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만 정확한 뜻을 몰랐던 고사성어로
언어의 품격을 높이고 교양을 넓히다
2권에서는 예술과 인생에서부터 고대 판타지 이야기, 오래 참고 기다림에 대하여, 나쁜 정치와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사고의 틀,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 깊은 생각과 옳은 행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와 주제의 고사성어를 통해 역사와 문화, 인간관계, 삶의 통찰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1장 예술과 인생〉에서 예술가와 사상가의 생각과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용 그림에 눈동자를 찍는다’는 뜻의 화룡점정(畵龍點睛)에서는 중국 화단의 4대 조상으로 추앙받은 극사실주의 화풍의 화가 장승요를 만나게 된다. 큰그릇은 늦게 만들어진다는 뜻의 대기만성(大器晩成)에서는 도가의 사상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대기만성’에 대한 원래의 의미를 다룬다.
〈2장 오래 참고 기다림〉에 대해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수히 사용하고 있는 어휘들의 유래와 배경이 담겨 있다. 조장(助長)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성장을 돕는다’라는 의미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부추기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맹자》 〈공손추 상〉에 나오는 벼를 빨리 자라게 하려고 벼의 싹을 위로 당긴 어리석은 농부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저자는 교육 현장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지금의 조기 교육과 선행 학습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조심스레 경고한다.
〈8장 지켜야 할 건 바로 마음〉에서는 환관이라는 비아냥과 멸시를 이겨내고 중국 최고의 역사서 《사기》를 남긴 사마천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사마천은 친구 임안이 보내온 편지에 답장을 썼는데, 그 글에는 자신이 옥에 갇히고 궁형에 처한 경위와 《사기》 저술에 혼신의 힘을 쏟은 심경,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절절하게 전했다. 그 글에 나온 말이 바로 대단히 많은 것 중에 지극히 적은 것을 비유할 때 쓰는 구우일모(九牛一毛)다.
“가령 내가 그때 법에 굴복하여 사형을 당했다 해도 사람들에겐 9마리 소 중에 털 하나[九牛一毛] 빠진 것처럼 여겨졌을 것이오. 그러니 나와 같은 존재는 땅강아지나 개미 같은 미물과 무엇이 다르겠소. (중략) 만일 이 역사서가 명산에 보관되고 후세에 전해져 천하에 유통된다면 내가 받은 치욕은 보상될 것이오. 그렇게만 된다면 비록 내 몸이 만 번이나 베임을 당한다 해도 무슨 후회가 되겠소.”
필수 고사성어, 위트 넘치는 그림,
한 뼘 더 깊이 들어간 지식과 이야기로 가득찬
흥미로운 고사성어 여행
핵심적인 필수 고사성어와 더불어 〈한 뼘 더 깊게〉, 〈고사성어 속 고사성어〉, 〈비슷한 뜻의 한자성어〉 등의 다양한 구성을 통해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한 뼘 더 깊게〉에는 고사성어의 배경과 유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분야에 걸친 흥미로운 지식과 정보들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다다익선(多多益善)의 한신과 유방의 이야기에서는 유방의 인재 등용 전략을 살펴보고, 백이와 숙제로 유명한 고죽국이 등장하는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이야기에서는 중국에서는 고죽국이 은나라의 제후국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여러 역사 자료와 유물을 통해 고죽국이 고조선의 제후국이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음을 언급한다. 또한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에서는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표현의 유래와 함께 호환의 의미와 우리나라 호랑이 멸종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사성어 속 고사성어〉에서는 고사성어의 유래 속에 등장하는 또 다른 성어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사면초가(四面楚歌)에서는 권토중래(捲土重來)가 함께 등장해 두 성어가 같은 배경에서 비롯되었음을 설명한다.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라 진리를 찾기 어렵다는 의미의 다기망양(多岐亡羊)에서는 ‘털 한 올이라도 남을 위해 뽑지 않는다’는 뜻의 일모불발(一毛不拔)을 함께 다루면서 묵자와 양자의 극단적인 이타주의와 이기주의에 대해 알려준다.
이 책은 단순히 고사성어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역사적 배경, 인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시대를 초월하는 지혜와 교훈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채로운 배움과 재미를 제공한다. 고사성어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깊이를 선사하는 이 책은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흥미로운 교양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