간다. 이 시집은 단순한 자기 고백에 그치지 않고, 삶의 고단함과 치유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나와 가족, 이웃의 서사
윤옥난의 시에서 중요한 테마는 자아의 치유와 갱신이다. 시인은 고백적이며 서정적인 언어를 통해 나와 가족, 이웃과의 관계를 묘사하고, 이를 통해 자신을 치유한다. 시인의 치유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나’ 중심의 진술로, 시인은 자아를 탐구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두 번째는 나와 가족 간의 관계를 묘사하며, 세 번째는 성장 과정에서 만난 이웃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와의 연결을 시도한다.
시인의 자기 고백은 주로 고향에서 시작된다. 고향의 풍경과 그곳에서 함께한 사람들, 특히 부모님과의 기억이 시의 중요한 소재가 된다. 예를 들어, 「내 고향 종암동 산18번지」에서는 고향의 자연과 그곳에서 살았던 부모의 모습을 떠올리며, 세월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버린 고향의 모습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다. 또한, 「감나무야 고마워」에서는 고향에서 조실부모한 화자가 부모님의 대리 역할을 했던 감나무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풀어낸다.
시인은 또한 결혼 후에도 자신을 고백하며 삶의 갈등을 고백한다. 예를 들어, 「기도」에서는 결혼 후 신앙을 통해 선하게 살려고 했으나, 신은 종종 시인을 넘어뜨리기도 했다는 고백이 담겨 있다. 이러한 자아의 갈등과 치유 과정은 시집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가족의 의미
윤옥난의 시에서는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이 묻어난다. 시인은 가족을 ‘잡곡밥’에 비유하며,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가족 구성원들이 모여 하나의 단합된 공동체를 이룬다고 표현한다. 시인은 가족의 다양한 면모를 통해 가족이 주는 안정감과 위안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가족」에서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가족들이 하나의 밥상에 모여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그린다.
그러나 가족도 시간이 지나면 흩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시인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인다. 「가족사진」에서는 할아버지 회갑 잔치에서 찍은 가족사진을 돌아보며, 이제는 사라진 가족들을 그리워한다. 시인은 가족의 소중함과 그리움을 시를 통해 표현하며, 가족의 존재가 자기 치유와 갱신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보여준다.
이웃과의 관계
시집에서는 이웃과의 관계도 중요한 테마로 다뤄진다. 시인은 이웃을 단지 주변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연결된 존재로 묘사하며 그들의 일상에서 느낀 감동과 위로를 시에 담아낸다. 예를 들어, 「예의 바른 그녀」와 「할머니 나이」에서는 고령의 여성을 등장시켜 그들의 일상적이고 소소한 모습을 통해 삶의 깊이를 그려낸다. 이들은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현실을 상기시키며, 시인은 그들을 통해 따뜻한 감정을 공유한다.
또한, 시인은 이웃과의 관계에서 고마움과 연민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천사」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일하는 영자씨를 묘사하며, 그녀의 순수한 미소와 도움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러한 시의 인물들은 시인에게 단순한 관찰의 대상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깊이 연결된 존재들로 나타난다.
따라서
윤옥난의 [그런대로 괜찮다]는 자아의 치유와 갱신, 가족과 이웃과의 관계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탐구하는 시집이다. 시인은 고향, 가족, 이웃과의 서사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그 속에서 삶의 소중함과 치유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 시집은 독자에게 따뜻한 감동과 위로를 전하며, 삶의 갈등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윤옥난의 시는 단순한 고백에 그치지 않고, 치유와 성장의 과정을 진지하게 풀어내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