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모든 순간이
‘스윙’이다
“사소한 많은 것들이 재즈와 연관되어 있다.
세르쥬 갱스부르의 담배 피우는 모습을 흉내 내다가
그의 재즈 넘버 〈Black Trombone〉을 알게 된 것처럼.”
재즈는 결코 특별한 음악이 아니다. 언제든 있고 어디에나 있다. 재즈 피아니스트가 주인공인 〈라라 랜드〉, 루이 암스트롱이 주제곡을 부른 〈007시리즈〉 등 수많은 영화에서 재즈를 만날 수 있다. 책도 마찬가지. 청소년기의 방황과 고독을 그린 필독서 《호밀밭의 파수꾼》에서도 재즈가 등장한다. 주인공의 어린 여동생이 회전목마를 타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Smoke Gets in Your Eyes〉는 아주 유명한 재즈 스탠더드이다. 하다못해 하이볼도 재즈와 연관이 있다. 하이볼은 재즈맨 무라카미 하루키가 유행시켰는데, 그래서인지 재즈바에서 와인 다음으로 사랑받는 칵테일이 되었다.
재즈 평론가이자 작가로 오랫동안 재즈를 이야기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언뜻 보면 재즈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모든 것에 재즈가 스며들어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딱히 재즈를 인식하지 않고 접어두더라도, 애써 공들여 찾고 분석하려 하지 않아도,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그 속에 재즈가 있었다.
음악을 듣다가 글로 쓰고
글로 쓴 음악을 만화로 그리다
“나는 글로 쓰던 음악 칼럼을 만화로도 그리는 작가다.”
《스윙 라이프》는 신문과 잡지 등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과 그림을 바탕으로 새롭게 작업한 만화를 더한 모음집이다. 재즈 외에도 문학, 영화, 미술, 공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모든 이야기는 음악으로 연결되고 다시 재즈로 귀결된다.
《스윙 라이프》는 음악의 정보를 주로 만화로 전달했던 전작과는 달리 깊이 있는 사유와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글의 비중을 높여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음악, 특히 재즈에 관한 이야기를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은 글과 만화의 조화로운 전개로 시도되었다. 재즈에 대한 추억과 애정으로 가득한 이야기에 공감하며 우리는 재즈의 매력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