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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전나무의 땅

뾰족한 전나무의 땅

  • 세라 온 주잇
  • |
  • 휴머니스트
  • |
  • 2024-12-02 출간
  • |
  • 212페이지
  • |
  • 125 X 188 X 10mm
  • |
  • ISBN 9791170872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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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야기하기 기억하기
다가오는 그리움 환대하기

이름 없는 화자가 여름을 보내기 위해 작은 어촌 마을인 더닛 랜딩에 도착한다. 은둔자가 되고자 했던 화자는 하숙집 주인이자 약초 애호가인 ‘토드 부인’의 세심한 환대에 결코 은둔할 수 없는 곳임을 깨닫는다. ‘스위트브라이어’, ‘코스트메리’, ‘발삼’, ‘세이지’, ‘전나무’ 등이 뿌리내린 모습을 바라보며 더닛의 풍경을 그려보고, ‘리틀페이지 선장’, ‘윌리엄’, ‘일라이자 틸리’ 등을 만나 대화하며 그들의 삶을 체험한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모두 애정을 지닌 지역의 토양에서 자라나는 존재들이다. 주잇은 그 존재들을 이야기 속 배경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고유의 서사를 풍부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토드 부인이 우리 이웃의 역사를 전부 이야기해주었다. 같이 어린 시절을 보냈고, 부인의 말을 빌리자면 “저마다 고생을 잔뜩 하고 그 고생의 명암을 전부 깨우칠 때까지” 함께했다.(23쪽)

극단적인 상황과 인물이 없는 《뾰족한 전나무의 땅》은 공동의 기억을 보존하려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동체를 꾸리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과거에 향수를 느끼는 것을 넘어 공동체의 정체성을 가꾸려고 한다. 낮 동안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듣고 온 화자가 토드 부인에게 이야기를 전할 때 토드 부인은 이미 여러 번 들은 말인 걸 알지만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마치 계승되어야 하는 유대감이 있다는 듯. “한 사람이 사회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자기만의 몫을” 수행해야 한다는 듯.
《뾰족한 전나무의 땅》이 더욱 빛나는 건 더닛 랜딩이라는 공동체가 다양성을 살피고 존중한다는 데 있다. 이제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조애나 토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버림받고 품었던 끔찍한 생각 때문에 신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생각해 아무도 찾아오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작은 섬에 혼자 틀어박혀 죽을 때까지 홀로 살아간다. 섬에서 나오라는 사람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이내 공동체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난 삶”을 살기로 정한 조애나를 존중한다. 그럼에도 “고기 잡으러 가는 길에 섬에 들러” 선물 꾸러미를 조용히 두고 오거나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지 세심히 살핀다. 그의 장례식을 치를 때는 조애나가 “줄곧 뭍에 남아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했던 것처럼 다들 지극히 공손”한 태도로 참석하며 한 여성의 개인사를 공동체의 역사로 섬세하고 존중 어린 태도로 귀속시킨다.

세상에는 언니처럼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어.(121쪽)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리듬”
고향, 기억, 죽음, 여성의 서

여성의 세계에 대한, 철저한 여성의 책
1896년 처음 출간된 《뾰족한 전나무의 땅》은 영미권 독자와 평론가로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주잇은 당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로 거듭났으며 헨리 제임스는 “아름다운 작은 성취”, 어슐러 K. 르 귄은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리듬”이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1930년대 이후 《뾰족한 전나무의 땅》은 서서히 잊혔다. 다시 주목받은 건 20세기 후반 페미니즘 비평가들이 이 책을 새롭게 발견하기 시작한 뒤였다. 그들은 그간 이 책이 읽히지 않았던 이유로 ‘여성이 여성에 대해 말하는, 특히 노인 여성에 대해 말하는 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뾰족한 전나무의 땅》에서 가장 주체적이고 사려 깊으며 미래 지향적인 인물은 대부분 여성이다. 그 시대에 요구되었던 ‘종속적인 여성’이 없다. 자유롭게 살아가며 자기만의 방에서 글을 쓰며 생활하는 이름 모를 화자, 남편을 여읜 뒤 허브 사업으로 생계를 꾸리는 토드 부인 등 《뾰족한 전나무의 땅》 속 여성들은 “우리 시간 다 잡아먹을 남자들”과 함께할 생각이 없다.
주잇 역시 평생 남자와 결혼하지 않았다. 줄곧 여성들을 사랑했고 가까운 여성들과 동반자적 관계를 맺었다. 보스턴에서 문학 살롱을 개최하던 애니 필즈와 반지를 교환하고 서약을 낭독하는 등 ‘보스턴 결혼’ 생활을 했으며 윌라 캐더의 모든 초기작을 세심히 읽어주며 소설가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왔다. 캐더에게 건넨 “당신만의 방식으로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그 방식이 새로운 것이라면, 그것이 당신을 두렵게 하게 두지 마세요. ……진실을 쓰고, 그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도록 하거나 떠나게 하세요”라는 조언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여성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죽음, 외딴섬 위로 내리는 갑작스러운 햇살
화자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노인이다. 환갑을 훌쩍 넘었으며 이미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너무 많이 겪었다. ‘포스딕 부인’은 “뱃사람들과 뱃사람의 아내들로 이뤄진 대가족의 어머니였으나, 그들 대부분”을 먼저 떠나보냈고, 토드 부인의 집에 온 날에는 얼마 전 자매 ‘루이자’가 죽었음을 알린다. 그들에게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미 일상이었다.
오랜만에 잔치가 열리자 만남의 기회가 얼마나 값진지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노인들”이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겠구나”라고 말하며 기뻐한다. 노인들은 맞잡은 손을 놓지 못한다. 조만간 다시 만나게 되리라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저 “다음 여름에”라는 말을 애틋하게 반복할 뿐이다. “아직 여름이 우리 것이고 나뭇잎이 초록임에도.”

마을과 사람과 시절에 대한
주잇의 사랑스러운 애착

미국 지방주의 문학의 선구자라는 세간의 평가와 “자기 공간을 향한 나의 애착은 야옹, 하고 운 적 있는 그 어떤 고양이보다도 강하답니다”라고 스스로 묘사한 것처럼 주잇은 자기 공간에 깊이 속한 사람이었다. 어렸을 적에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왕진을 따라다니며 많은 이웃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았고, 어려서부터 앓았던 류머티즘성관절염으로 흙길과 바닷가로 자주 산책을 다녔다. “난 다른 집을 바란 적이 없어”라고 말하는 ‘블래킷 부인’처럼 자연스럽게 지역에 대한 애정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뉴잉글랜드의 생활을 묘사한 《뾰족한 전나무의 땅》을 대표작으로 남긴 것은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겹쳐보기도 했다”라고 말하는 성해나 소설가의 추천사처럼. 독자는 《뾰족한 전나무의 땅》을 읽으며 자신과 관계 맺고 있는, “현재를 꿋꿋이 견뎌내고 함께” 살아가는 모든 기억의 공동체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마을이든 자연이든. 과거에 있든. 미래에 있든.

목차

제1장 돌아옴 _9
제2장 토드 부인 _11
제3장 학교 _18
제4장 학교 창가에서 _22
제5장 리틀페이지 선장 _27
제6장 기다림의 땅 _37
제7장 바다 먼 곳의 섬 _47
제8장 그린 아일랜드 _53
제9장 윌리엄 _69
제10장 페니로열이 자라는 땅 _74
제11장 나이 든 가수들 _81
제12장 낯선 돛 _86
제13장 가여운 조애나 _96
제14장 은둔 생활 _112
제15장 셸히프 아일랜드에서 _122
제16장 대모험 _128
제17장 산길 _137
제18장 보든가 모임 _147
제19장 만찬이 끝나고 _164
제20장 바닷가 따라 걷다가 _172
제21장 뒤돌아본 풍경 _192

해설 | 잔잔한 파도처럼 가만가만 밀려드는 기억들 _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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