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정원을 가꾸고 싶어하는 여자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정원에서 가꿀 만한 많은 꽃과 나무를 알고 있지만, 여자아이에게는 자기만의 멋지고 독창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여자아이는 자신의 독창성을 통해 주위 사람의 상상력까지 자극하는 주인공이 됩니다.
엄마가 말씀하세요.
“아보카도 씨를 심으면, 자라서 나무가 되는 걸 볼 수 있단다.”
“아바카도도 좋을 것 같아요.
어쩌면 사과나무를 심어도 좋을 것 같아요. 사과마다 풍선을 달아서 사과가 익으면
사뿐히 땅에 떨어지게 할 수도 있잖아요.”
어린이가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 아름답고 시적인 이야기는 이렇게 엄마와 아이의 대화로 시작합니다. 어린이는 정원에 대한 어머니의 평범한 제안을 바탕으로 독특하고 독창적인 생각을 해냅니다. 여자아이의 아름다운 환상 속의 정원에는 요정의 집, 무지개색 코끼리, 떠다니는 사과가 있습니다.
짙은 색채의 그림이 어린 독자들의 상상을 사로잡으며, 공상적인 글은 어린이들의 머릿속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익살스러운 뜻밖의 결말은 어른과 어린이 모두의 고정관념에 도전할 것이다. 여자아이의 독창성에 자극 받아 이웃의 다른 정원에서도 마법이 피어납니다.
이야기에 맞춰 그린 밝고 환상적인 수채 그림뿐 아니라 본문의 운율과 반복이 어린이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과 더불어, 개성에 대한 깊은 메시지가 어린이의 독창적인 표현을 자극할 것입니다. 이 이야기 그림책은 모든 연령층의 어린이와 어른들도 충분히 좋아할 내용으로 꾸며져 있으며, 엄마와 여자아이의 대화를 통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정원을 상상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옮긴이 리뷰
이 책은 정원이라는 소재를 통해 아이의 자유롭고 독창적인 상상력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깔끔한 엄마의 정원에는 꽃들이 줄을 맞추어 반듯반듯하게 심어져 있습니다. 나무는 가지가 고르게 쳐져 있고, 꽃이나 나무를 괴롭히는 벌레도 없습니다. 놀러온 아줌마들은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벌만 보아도 겁먹고 뻣뻣이 굳어버릴 정도입니다.
그런 정원을 바라보며 아이는 자기만의 정원을 꿈꿉니다. 경험 많은 정원사인 엄마는 이런저런 도움말을 주지요. 아보카도는 어떠니, 데이지는 어떠니? 팬지는 어떠니? 하고.
아이는 그것도 좋을 것 같네요. 라고 대답하지만, 그 때마다 혼자만의 상상을 펼칩니다.
아보카도를 심으라는 말에, 사과나무 심는 상상을 합니다. 데이지 대신 키 큰 해바라기를 심고, 그 사이에 파라솔을 세우고 싶어하고요. 파라솔 밑에 모래를 깔고 조개껍데기를 모아놓고 바다의 소리를 듣고 싶어합니다.
아이의 정원은 엄마의 정원과 다릅니다. 줄 맞추어 자라는 꽃과 나무들 대신, 파라솔이 있고 알록달록한 코끼리 조각상이 있고, 요정들이 사는 집이 있지요.
엄마는 달팽이를 쫓는 금잔화를 키우지만, 아이는 달팽이가 살 수 있도록 딸기밭을 만들고 토끼들이 좋아하는 당근을 심고 사슴이 좋아하는 클로버를, 곰이 좋아하는 검은딸기를 심습니다. 아이의 정원에는 무지개도 있습니다.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파란색, 보라색 꽃들이 가득 피어나면 정원에 등을 달아 밤에도 무지개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정원은 아이의 자유로운 상상이 창조한 마법의 공간입니다.
바다 소리가 들리고 무지개가 향기를 내뿜고 요정들이 날아다니는 그 정원에서 아이는 친구들과 코끼리 조각상을 타고 놉니다. 바다와 정원이 한데 만나고 곰과 토끼와 사슴이 사이좋게 뛰어놀지요. 자로 잰 듯 나뉘어 있던 모든 것이 경계를 허물고 하나가 되어 어우러지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 자유로움과 아름다움은 이웃집 정원에도 마법을 꽃피웁니다.
이 책은 현실 속의 정원과 아이의 상상 속 정원을 대조시키면서 어린이의 자유로운 상상의 힘이 얼마나 독창적인지 잘 보여줍니다.
작가는 엄마와 아이가 정원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단순한 구조와 간결한 언어를 사용하여 아름답고 환상적인 세계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상상의 세계는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와 그림 속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아이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생생한 장면, 짙은 꽃향기를 내뿜는 듯한 강렬한 색감은 상상력을 유감없이 자극합니다.
마지막 부분에 이르면 비로소 아이는 엄마에게 먼저 제안합니다. 연못을 만들어 금붕어와 개구리를 키우자고. 그러자 엄마는 그것도 좋겠구나, 하고 말해 줍니다. 아이의 상상을 깨뜨리지 않고 포용해 주는 것이지요. 이렇듯 엄마와 아이는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지점을 넓혀 갑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어린이는 누구나 자기만의 정원을 가꾸고 싶어질 것입니다. 상상 속에서든, 현실 속에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