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간 100주년을 맞이한 『주문 많은 요리점』,
새로운 그림으로 태어나 다시 오늘을 비춘다!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이자 동화작가이며 농업과학자인 미야자와 겐지는 사후 90년이 흘렀음에도 시공간을 뛰어넘어 끊임없이 연구되며 사랑받고 있다. 『비에도 지지 않고』 『은행나무 열매』 『첼로 켜는 고슈』에 이어 ‘미야자와 겐지 컬렉션’ 네 번째로 펴내는 책은 겐지 생전에 출간한 유일한 동화집의 표제작이자 2024년 12월 1일 발행 100주년을 맞이하는 『주문 많은 요리점』이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과 삼라만상의 평등·평화를 염원하고 실천했던 작가는, 두 신사가 산속 요리점에서 겪는 기이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 앞에 겸허할 줄 모르고 생명을 함부로 대하는 인간의 오만함과 이기심, 물질 만능에 빠진 허영심과 허세를 풍자하며 강렬한 경고를 했다. 그러다가는 인간이 잡아먹힐 수 있다고.
그러나 그로부터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인간 중심의 사고가 자처한 환경 파괴로 인해 기후 위기와 생태계 붕괴에 직면해 있다. 인간이 이 아름다운 지구에서 다른 생명체와 함께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 독창적인 해석, 풍부한 질감, 긴장감 넘치는 장면 연출로
100년 전 겐지의 상상을 부활시킨 김진화표 『주문 많은 요리점』!
“나는 이 작은 이야기의 몇몇 조각들이
당신의 투명하고 참된 음식이 되기를 얼마나 바라는지 모릅니다.”
미야자와 겐지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4년, 동화집 『주문 많은 요리점』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리고 100년 뒤 대표 단편동화 「주문 많은 요리점」이 김진화 작가의 그림으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그의 간절한 소망은 우리에게 한층 가깝게 다가왔다.
그동안 쓰고 그린 『여름이 오기 전에』, 그림을 그린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니 꿈이 뭐이가』 등 그림책과 동화, 청소년소설, 논픽션 등 다양한 분야에 수많은 그림을 그린 김진화 작가는 독특하고 개성적인 시각화로 사랑받고 있는데, 이번 작품은 가히 김진화표 『주문 많은 요리점』이라 할 만하다. 100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겐지의 기이한 상상과 현실을 꼬집는 풍자가 김진화 작가의 그림으로 우리 곁으로 온 것이다.
미야자와 겐지 연구자이자 이 글을 옮긴 박종진 번역가는 작품 해설에서 이렇게 말한다.
“김진화 작가의 그림은 ‘주문 많은’ 그림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어떤 『주문 많은 요리점』보다 독창적이고 개성 강한 형상과 색채를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것을 과감히 생략하고 또 과감히 더하면서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콜라주, 판화, 캘리그라피 등을 곁들여 이미지 속에 상징을 숨겨 놓고 장면을 풍부하게 연출해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긴박한 상황을 극대화합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주문을 따라가다 보면, 한순간에 살쾡이의 접시 위에 올려진 두 사람처럼 작가의 상상력 넘치는 그림에 사로잡혔음을 문득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