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를 잃은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줄 아이의 일기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진은영 시인 추천작,
영국 사별 자선 단체 2곳 추천작
사랑하는 이를 잃은 모든 사람을 위로하는 다정한 책.
이 그림책은 사별가족이 겪는 슬픔이 여정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묘사한다.
우리는 우리가 지닌 슬픔의 크기만큼 성장한다.
슬픔을 숨기고 지우는 대신 계속 기억하고 사랑함으로써. - 시인 진은영
엄마를 떠나보낸 아이의 깊은 슬픔,
상실을 겪어본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적이 있나요? 가족, 친구, 애인, 혹은 사람이 아니라 반려동물일 수도 있겠죠.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던 존재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다는 것은, 마치 내 몸의 일부가 떨어져나간 것만 같은 아픔일 거예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 아이도 비슷한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사랑하는 엄마를 떠나보낸 뒤, 많은 사람들의 위로 속에서도 아이는 감정을 갈무리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다닙니다. 이 상황이 진짜 같지 않고, 그저 춥고, 피곤하고,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흐릿하고, 얼마나 슬픈지 대답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마치 깊은 바다에 빠져서 쉬지 않고 수영하고 있는 것 같은 슬픔. 아무 잘못이 없는 친구들을 보면서 느끼는 분노. 이 고통에서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알 수 없는 혼란. 상실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감정입니다.
중요한 건 슬픔의 소멸이 아닌 나의 성장
언젠가 스웨터에 꼭 맞게 자랄 나 자신
이런 고통 속에서 아이가 찾은 것은 엄마가 좋아하던 스웨터입니다. 첫 장면에서는 환자복을 입고 있는 엄마의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던 스웨터. 엄마가 참 좋아했고, 그래서 엄마 냄새가 나는 빨간 스웨터를 아이는 입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옷에서 나던 엄마 냄새는 아이의 냄새로 대체되기 시작하고, 결국은 아빠가 스웨터를 빨아야 했죠.
어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슬픔의 크기도 줄어든다고 해요. 하지만 아빠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했어요. 아빠는 슬픔이 엄마의 스웨터 같은 거라고 했어요. 스웨터의 크기는 그대로지만, 나는 거기에 맞게 점점 자랄 거라고요. - 『엄마의 스웨터』 중에서
슬픔의 크기는 줄어들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슬픔의 크기가 아닌 나의 크기입니다. 아이는 점점 자랄 것입니다. 아직은 헐렁한 엄마의 스웨터는 곧 아이의 몸에 꼭 맞게 될 거예요. 스웨터가 작아지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이가 점점 성장하기 때문이고, 슬픔 속에서도 기쁨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지요. 아이는 결국 스스로 깨닫습니다. 스웨터를 꼭 매일 입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요. 옷장에 넣어 두면, 스웨터는 없어지지 않고 그 자리에 계속 존재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을 떠난 엄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는 아이의 곁에 그대로 있을 거예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며 슬픔을 이겨내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말이에요.
타인의 위로가 와닿지 않을 때,
나만의 스웨터를 찾아 보는 건 어떨까요?
하나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아이 옆에는 아빠가 있었죠. 아빠는 아마도 아이에게 유효한 위로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아이가 엄마를 잃었듯, 아빠도 소중한 아내를 잃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었으니까요. 아이가 수영하던 깊은 바다에는 아빠가 함께 있었고, 아이가 그 바다에서 빠져나올 때도 역시 아빠가 함께였습니다.
그러나 상실의 아픔을 같이 견뎌낼 사람 없이 오롯이 혼자 버텨야 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이 아이의 아빠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당장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잘못 없는 주변인들을 탓하는 감정이 들더라도, 잠깐은 괜찮습니다. 자신만의 스웨터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언젠가는 더 단단히 성장할 나 자신을 기대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