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열망을 현실로 만드는 열쇠, 임팩트 네트워크
우리는 내가 사는 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은 공동체가 되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다가갈수록 사회문제의 거대한 실체에 직면하고 무력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대개의 문제는 복잡하고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관여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해결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과 시간이 너무 크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 문제를 충분히 잘 다루지 못하고 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회구성원들의 애정 어린 협력과 노력에서 희망을 봅니다. 아무리 발달된 과학기술과 인공지능이라 해도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갖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이 집단 지성을 발휘하여 사회문제의 다양한 국면에 접근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에 관해 탐구하는 것입니다.
열한 번째 사랑의열매 나눔총서 『임팩트 네트워크(Impact Networks; Creative Connection, Spark Collaboration, and Catalyze Systemic Change』는 이런 갈증과 고민에 하나의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임팩트 네트워크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학습과 행동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개인과 조직을 함께 연결하는 특별한 종류의 네트워크’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가령, 기후위기 혹은 사회적 고립과 같은 사회문제의 해결이라는 공동 목적을 위하여 조직적이고 구조적으로 연대하여 학습하고, 행동하며, 시스템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일련의 활동이 바로 임팩트 네트워크입니다.
저자 데이비드 에를리히먼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임팩트 네트워크 활동에 직접 관여하고, 효과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각종 툴과 가이드를 제공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 왔습니다. 네트워크 조직의 종류와 운영방식에 관한 대안과 함께, 리더와 참여자, 촉진자가 각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그리고 느슨해 보이는 네트워크 조직이 어떤 설계와 목적 지향적 초점을 가지고 구조화되어 있는지, 실제 어떤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수많은 멋진 성과를 만들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임팩트 네트워크 는 구성원의 끈끈한 신뢰, 연대, 협력, 공통목표에 대한 인식을 강하게촉구합니다. 오늘날 인공지능이 사회문제 해결의 혁신적 도구로 추앙받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사람들의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신선한 밸런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를 만드는 촉진자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조직이 모이도록 의제를 설정하고, 중추조직을 지원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기금을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공동모금회가 매진하고 있는 사회적 고립, 청소년의 중독 등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임팩트 네트워크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다양한 주체들의 상호학습, 조직화된 협력, 그리고 시스템 변화를 위한 집합적 활동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사회와 공동체에 애정을 가지고 새로운 변화를 꿈꾸며 매진하는 사회혁신가들, 비록 작은 일을 담당하지만 서로 연결됨으로써 큰 변화의 주체가 될 모든 분들, 여러 주체들과 협력하고 공익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지금까지 고군분투하셨다면 이제 그 노력을 엮어내어 더 큰 변화를 일구어가길 바랍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수고와 노력이 있었습니다. 차분하지만 명확하고 역동적인 저자의 필체를 담기 위해 노력하신 번역가님과 멋진 그림과 편집으로 책을 만들어주신 출판사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나눔총서의 기획과 감수 등 소임을 다해준 나눔문화연구소 연구원들에게도 인사를 전합니다.


2024.12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김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