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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너머로 그리운 이 있어

벽 너머로 그리운 이 있어

  • 남경숙
  • |
  • 책펴냄열린시
  • |
  • 2024-12-05 출간
  • |
  • 128페이지
  • |
  • 125 X 205 X 11mm
  • |
  • ISBN 979119895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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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추천사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그립다
기침 소리가 갸륵하고 카톡 소리에도 쫑긋 귀
불쑥 문 열고 나올 것만 같은

날 보러 나오지 않는다
다른 성격 만큼이나 거리가 있다
폰으로 통화하고 문자로 숨 고르고
목소리 직접 듣고파 문틈으로 아쉬움 달래고

마주 보며 밥 먹고 싶다
손잡고 산책하고 싶다

이렇게 비까지 오는 날
맥주잔 부딪치며 두어 시간씩 듣던 음악은
언제까지 갈무리해야 하나
고작 하루가 지났는데 일주일을 어찌할거나

오늘 밤은 그대 숨소리 들리지 않는 방에서
얼마나 더 가슴앓이해야만 하나
가슴이 파닥인다
꿈속에서 연리목이 되리

-「벽 너머로 그리운 이 있어」 전문

이 작품도 이별이 주제다. 펜데믹 전염병으로 생이별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이별하기 전에 현실에서 둘은 갸륵거리는 기침소리를 들려주면 귀를 쫑긋 세워 어딘가 아픈지 걱정이 되기도 했고 옆 방문을 불쑥 열고 나오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기대만으로 그쳐야 할 뿐이다. 전염병에 감염되어 격리 되기 이전 현실에서는 틈만 나면 날 보러 자주 왔다. 그런데 이별이 가로막힌 지금은 성격이 다른 사람처럼 거리가 생겼다. 생전에는 폰으로 통화하고 문자를 주고 받으며 숨 고르고 목소리를 듣고 싶어 문틈으로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러지 못한다. 이전처럼 마주 보며 밥도 먹고 싶고 손잡고 산책도 나가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비까지 오는 날 그것이 어렵다. 그때는 비 오는 날에도 맥주잔 부딪히며 함께 두어 시간을 음악을 같이 듣기도 했다. 그런 일들이 떠오른다. 이런 그리움을 어떻게 갈무리해야 하나 이별을 맞은지 고작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그대가 그리운데 앞으로 격리 기간인 일주일은 다시 어떻게 견뎌야 하는가. 걱정이다. 오늘 밤은 그대 숨소리 들리지 않는 방에서 홀로 얼마나 더 가슴앓이를 해야만 하나 생각하니 가슴이 파닥거린다. 해결책은 꿈에서나마 그대와 한 몸이 되는 연리목이라도 될까 보다.
남경숙 시인의 이별과 사랑에 대한 주제로 이뤄진 작품들이 진솔성을 가지며 독자들의 감성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장점을 지녔다. 진솔함이야밀로 작품이 가진 힘의 원천임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남경숙 시인의 작품이 가야할 방향 같은 것을 암시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상적으로 쉽게 만나는 여행시 보다는 인간의 삶에서 만나는 사랑과 이별의 모습은 세계 인류의 공통의 주제이리라.

목차

목차…4
지서…3

제 1 부

팔색조…11
코끝으로 먹는 멸치볶음…12
달아오른 순두부…14
빗소리는 넋두리를 씻고…15
오늘 밤 저희 집에 오실래요…16
화음밥…17
눈맞춤…18
수국에 취하다…19
누가 회전목마를 돌렸나…20
오륙도 파도…22
팀파니의 피날레…23
젖은 목요일에…24
내일 날씨 맑음…25
출구…26
포진 사라지다…28
봄, 이기대 사랑…30
요술쟁이 오륙도…31
연꽃이 되리…32

제 2 부

아직은 바닥…35
굽은 다리…36
아직도 이쁜가요…38
몸짓언어…39
날개 달린 시 한편 쓰고 싶다…40
하얀 거짓말…41
검지와의 숨바꼭질…42
달려가 안고 싶은 가을…44
홍단풍…46
단맛 덕후…48
하나된…50
설핏, 한 생각…51
벽 너머로 그리운 이 있어…52
다시 하는 연애…54
믿진 거지…56

제 3 부

이제야 알겠네…59
천원이 먼저 구워지고 있다…60
너의 향기는 산을 흔들고…61
마음의 숨구멍…62
국화로 피어나다…63
가을 타는 여자랍니다…64
깍지 낀 삼 형제…65
흔들리는 그 늦가을…66
훔치고 싶다…67…
셔터 정지 시키는 마을…68
흐르는대로…69
햇살 찌른 보랏빛 이야기…70
곰비임비…71
플라타나스로 오렴…72
고추 당초 맵다 해도…74
넌 누구니…75
그냥 꽃이었던 그곳으로…76
혼돈…77
나도 국화가 되고 싶다…78
나를 끌고 가는 그 무엇은…79
그저 웃지요…80

제 4 부

들썩이다…83
노을 속으로…84
산책길…86
못난이와 똑순이…87
엄마 시인 만들기…88
설레임의 이웃…90
또 하나의 플러스…92
물드는 여심…94
내 안에서 피는 꽃…96
눈물 한 방울…97
화담숲에서는…98
동해남부선 철길…99
무섬마을 외나무다리…100
본래 나는…101
해맞이 공원에서…102
들뜬 가슴…103
비우기…104
가마솥 더위…105
함께 채우는…106
놀멍, 쉬멍, 먹으멍, 걸으멍…107
둘 아닌 혼자 즐기는 날…108
오늘이 그날이네요…110

⚫ 해설/일상의 변주를 통한 현실 인식-강영환…112

08. 책 속으로

팔색조

바람으로 흐르는 길
산그림자 어둠으로 눕는다

잡초처럼 성가신 흰머리카락
귀밑머리 감추어 본다

또렷한 흑발로 할까?
자연 갈색으로 물들일까?
돋보이는 보라톤은 어떨까?

팔색조 되어 본다
달도 뜨지 않는 밤
너는 카멜레온으로 오렴


코끝으로 먹는 멸치볶음

골드코스트 투명한 물살을 뚫었다

행여 들킬새라 가다가 상할세라
신발 코 끝에 밀어넣은 멸치볶음 한덩이
여남은 마리면 밥 한 공기 뚝딱이라는

코큰 그네들이 그맛을 알까
어미 잔꽤를 알아차릴까
눈시울 붉어지는 유학생 밥상을 알까

허리 고장으로 무료해진 날
가슴 적셔줄 집 앞 바닷가로 나간다
짝잃은 신발 한짝이 반짝인다
조약돌 주워 썰물에 띄우니
태평양 건너 보조개가 깊은 아이가 웃는다

물비늘에 멸치떼 감돌 듯이
어제가 지나간다
넌 오늘도 멀리 있다


달아오른 순두부

산은 웃음처럼 푸르고
무지갯빛 여성들은
양산속에 터진다

"엄마 배 고파요" 칭얼대는 귀례
엄마가 된 회장의 웃음은
순두부에 색을 입힌다
열기로 퍼진 눈썰미들은
남으로 남으로 달린다

햇살을 뚫고
오늘치 함성을 싣고
풀꽃 까치발로 나오는 길섶
땅끝을 향해


빗소리는 넋두리를 씻고

달구비 내리는 오후
쌀밥꽃도 속살까지 젖고
내 눈가도 여울진다
내리는 비가 적신만큼
홀로 계신 나이 풀어내는 엄마

뿌려지는 흰머리카락 이야기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그렇게 많은 밤을 태웠을까
끝이 없다 빗줄기처럼

새벽이 오고
잦아드는 빗소리에 눈을 감는다
엄마 품속은 따뜻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오늘 밤 저희 집에 오실래요

살던 곳 아니라서 낯설었나
도포 정갈하게 입으시고
32층 높은 곳 처다보며
고맙다고 하고 총총걸음

받기에만 익숙했던 셋째 며느리
짧은 기간 용돈 드린 게 전부였는데
이씨 집안 식구로 맞이하는 신행 첫날
큰 상 차려 다독이며
칼 사서 신혼집으로 가라시던 눈빛
남문시장에서 서툴게 살림 장만한 우린
분명 해맞이 했을거야

잦은 이사에 길 몰라 못오시나
여직 기다림에 목마르네 오늘밤
꿈속에서 만나 큰절 드리고 싶다
뒷짐 진 하뭇한 웃음으로 오시려나


화음밥
-세계 합창대회 개막식에서

목소리가 모였다
"라트비아"를 검색하게 한 지구촌이 모였다
백명의 환영곡으로 무대는 꽉 차고
카운터테너가 무대 끝에서 고막을 높였다

백스코 오디트리움에서 하나로 된 화음은
우크라이나에서 울린 포성도
북극해 녹아내리는 얼음도

다 묻어버린 가을밤의 포만이다
색 다른 입술과 입술이 모여
객석은 무지개가 뜨고
"아리랑"은 환하게 메아리 친다

이러면 될 것을
이렇게 손 잡으면 될 것을
화음밥 함께 먹으면 될 것을


눈맞춤

눈동자에 넣은 매그네틱 춤
눈 맞춘 발걸음이
동작 고르며 하나 된다
웃음은 깊게 패인 주름 다리미
환절기 감기에 편치 않은 나들이지만
안 아픈 척이다

수학 숙제하는 윤하 옆
시집 한 권을 들고 동무되고
볼펜 미끄러짐을 따르지 못하는 느린 걸음
고개드니 사각대는 모범답안
네 눈동자에 비친 내가 웃고
내 눈동자에 비친 네가 웃는다
말끔히 닦인 거울 같은
웃음볼 터진다


수국에 취하다

장마가 오기 전에
흰구름 피어 오르는 가원*에서는
가위 바위 보로 안부를 묻는다
첫사랑 설렘보다 더 붉은 여등
취하는 사이 혼자다
신이 난 머리카락은 보이지 않는다
카멜레온으로 변한 수국이 된 너

나비 한 쌍이 날아든다
숨바꼭질은 하무뭇 끝이 나고
백운포 앞바다 짙푸른 수평선은 멀거니 새끼 손가락 건다
장마 오기전 또 만나자고

지금 너의 색깔은?

*백운포에 있는 숯불고기집


누가 회전목마를 돌렸나

시계 가는 길
따라가는 아침나절
맛사지 가게 전화가 흔든다
합창 연습으로 지친 걸음 내려놓은 날
가불한 속눈썹 닿음의 시새움인가
까만 약속
이런 날은 비가 와서 일거야

이수인의 ‘별’을 노래하며
하얀 말이 지구를 돌고 있다
별을 쫓아 하늘을 난다
낮꿈은 이십여 분이다

초파리도 웅성거리며 돈다
간지게 매달려 운동 중이란다
내리고 싶을 때까지
누가 회전목마를 돌렸나
낮달이 멀미하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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