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학교가 달라졌어요!”
옆 초등학교 교무부장 최 선생님은 학교 회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매번 말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다수가 침묵하는 회의가 과연 민주적 협의 문화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퍼실리테이션에서 적용하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렸다. 실제로 진행해 보니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는 최 선생님은 퍼실리테이션에 매료되어, 결국 교내에서 퍼실리테이션 연수를 열었다. 학급회의, 전교 학생회,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고, 학교의 문화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선생님들이 주도적으로 회의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결과에 대해 모두 수긍하며 함께 책임지려는 분위기가 생겼다. 예전에는 먼저 말한 사람이 일을 떠맡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있어도 내놓지 않던 선생님들이 이제는 자유롭게 의견을 펼치기 시작했다. 교직원 회의뿐만 아니라 학생자치회, 학부모회 등 교육공동체 모임도 활성화되었다.
무엇이 학교 변화를 도왔을까?
그 디딤돌에 ‘학교 퍼실리테이션’이 있다.
선생님들은 퍼실리테이션을 회의뿐 아니라 수업과 학급 운영에도 적용했다. 이러한 결과는 퍼실리테이션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교육을 해보고 싶은 선생님들 철학의 힘이었다. 모든 학교 구성원에게 예의를 갖춰 대하고 믿으면서 걸어가는 선생님들의 따듯함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기록이다. 그윽한 풍미를 간직한 학교, 존재로 환대받는 학교를 꿈꾸는 분들의 부엌 한쪽에 놓여서 땀과 웃음을 묻혀가는 레시피처럼 쓰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