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만으로 영원의 시간에 머물게 하는 작가 안셀름 그륀,
그의 문장은 누구나 기다리는 크리스마스 풍경의
놀라운 이면을 보게 하는 은총의 눈이다.”
이 책은 어린 시절, 성탄 전야의 종소리에 심장 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기억을 편지에 적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것은 바로 더 이상 무엇도 필요 없는 ‘충만함’에 대한 기억이다.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이러한 반짝이는 기억은 우리가 다른 어떤 날보다 이 시즌을 고대하는 이유가 된다. 물론 어른이 된 후에는 크리스마스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게 되어 예전만큼 신비롭게 다가오지 않지만, 채워지지 않는 갈망은 훨씬 깊어졌기에 인간 안의 깊은 갈망을 자극하는 이날을 특별히 고대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이 크리스마스는 점점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로 풍경을 이루고 있다. 저자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불안을 달래기 위해 ‘닿을 수만 있다면 더 멀리 가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비로소 멈출 수 있는 고요한(still) 시간이라고 말한다. 고요하게 서서 몸과 영혼의 속도를 맞추는 시간이 바로 크리스마스라고 말해 준다.
신학, 철학, 심리학을 전공한 사제 안셀름 그륀의 문장을 읽을 때 잠시 시간은 멈추고, 비로소 영혼이 몸과 같은 속도로 걷는다. 비로소 내면과 세상 풍경의 이면을 보게 하는 은총이 내린다. 저자가 바라보았던 풍경을 따라 독자 역시 자신만의 시선을 얻을 수 있다.
안셀름 그륀이 모든 어른에게 들려주는 ‘크리스마스의 신비’는 곧 ‘삶의 신비’ 이야기이다. 저자는 수도사로서 자신이 해 온 체험과 같이 독자들도 자신의 영혼 깊은 곳까지 내려가,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고 안내한다. 그러므로 크리스마스는 자신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에게 ‘새로움’을 가져오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이로부터 독자는 자신과 가족을, 시대와 사람들을 다르게 바라볼 영감을 얻는다. 그가 소개하는 캐럴과 트리의 별 장식, 선물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당신이 어디에 있든 고향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깊은 갈망은 바로 그곳에서 충만함을 경험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여지길 바라는 크리스마스가 아닌, 진정으로 원하던 휴식과 기쁨 안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싶어하는 어른들에게 보내는 안셀름 그륀의 더없이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그리고 분명히 책을 여는 순간부터 당신은 이 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