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총 3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 저자는 한국과 미국의 정치 상황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리더와 시민의 역할에 주목한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개인의 이익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개인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오늘날 권력과 시민, 개인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복잡 다단해진 정치 사회 구조 속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더불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전제이다.
정치적 리더가 되고자 하는 욕망은 누가 권력을 가질지 정해져 있지 않은 사회에서 권력 추구 동기를 유발하며, 리더가 제시하는 정책 목표 또한 리더의 권력 추구 동기인 이기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민주주의와 이기주의, 상반되는 듯하지만 리더가 지향하는 권력 추구 동기를 시민의 이해와 일치하게 만들 수 있다면 이기주의에 근거한 민주주의는 발전할 수 있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 책에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리더들이여, 시민들이여, 공부 좀 하자!”라고 외친다. 리더와 시민 모두에게 현재와 같은 정치적 태도 이상을 견지할 수 있는 정치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최근 퇴보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정치의 사례를 예로 들어 통찰한다.
정치를 생활과 분리된 영역이라 여기면 왜곡된 정보, 왜곡된 정치 환경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채 무능한 정치를 탓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면 시민 스스로 정치 교육에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 있다.
2부에서는 한국에서의 교육, 종교, 남북 관계, 그리고 존엄사라는 주제를 학자적 통찰과 개인적 단상을 담아 독자들과 변화의 방향을 모색한다. 이들 주제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근본적 변화를 모색해야 할 지점들이다. 1부에서 이야기한 전제를 바탕으로 꼬일 대로 꼬이고, 얽힐 대로 얽힌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에는 한 걸음 비껴선 이방인으로서의 통찰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본 비판적 시각이 내부인들에게 새롭게 다가온다. 오늘날 일부 종교가 한국 사회를 극단적으로 몰아넣는 현상을 비판하며 올바른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며, 존엄사 문제에 이르러서는 비록 개인적 소회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 가지만 백세시대를 살아야 할 우리 모두에게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하게 한다.
3부는 앞서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한국에서 이방인으로 살며 경험한 하루하루의 모습들을 때로는 일기 형식으로 때로는 낙서 형식으로 통찰과 해학을 담아 재미있는 글로 담았다. 부록은 한국 사회의 대학 입시 문제를 논문으로 발표했던 내용 중 수능과 사회 경제적 문제의 상관관계를 통해 이른 바 “사다리 걷어차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분석한 실증 사례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