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7-Eleven)의 로고 중 마지막 n자만 소문자인지 아시나요?
서울지하철 1·4호선 ‘서울역’의 경우 “다음 정차역은 서울역, 서울역역입니다.”라고 방송해야 맞지 않을까요?
남산공원에 ‘저소나무 공원’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주차금지 안내판 그림자에서 대만의‘여왕머리바위’가 보였다면 이상할까요?
정종욱의 《팽이는 멈추고 싶을까?》는 단순해 보이는 일상 속 관찰을 통해 새로운 생각의 장을 여는 자기계발서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평범한 이야기들을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상황들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다소 엉뚱해 보일 수 있는 관점을 통해 독자에게 ‘생각하는 법’을 다시 상기시킨다.
그의 ‘엉뚱한 성미’는 특히 그의 이명(異名)인 ‘370 320 03’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자신의 이름인 ‘정종욱’을 독특하면서도 쉽게 전달하고, 듣는 사람의 머릿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궁리했다. 그러다 이름에서 ‘숫자’가 관찰되었다. 흘림체로 본인의 이름을 수만 번 써 본 그로서는 ‘정’에서 370을, ‘종’에서 320을, ‘욱’에서 03을 연상시킬 수 있었다. 범인의 생각을 뛰어넘는 저자의 신박한 통찰력이 잘 드러나는 한 단면이다.
이처럼 저자는 그저 원론적인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수십 년간 경험에서 응집된 이론과 본인이 마주한 실증적인 사례를 넘나들며 증명해 낸다. 아이디어라는 재료를 꺼내어 다듬고, 통찰이라는 한 상을 정갈하게 차려 내는 법을 차근차근 알려 준다. 《팽이는 멈추고 싶을까?》는 레시피 같은 자기계발서라고 볼 수 있다.
《팽이는 멈추고 싶을까?》는 반복되는 일상 속, 바래지고 무디어져 몽돌이 되어 가는 독자들에게 다시 날 선 영감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돌면서 자신의 궤도를 찾아가는 팽이처럼, 우리도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새로운 열정과 도전으로 삶을 채워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력히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