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들은 배움노트를 사용한다. 말 그대로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는 것이다. 배움노트를 작성하며 자연스럽게 수업 내용을 복습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는 취지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배움노트를 하나도 안 썼어요."
"교과서에 있는 글을 그대로 베껴 썼더라구요."
"하기 싫어하죠. 무엇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대요."
배움노트를 대하는 학생, 이를 점검하는 선생님, 아이의 학습을 챙기는 부모 모두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어떻게 다 적어요?"
"이걸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적으라니 적기는 하는데, 제대로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이들의 항변을 듣다 보니,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는 무엇을 적을지 모르겠고, 또 하나는 어떻게 적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무언가를 적어본 경험이 거의 없다. 학습서에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프린트로 제공되기까지 한다. 그 결과,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노트 필기는 단순히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이해한 대로 정보를 파악하고, 그 내용을 구조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외부의 정보를 내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으며,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든다. 남이 정리해 준 깔끔한 필기보다 다소 엉성할 수 있는 내 필기가 오히려 더 소중한 보석이 되는 것이다.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해 더 어려운 학문 세계에 접어들 우리 초등학생들을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담아 이 책을 만들었다. 이 책을 통해 정보를 파악하는 방법부터 나만의 필기 스타일을 개발하는 데까지 이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