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에게 ‘조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보통 양반이나 선비의 모습이다. 그러나 조선에는 양반과 선비뿐만 아니라 상인이나 농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았다. 그러니까 조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양반들의 삶뿐만 아니라, 상인과 농민들의 삶도 함께 바라봐야만 한다. 또 양반들의 삶 역시도, 중앙정치에서의 활동만으로는 충분히 이야기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처럼 국가가 편찬한 관찬 기록에서는 이들의 일상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행히도 개인의 일기나 서간집 등 다양한 사적 기록이 발굴됨에 따라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일기나 서간집을 남긴 사람들이 주로 식자층에 속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는 있지만, 그러한 식자층이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면서 주변의 이야기도 남겨 왔기에, 우리는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주변의 삶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생활사총서는 이처럼 조선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들을 따라서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조선 사람들의 삶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18세기 중반 관상감으로 활동했던 천문학자 문광도의 행적을 통해 조선시대의 천문학 교육과 천문 지식의 전승에 대해 살핀다. 당시 조선의 사대부로부터 민간에 이르기까지 공통으로 향유되던 흔치 않은 문화 가운데 있었는데, 사대부들은 천문 지식을 향유하기 위해, 민간에서는 날씨와 점후를 예측하기 위해 생산, 유통, 소비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주로 문광도와 그의 집안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그 주된 이유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즉, 문광도는 관상감의 엘리트 관원으로 조선의 승진 체계 및 관상감 내부의 교육 체계 등 전반적인 영역을 살피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인물이며, 다양한 양반과 수학, 그리고 천문학을 교류했던 인물이고, 또한 그의 집안의 일부 사람들이 민간 천문 지식을 통해 민간 봉기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민간 천문학과의 연관이 있는 매우 특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조선의 천문학 체계와 학습 방법 전반, 왕실에서 천문학을 어떻게 대했는지, 천문학에 대해 어떠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천문학을 대하는 조선 백성들의 문화는 어떠했는지 등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