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글)
〈낯선 사건에 바치는 뻔한 제물〉(대상)
우선 매혹적인 문장으로 예심위원들을 감탄시켰다. 0과 1의 조합으로만 구성된 기호처럼 평면화 된 삶(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영과 일이다), 이모티콘으로 이루어지는 대화창처럼 의미를 잃어버린 기호들만을 주고받는 소통의 문제 등을 만두 이모티콘 모양으로 변신한 서술자를 통해 짧은 이야기 속에 녹여낸 솜씨도 좋았다.
양재훈(문학평론가)
〈알로에 베라〉(가작)
카프카의 ‘변신’ 모티브를 이어받고, 들뢰즈의 ‘-되기’의 윤리학을 실천한, 그러면서 동시에 황정은, 이유리로 이어지는 소설적 계보를 계승한 〈알로에 베라〉는 앞의 소설과 인식론을 계승하는 한편 그 계보에 자신만의 촌철살인적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류보선(교수·문학평론가)
〈옥서면 캘리포니아〉(가작)
수필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할 수 있는 빼어난 수필이라는 점에서 눈에 들었다. 지역성, 시사성, 보편성, 구체성을 두루 갖춘 수작이다.
양재훈(문학평론가)
〈돌의 계보〉(가작)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점점 ‘돌’로 전락하는 이 시대 아버지들의 자화상, 그러니까 민중의 실존 형식을 독특하게 이미지화 한 작품이다. 특히나 그 고단한 삶이 아무리 처절하게 몸부림쳐도 그 아들, 딸에게 기연히 이어지는 상황을 암시한 대목에서는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류보선(교수·문학평론가)
〈두 번째 비밀〉(응모우수상)
반전이 근사하고, 그 반전을 위한 빌드업이 치밀한 소설이다. 맨 마지막 한 문장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을 꾹, 꾹 눌러 담는 인내심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류보선(교수·문학평론가)
〈방생〉, 〈나의 우울은 어디에서 왔을까〉(응모우수상)
독창적인 방식으로 현실과 허구,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의 내면을 예리하게 탐구하는 작품들이었다.
신유진(작가·번역가)
〈코카콜라 맛있다〉(응모우수상)
‘코카콜라 맛있다’라는 신화를 우주 속에서도 구현,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자본가의 처절한 몸부림을 상쾌하면서도 냉소적으로 그려낸 점이 흥미로웠다. 또한 우리 모두가 기대하는 우주 시대가 자본주의 특유의 불평등 문제를 얼마나 극대화시킬 것인가를 암시하는 장면도 범상치 않았다.
류보선(교수·문학평론가)
〈실명〉(응모우수상)
실명이라는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을 다룬다. 7월 20일부터 7월 26일까지 예고된 불행을 마주하는 인간의 감정을 그려내며 언어의 층위를 다양하게 쌓아 올린 점이 주목할 만하다.
신유진(작가·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