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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인연

  • 옥순룡
  • |
  • 창연
  • |
  • 2024-11-15 출간
  • |
  • 222페이지
  • |
  • 150 X 220 X 13mm
  • |
  • ISBN 979119175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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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작가 옥순룡은 빛에 천착을 하는 사진가이다. 우주와 자연의 빛에 목숨을 걸고 달려왔다. 사진 미학에 평생을 매달렸다. 바쁜 공무원 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카메라를 들고 산야를 뛰었다.
옥순룡은 예술사진 작가이면서도 글쟁이다. 이번 단행본 수상집에도 거제 몽돌해변 빤질빤질한 구석기시대 보석들을 끄집어냈다. 남몰래 피눈물 흘리는 사금파리 고통의 낙서들이다. 파도를 역으로 뛰어오르는 연어의 고독한 비늘들이랄까, 어쨌든 이 수상집 전체를 관통하는 문학적 척수는 ‘시베리안 샤머니즘’과 ‘천부경의 존재론’이다. 그리고 용광로 같은 열정적 도전의 삶이다.
앞으로 옥순룡 작가의 다양한 체험과 철학 그리고 문예 미학적 소질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재생되기를 기대한다. 한국 문학가들 가운데 글, 사진, 아코디언, 오디오, 산악자전거 등 전문적 경지에 들어간 작가들도 많지 않다. 우선 체험적 소재가 풍부해서 다음 작품을 또 기대해 본다.

- 신상정(문학박사·서울문예대학 초대총장)

[해설]

순간의 빛은 영원한 빛
 - 옥순룡 문학론

 신상성(문학박사·서울문예대학 초대총장)
 
 1. 순간의 빛은 영원한 빛
 
빛이란 무엇일까. 우주는 빛과 진동으로 구성되어 있는 블랙홀이다. 빛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그러나 분명 존재한다. 만약 한 순간이라도 빛이 없다면 지구는 물론 천체가 암흑이 될 것이다. 태양이 없는 우주는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다. 빛은 생명이고 존재론이다.
작가 옥순룡은 빛에 천착을 하는 사진가이다. 우주와 자연의 빛에 목숨을 걸고 달려왔다. 사진 미학에 평생을 매달렸다. 바쁜 공무원 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카메라를 들고 산야를 뛰었다.
옥순룡은 예술사진 작가이면서도 글쟁이다. 이번 단행본 수상집에도 거제 몽돌해변 빤질빤질한 구석기시대 보석들을 끄집어냈다. 남몰래 피눈물 흘리는 사금파리 고통의 낙서들이다. 파도를 역으로 뛰어오르는 연어의 고독한 비늘들이랄까, 어쨌든 이 수상집 전체를 관통하는 문학적 척수는 ‘시베리안 샤머니즘’과 ‘천부경의 존재론’이다. 그리고 용광로 같은 열정적 도전의 삶이다.
나는 누구인가? Who I am? 자신의 정체를 찾아, 영혼을 찾아 수필과 사진 그리고 아코디언도 열정으로 배우고 있다. 그래서 글 행간에, 인화지에 뒤집혀 나오는 자신의 존재론을 확인하려고 환장했지만, 아무것도 없다. 形骸의 그림자만 있다. 빛이 있으니까, 그림자 뼈다귀가 반대로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거기에는 확실한 ‘나’의 존재는 없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그래서 그는 불면에 시달리다가 책상 앞에 앉아 워딩을 밤새도록 두드리거나 카메라를 날캉 집어 들고 어둠 속을 달리기도 했다. 나를 찾아 앵글을 돌려댄다. 금은 없고 색채만 혼백으로 찍힌다.
그런 고뇌 속에서 그래도 에메랄드빛 문장들과 수십만 장의 급정지 컷 속에서 나의 색채, 나의 겨드랑 냄새, 특유한 나의 낙서와 그림자를 이번 수상집에 3부로 나누어 정리했다. 공무원 정년에 반 인생 정년도 소환해 본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 장롱에 숨겨놓은 아빠의 사진기를 몰래 훔쳐내어 맨 처음 흑백 사진을 찍어보았다. 아빠에게 심하게 야단맞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사진관을 운영으로 겨우 생활하던 아빠의 사진기가 도둑 맞기도 했다. 뜬금없이 귀신 같은 유랑생활도 해야 했다. 그게 운명이었을까, 평생 카메라를 목걸이같이, 목숨같이 걸고 다니며 나를 찾게 된 것이다.
‘사진은 순간의 빛이 영원한 빛이 될 수도 있다.’
한순간의 사랑이 영원한 사랑이 될 수도, 영원한 저주가 될 수도 있다. 사랑하니까 증오하게 되며, 증오하니까 사랑하게 된다. 애증은한 몸이며 동시에 두 몸이다. 부부가 하나로 합쳐질 때 생명이 태어난다. 그러나 실체는 두 몸이어서 상대적 부부싸움도 하게 된다. 하나이면서 둘이다.
세상이 그렇지 않은가. 우리의 생사는 ‘天符經’에 이미 찍혀 있다. ‘一積十鉅 無櫃化三’일적십거, 무궤화삼 ‘1이 10번 쌓여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없기 때문에 무량무변 쌓을 수 있는 3으로 변한다.’ 1은 하늘이고 3은 인간이다. 즉 인간은 하늘의 氣(에너지)가 무한하게 쌓여야만 비로소 인간의 몸으로 환생 되는 것이다.
인간뿐이 아니고 우주 자연의 모든 생명체가 인연법에 의한 생사이며 因果應報 체계이다. 인간은 하늘의 모습의 트랜스포머인 것이다. 하늘이 인간이다. 천도교의 人乃天 사상이다.
옥순룡이 불면의 워딩에 몸부림치는 것도, 빛을 좇아 산야를 달렸던 것도 나는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의 존재론, 또 다른 고통이며 즐거움이며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그는 매사에 호기심이 강하고 다재다능하다. 글, 사진, 오디오, 산악자전거, 아코디언 등 무조건 도전해 보는 열정적 삶이었다.
그러한 삶의 이슬들, 궤적들이 눈물의 이슬방울들로 높은 미루나무 잎사귀 끝에 감동적으로 떨려있다. 또 하나 거제예술의 빛이다.
 
 
2. 도연명의 대자유와 존재론
 
옥순룡은 세상을 한 박자 뒤로 물러나 늘 관조하는 자세이다. 한복판으로 돌격하지 않고 사진을 찍듯 늘 세상을 한걸음 뒤로 물러나 여유 있게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陶淵明 같이 ‘歸去來辭’를 꺼내어 자신을 환기시킨다. 자유분방하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고급 오디오의 클래식에 심취하고, 흘러간 옛 노래에 심취해서 아코디언도 애절하게 연주를 한다.
대자유와 대자연의 미학, 매력적인 단어를 그는 생활화하고 있다. 도연명 같은 삶이다. 여유 그리고 또 여유! 한걸음 뒤로 물러나 세상을 관망하는 삶의 척추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다. 우리는 늘 무엇인가 바쁘다. 늘 쫓긴다.
 
‘이제는 내가 아버지의 장롱 속에 무언가를 넣어놓을 때다. 아버지는 어느 날 묵은 이불을 꺼내시다가 자식이 넣어둔 그 무엇인가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시거나 웃으시거나 한동안 말이 없으시거나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어리석은 나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사진을 놓으신 지가 수십 년이 지났지만 흑백 사진 인화하는 방법을 옛날식 그대로 기억하고 계시는 아버지께 후배의 입장에서 배워 사진을 아끼고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진솔한 삶을 살고 싶다. 오늘은 아버지의 사랑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날이다.’
(- 아버지와 사진기)
 
작가는 이제 공무원 정년퇴직으로 사진 찍는 시간도 좀 더 많아졌다. 아버지, 어머니도 더욱 그리워지는 공간들이다. 또한 그의 자녀들도 그가 미친 듯이 뛰던 청년 시절이 되어 독립해서 나간 시간들이기도 하다. 금감경의 인연법이며 이승 인연의 패밀리 끈들이다.
우주 최초의 경전 ‘천부경’에서 말하는 ‘一積十鉅 無櫃化三’우주 진리는 이미 단군시대 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신사상으로 시작되었다. 우리 한민족 원래의 유목민들은 천신민족으로서 거대한 유라시아를 경영했다. 그것이 바로 시메리안 샤머니즘이며 홍익사상이다.
몇 년 전 발굴된 중국 만리장성 베이징 근처의 청동기시대 소국가 형태의 대형 유적지는 세상에 큰 충격을 주었다. 고조선 시대 ‘우하량 유적지’ 발견은 첨단과학 도구들로 확증된 홍산문화의 대표적 유물들이었다.
바이칼 호수 근방 부랴트족이나 몽골 또는 카자흐스탄에도 고조선 특유의 비파형 청동칼, 옥그릇, 3수 문화(천부경의 천지인) 등이 사마르칸트 등 현지박물관에 지금도 보존되어 있다. 동학사상의 ‘人乃天’ 한국철학 사상의 승계이다. 즉 사람이 하늘이며, 하늘이 사람이다. 또한 오늘날 봉제사로 전통도 전승되고 있다.
옥순룡의 ‘아버지와 사진기’에서도 이러한 동양사상의 인연법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그다음 ‘인연’에서도 강조했다.
‘도자기로 된 접시가 깨지면 사금파리가 된다. 깨진 사금파리는 아무리 붙여도 깨지기 전의 모양을 가질 수 없다. 한번 이루어진 인연은 사금파리처럼 깨지지 말도록 껍질이 약한 달걀처럼 조심히 다루어 이어 나가야 한다. 라고 작가 자신의 평소 가치관을 고백했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강했다.

‘자전거 종주를 하다가 보면 기약 없이 만나고 헤어지곤 한다. 오직 동그라미 2개로 달리면서 새로움을 꿈꾼다. 그런 까닭인지 춘천 의암호 자전거 길에는 “동그라미 2개로 세상 끝까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이 글을 기억하면서 나는 세상 끝까지 달려간다는 각오로 틈만 나면 자전거를 타곤 한다. 춘천에서 남양주까지 “북한강 종주 자전거길”을 86km를 하루 만에 달리는 진기록을 세우면서도 지칠 줄을 모른다.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 때문이다.’
(- 동그라미로 만나는 세상)
 
그는 험악한 산악자전거로 도전한다. 산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대결하는 것이다. 아니 대결이 아니라 도연명과 같이 자연과 화합하며 함께 즐기는 것이다. 산 정상에 이르러 만끽하는 함의는 자연의 정복이 아니라 극한적인 사랑의 화합이다. 그 화합을 그는 자전거 두 바퀴의 ‘동그라미’ 철학에서 자기의 존재론을 읽어내었다. 먼 거리 86km 북한강을 따라 종주하면서 인생의 종주를 대오각성한 것이다.
서울대 천문학연구소에서는 세종 때의 ‘오성일취도’ 기록을 첨단과학 인터넷 실험으로 검증해 냈다. 당시 5개의 별이 일직선에 나타났으며 우주의 천체 움직임과 블랙홀 현상을 약 1천 년 전에 우주의 실체를 실증해 낸 것이다.
신라 첨성대의 효용성과 향가 노랫말의 실체도 증언해 내었다. 그럼에도 이병도 학파 등 반도 식민사학자들은 고조선의 존재와 홍익사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公無渡河歌’의 주제와 사상조차 조선총독부 ‘조선사’ 해설만을 카피하며 외면하고 있다. 이런 교과서에 세뇌되고 있는 우리 2세들은 어떤 민족성과 국가관을 가지게 될 것인가.
 
작가는 자전거 두 바퀴 ‘동그라미’ 깨달음에서 절제와 안정으로 돌아왔다. 그게 다음의 ‘바꿈질 병’에서 인생 반전이 된다. 아내에게도 ‘미안한 두 손’을 내밀었다. 혹시 나만을 위해 이기적으로 달려오지 않았는가.
 
‘드디어 이젠 바꿈질을 중단해야할 때가 되었다 내가 바라던 오디오가 세팅된 것이다. 웨스턴 일렉트릭 300B 파워앰프와 프리앰프 웨스턴 일렉트릭 고음 중음 필드 스피커 알텍 저음 스피커 등 충분히 질감이 좋고 공간 장악력도 좋은 앰프가 세팅되었다. 내가 바라던 LP 카페 운영은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앰프가 세팅될 때까지 말없이 기나긴 여정으로 기다려 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오디오 동호인들의 바꿈질 병 동승은 시대의 변화에 역행하기가 쉽지 않지만, 오디오 몸집을 줄이고 음악만을 즐기면서 사는 삶의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 바꿈질 병)
 
빠듯한 공무원 월급으로 나만을 위해 과도한 지출을 한 게 아닌가. 산악자전거, 고급 오디오, 아코디언 등 일반 사람들이 지출하기에는 주춤해야 하는 큰돈이다. 그래서 노년기에 접어든 이제는 가정 경제문제도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작심한 것 같다.
“가지고 있는 오디오의 몸집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이래저래 내 삶의 방식을 다이어트를 하면서 집안 환경 정리와 정신이 맑아지는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늘한 가을이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한다. 진공관 앰프에 LP 음반을 올려놓고 지나간 7080 통기타 연주가 담긴 포크송을 튼다. 내 젊은 날의 엔돌핀이 샘솟듯이 되살아난다. 꿈이 많고 희망에 들떠있었던 20대의 시절로 몸과 마음은 어느덧 돌아가 있다.”
 
    
3. 가족사 트라우마
 
옥순룡은 어머니 죽음에 좌절한다. 늘 거기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았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생로병사 자연의 생리에 순행하지 않을 수 없다. 뜬금없이 닥친 어머니의 소천에 절벽 같은 슬픔의 파도가 몽돌해변 폭풍우같이 쓰나미로 덮쳤다.
 
‘사람이 이승에 떠날 때가 되면 뭔가 다른 언행이 나타난다는데, 그 느낌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나는 어릴 적의 기억 속에 있는 벙어리 할머니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지 않은 후 할머니의 죽음 소식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일이 있다. 그날 이후부터는 누군가가 나에게 애절하게 부탁한다면 꼭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가슴 아픈 이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 치유책이기도 하다.’
(- 이별 이야기)
 
그는 계속 중얼거렸다. “언젠가는 홀로 남은 아버지와의 이별도 맞을 것이다. 피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렇듯이 살아생전에 나는 아버지의 건강을 살피면서 할 수 있는 도리를 다하려고 한다. 만산 추색으로 물든 길옆의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청년 시절에 가족과 친구들과 자주 놀러 오며 다닌 길이다. 고속도로를 비켜나 국도를 따라 한 바퀴 돌면, 지나간 날들이 눈앞에 되살아나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뭉클 거린다.”
다음 중국 할빈 여행에서 압록강 건너편 철교를 바라보면서 연민의 아버지를 회고해냈다. 숨겨둔 가족사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압록강 끊어진 철교를 보니 불현듯 아버지와 백부님이 생각이 나는 것은 왜일까? 한국전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내 조모님께서는 운명하시기 전에 소리소리 질렀다. 치매도 왔지만, 그 치매가 아들을 전장에서 잃은 사무치는 고통으로 지내오신 것이 “인민군 온다. 네 이놈! 국방군아 !” 하고 밤이 새도록 고함을 몇 달을 지르시다가 기력이 쇠하시니 결국 운명하셨다.“
 
‘미국에서 대북 압박을 해도 중국에서 특별히 대응하지 않으니 별반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우리와 미국 북한이 동상이몽을 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연이어 압록강 유람선에 승선하여 저 멀리 이성계가 회군한 위화도가 보이는 곳 인근까지 유람선으로 둘러보았다. 압록강 중앙지점에 강바닥을 준설하는 준설선에 인공기가 걸린 선박이 정박해 있다. 남자가 나오는데 머리를 깎은 북한군인 모습이다. 준설하는 작업도 군인들을 활용해서 하는가보다 라는 생각이 든다.’
(- 할빈 기행)
 
옥순룡은 마지막으로 양재성 회장 등 청마기념사업회 임원들과 같이 갔던 할빈 기행’에서 가족 얘기를 더듬었다. ‘개숲끝 이야기’ 등 숨겨두고 싶은 비극의 가족사이다. 거제 수용소는 악마들의 소굴이었다. 사람의 목숨을 생선 토막 내듯 잘라서 수챗구멍에 내던졌다. 극악한 이념의 지옥도이다.
 
‘수용소 안의 세상은 사상 이념의 극심한 갈등으로 살육이 자행되었다. 친공포로에게 죽임을 당하는 반공포로들이 있었다. 친공포로는 반공포로를 죽여 난도질해 분뇨통에 숨겨 수월천과 연접한 낭태강 둑길 지점 수채통에 분뇨와 함께 시체를 버렸다고 한다. 둑에서 분뇨를 부으면 압력에 밀려 내려가 흐르는 홀강으로 쓸려 고현만으로 내려가도록 했을 것이다. 그곳은 썰물 때 갯벌을 걸어 들어가 문저리를 낚시하던 곳으로써 연접한 곳에 붉은 벽돌로 만든 사각 구조물의 분뇨 배출구 흔적이 있는 것을 보았다.’  
(- 개숲끝 이야기)

옥순룡은 결국 고개를 떨구었다. 그가 필요 이상으로 이것저것 천방지축 날뛰었던 것은 어쩌면 이런 가족사의 깊은 外傷 트라우마가 아니었을까. 성장과정에서 철저하게 잊고 싶었던 어두운 그림자를 씻어버리기 위해선 그는 잠시도 그냥 앉아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곰팡이 난 가족사의 숨은 슬픔, 멍든 가슴 가죽을 벗겨내기 위해 한밤중 컴퓨터를 미친 듯이 두드렸고, 사진을 찍으러 들판을 달리고, 아코디언으로 끊임없이 소리를 빚어내야 했을 것이다. 할머니, 아버지의 상처를 더듬었다.
“조모님도 아들을 잃은 한국 전쟁 피해자다. 내 선친은 교전하다가 다리에 총상을 입고 허리를 다쳐 못 걸어 전우의 도움으로 겨우 포위망을 뚫고 후퇴하여 구사일생으로 살아 국군병원에 입원하여 계시다가 의병제대를 하셨다. 아버지께서도 세월이 흘러 연로하니 치매가 와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치유의 시간이 된 것 같다. 어차피 빛과 시간과 바람은 흘러갈 뿐이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작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도 제주 4.3사건에 대한 고통의 소환들이다. 거제 근처에는 ‘여순반란’ 사건도 숨어 있다.
동서고금, 트로이목마 전투 이후 지금의 이스라엘 전쟁 그리고 북한의 핵미사일 주먹까지 지구는 온통 전쟁과 학살로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이제 색소폰 신나는 고음과 같이 일부는 날려버려야 할 것 같다.
 
끝으로 옥순룡은 제2부에서 단편소설 ‘회귀’回歸도 한편 덧붙였다. 필자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던(1979년) 소설 ‘회귀선’ 제목과 같아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그의 소설 미학적 감성은 김하기의 소설 ‘영혼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 문제에서도 자극이 된 것 같다.
작가는 ‘복사꽃 그 자리’에서 밝혔다. ‘동해안을 낀 경북 영덕군 삼화리 산골에는 봄만 되면 복사꽃이 산허리를 감싸고 붉은 담홍색 빛으로 흐드러지게 피는 곳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사진 출사를 나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곳이다.
 
‘아들 둘과 아내와 분산해서 대도시 금괴 도매상에 넘기기로 하고는 내일 새벽에 출발하기로 의논을 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바깥에서 인기척이 나서 문을 열어보니 총을 든 경찰관들이 가족들을 모두 손을 들고 나오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집으로 들어와 가택수색을 하여 창고에 숨겨놓은 금괴를 가지고 나오는 것이었다. 어로장 김 씨는 당황했다.
(- 제2부 단편소설 ‘회귀’回歸)
 
그의 소설 ‘꿈’의 절정 부분이 극적이다. 리얼리즘 기법으로 구체적 장면에 긴장감을 준다. 가난한 어로장 김 씨가 그물에서 몰래 길어 올린 일확천금 금덩어리가 결국 ‘꿈’ 속의 비극으로 끝나는 스토리텔링이다. 그는 소설에도 선천적 능력과 소질이 있는 것 같다.
결국 우리 모두의 삶은 ‘천부경’의 ‘일시무시일’에 귀결되는 것 같다. 우리는 하나로 시작하지만 뒤돌아보면 그 하나도 없다. 화엄경의 주제와도 일치된다. 생사와 행불행도 결국 하나의 끈이다. 즉 과도한 탐잔치보다는 中庸이 적절하다. 도연명 같이, 옥순룡 같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세상을 읽어가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  
앞으로 옥순룡 작가의 다양한 체험과 철학 그리고 문예 미학적 소질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재생되기를 기대한다. 한국 문학가들 가운데 글, 사진, 아코디언, 오디오, 산악자전거 등 전문적 경지에 들어간 작가들도 많지 않다. 우선 체험적 소재가 풍부해서 다음 작품을 또 기대해 본다.

목차

■작가의 말ㆍ8

1부_수필
인 연ㆍ13
아버지와 사진기ㆍ19
내리사랑ㆍ24
사라진 도래산ㆍ28
금목서 예찬ㆍ38
동그라미로 만나는 세상ㆍ42
내가 하고 싶은 것들ㆍ46
두 가지 일ㆍ50
바꿈질 병ㆍ56
복사꽃 그 자리ㆍ62
북만주에서 부른 매기의 추억ㆍ66
가족 여행ㆍ74
없어진 횟집ㆍ84
이별 이야기ㆍ87
추억을 실어 보내다ㆍ94
지심도, 동백섬의 추억ㆍ98
추억의 장보기ㆍ103
할빈 기행ㆍ108
밀장국ㆍ120
개숲끝 이야기ㆍ123

2부_소설
단편소설-회귀(回歸)ㆍ130

3부_아름답고 귀한 풍경을 찾아서
아름답고 귀한 풍경을 찾아서 / 옥순룡ㆍ142
손대도 일출ㆍ144
손대도 물결ㆍ146
손대도 물안개ㆍ148
거제면의 가을ㆍ150
거제 대교 야경ㆍ152
찻잎 따는 아가씨ㆍ154
뤼핑 유채밭 일출ㆍ156
공곶이의 봄ㆍ158
원양 다락논 일출ㆍ160
해금강의 봄ㆍ162
송도의 봄ㆍ164
지리산 실비단 폭포ㆍ166
장사도 야경ㆍ168
주산지의 봄ㆍ170
공곶이 연인ㆍ172
손대도의 봄ㆍ174
대금산의 봄ㆍ176
손대도의 여명ㆍ178
거제만 야경ㆍ180
손대도의 초가을ㆍ182
장승포항ㆍ184
손대도 야경ㆍ186
달빛 손대도ㆍ188
구 거제대교 야경ㆍ190
거제 대교 노을ㆍ192
소석림의 봄ㆍ194
마이산의 가을ㆍ196
손대도 해맞이ㆍ198
옥정호 운해ㆍ200
뤼핑 유채꽃 마을ㆍ202

4부_작품 해설과 사진 해설
■작품 해설
- 순간의 빛은 영원한 빛_옥순룡 문학론 / 신상성
(문학박사 ·서울문예대학 초대총장)ㆍ207
■사진 해설
- 거제의 풍경을 사랑한 작가 / 이승철
(한국사진작가협회 거제초대지부장, 수필가·시인)ㆍ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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