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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정치학

비트코인의 정치학

  • 데이비드 걸럼비아
  • |
  • 에코리브르
  • |
  • 2024-11-29 출간
  • |
  • 160페이지
  • |
  • 145 X 210mm
  • |
  • ISBN 978896263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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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2013년 디지털 문화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결제 방식을 점점 더 많이 접하기 시작했다. 이미 적지 않은 디지털 결제 시스템이 등장했지만, 비트코인은 다르다고 얘기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웨어 암호 기술에 기초했고, 둘째 2013년 내내 비트코인은 미국 달러 같은 공식적인 세계 통화와 비교해 가치가 급상승했다.
그때까지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공학자와 그들의 업적을 따르는 사람들의 몫이었다. 정치와 경제에 주목하면서 비트코인을 관찰하던 사람들에게는 비트코인의 폭발적 가치 상승보다 더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요컨대 이 같은 신기술이라는 이름으로, 극단주의적 문헌에만 국한되던 극단주의적 사고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주목을 극단주의적 문헌 밖에서 받고 있었다. 자유연맹·존 버치 협회·민병대 운동·티 파티 같은 극우 집단, 앨릭스 존스나 데이비드 아이크 같은 음모론자, 폭스 미디어 그룹과 일부 우익 정치인처럼 정도가 덜한 우파 대변자들에 의해서만 전파되던 도그마가 이제는 이런 생각들의 기원이나 현대 정치에서 이런 생각들의 기능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은 단순히 이단적이거나 반대 의견이 아니라 우파 이데올로그들이 의도적으로 개발해 공표한 총체적인 세계관의 일부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시행하는 것과 같은 중앙은행 업무는 사람들에게서 ‘가치를 훔쳐’ 현재 그 가치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넘겨주는 교묘한 음모다. 세계 금융 체제는 중앙은행의 정책, 특히 지급준비제도로 인해 파산 일보 직전에 있다. 금 같은 ‘경화’는 이런 예고된 붕괴에 무의미한 보호망을 제공할 뿐이다.
비트코인이 이런 극단주의적 생각들을 어떻게 체화했는지를 이해하려면, 비트코인을 두 가지 폭넓은 분석 틀 안에서 살펴봐야 한다. 우선 사이버 자유지상주의라고 일컫는 현상이다. 사이버 자유지상주의를 가장 기본적이고 한정된 형태로 보면, “정부는 인터넷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사이버 자유지상주의 교리는 진공 상태에서 발전하지 않았다. 사이버 자유지상주의는 현대 정치의 많은 측면에서 확연하게 볼 수 있는 지대한 우편향 풍조에 잘 들어맞는다. 이는 미국에서 보통 자유지상주의라고 부르는 노골적인 정치적·경제적 독트린과 실천, 그리고 분석가들이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좀 덜 노골적인 독트린과의 연결을 검토하면 확실해진다. 이들의 작업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하는 인물은 경제사학자이자 경제 이론가인 필립 미로우스키(Philip Mirowski)로,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걸럼비아는 분석 과정에서 미로우스키의 연구에 의존했다.


이 책의 목표
비트코인과 관련해서는 기술·역사 등 언급할 것들이 많지만, 이 책의 관심사는 아니다. 이 책의 목표는 밀턴 프리드먼의 시카고학파부터 연방준비제도 음모론자들의 노골적인 극단주의까지 침투한 이념들에서 비트코인이 기반으로 삼는 정치적·경제적 사상이 얼마나 많이 직접적으로 도출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믿는’ 많은 사람이 자신은 이런 이론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극우에서 도출되는 가정과 개념에 빈번하게 기대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과 그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이 제자리를 잡으면서, 그것들은 극우 정치와 관련해서만 의미 있는 요구를 충족시켜준다. 그러므로 이런 정치에 공감하지 않는 이들은 우리 주변의 담론에서 거론되는 정치적 용어와 개념에 의구심을 갖고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


자유와 정부
비트코인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와 ‘정부’인데, 둘 다 사이버 자유지상주의자와 정치적 자유지상주자의 수사에서 핵심이다. 이때 ‘자유’는 ‘자유 시장’이라는 표현에서 사용하는 ‘자유’, 즉 정부 규제로부터의 자유와 일치한다. 사이버 자유지상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정부는 본질적으로 소극적 자유를 줄이기 위해서만 존재한다. ‘자유’롭다는 것은 단지 정부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다. “정부는 인터넷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사이버 자유지상주의의 핵심 신념은 정부가 인간의 자유를 장려하는 게 아니라 줄이기 위해 존재한다는 게 사실일 때에만 진정으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우파가 아닌 대부분의 정치 이론에서 정부는 적지 않은 부분에서 인간의 자유를 장려하기 위해 존재한다.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
대부분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화폐로 처음 접한다. 비트코인은 전적으로 디지털 ‘객체’다. 다른 어떤 통화로도 거래할 수 있는 것처럼 비트코인을 사고팔고, 거래하고, 다른 통화와 교환할 수 있다. 미국 달러나 유로로 살 수 있는 거래소도 있다. 모든 통화처럼 이 거래가 이뤄지는 환율이 있고, 이 환율은 지속적으로 변한다. 비트코인 ‘가격’을 말할 때, 이는 보통 세계 통화들 가운데 하나와 관련이 있다.
달러를 비롯해 다른 형태의 디지털 화폐처럼 사용자들은 비트코인을 ‘은행’ 같은 계좌에 저장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대체로 이는 전형적인 은행이 아니라 이 목적을 위해 특별히 만든 교환소다. 다른 형태의 디지털 화폐와 달리 사용자들은 ‘비트코인 지갑’이라는 소프트웨어 일부를 자기 컴퓨터에서 작동시킬 수 있고, 자신의 비트코인을 온라인 계좌가 아니라 그곳에 저장할 수 있다. 이런 목적으로 설립된 많은 거래소 가운데 하나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전송할 수 있고, 다른 사용자의 지갑으로 그 지갑의 소유자가 제공하는 주소를 이용해 바로 보낼 수도 있다.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는 단일한 물리적 장소나 하나의 가상 ‘클라우드’ 위치에 존재하지 않는다.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쓴 저자의 2008년 논문 〈비트코인: P2P 전자 화폐 시스템〉을 기점으로 한다. 비트코인을 개발하고 초기에 그걸 채택하는 데 관련된 사람들은 대부분 아주 특수한 기술·정치적 세계관에 오랫동안 엄청난 신뢰를 부여해왔는데, 그 세계관은 명백한 우파 사고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대체로 근시안적인 기술 유토피아니즘과 결합되어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도 비트코인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고 있다는 초기의 선언문에서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에 대한 극단주의적 주장에 기대어 이 시스템의 탄생을 정당화했다. “전통적 통화의 근본적인 문제는 그것을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믿음이다. 중앙은행이 통화를 평가 절하하지 않는다고 믿어야 하지만, 불환 통화의 역사는 이 믿음의 위반으로 가득 차 있다. 은행이 우리 돈을 보유하고 그 돈을 전자적으로 전환해준다고 믿어야 하지만, 은행은 겨우 일부만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신용 거품의 물결 속에서 우리 돈을 대출해준다.” 역설적으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이 ‘평가 절하’에 안전할 것이라는 자신의 신념이 오류투성이인 통화주의적 인플레이션 개념에 근거를 두고 있거나, 비트코인 자체가 신용 거품과 부분적인 지급준비금 예치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걸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화폐란 무엇이고,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옹호자들은 비트코인을 새로운 형태의 화폐로 홍보한다. 화폐와 통화는 동일하지 않다. ‘화폐’는 교환 수단, 가치 저장, 계산 단위 등 세 가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교환 수단은 토큰(반드시 물리적일 필요는 없다. 회계장부의 기입에 불과할 수도 있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파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의미다. 가치 저장은 토큰이 저축 가능하고, (일정 수준의 내재적 변동성은 있지만) 구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토큰에 의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계산 단위는 가치 측정이라고 일컫기도 하는데, 시장에서 제품의 가치, 말하자면 가격을 결정하는 데 토큰이 쓰인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이 세 가지 고전적 기능 가운데 비트코인이 교환 수단으로만 쓰인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비트코인으로 제품을 사고파는 것은 가능하다. ‘교환 수단’을 화폐의 ‘통화 기능’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사실상 무엇이든 교환 수단으로 쓰일 수 있고, 항공 마일리지·신용카드 보너스 점수·상점의 쿠폰 등 오늘날 비화폐적 교환 수단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대체 통화는 국가 주권 자체는 말할 것도 없고 국가의 화폐 주권에도 아무런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트코인 옹호자들은 화폐라는 용어가 단지 교환 수단에만 해당되는 것처럼 걸핏하면 화폐를 재정의하려 한다.
비트코인이 계산 단위나 가치 측정 기능을 수행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비트코인으로만 상품 가격을 매기는 시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드물고, 이 가격이 비트코인하고만 관련해서 존재하는 것은 더욱 드물다. 다시 말해 ‘실크 로드’처럼 악명 높은 다크 웹 마약 시장과 다양한 그 파생물조차 가격을 명목상 비트코인으로 올리지만, 세계의 공식 통화로 표시된 가치에 맞추어 상품의 비트코인 가격을 정한다.
세 번째 기능인 가치 저장은 비트코인의 근본적이면서도 가장 흥미로운 장애물인데, 음모론적 경제 사고가 소프트웨어 그 자체의 구조와 사용에 아주 명확하게 연루되어 있는 기능이다. 비트코인이 이렇게 잘 알려진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비트코인의 변동성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그 가격이 1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을 때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원래 가치에서 400퍼센트(2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성장했다는 것은 같은 기간에 가치의 80퍼센트를 잃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이해하는 화폐 기능은 이 세 가지 특징을 가진 물체로만 충족되지, 사물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가 아니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의 모순
비트코인이 부패한 중앙은행의 통화를 대체할 것으로 상정하기 때문에, 그 성공은 비트코인의 광범위한 채택을 의미한다. 그러나 ‘광범위한 채택’에는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일부 사람들이 그처럼 싫어하는 바로 그 은행가와 금융가 그리고 정치가들의 채택을 원천적으로 포함하고, 따라서 광범위한 채택의 징조는 비트코인 이상의 불행한 부패로 받아들여진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그 광범위한 채택이 초래할 것으로 추정되는 목표, 곧 ‘국민 국가 종식’이나 최소한 화폐와 관련한 국민 국가의 ‘전제 정치’를 종식시킬 것으로 여겨진다. 비트코인이 사실상 더 광범위하게 채택되었는데도 국민 국가나 지급준비은행에 실질적으로 아무런 충격도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실망스러운 실패로 간주된다.
비트코인이 2013년 11월 29일 1124.7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을 때, 사이버 자유지상주의 신봉자들이 이번 폭등과 과거의 비슷한 폭등이 비트코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축하했다. 폭등이 무엇인가의 징조임은 분명했지만, 옹호자들이 홍보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이 새로운 형태의 화폐나 통화가 될 가능성을 그러한 폭등이 마치 증명이라도 한 것처럼 축하했다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그 어떤 전통적인 경제 이론에 따르더라도 그런 폭등이 증명하는 것은 비트코인이 정부를 쓰러뜨리는 새로운 통화라는 게 아니라, 반대로 그런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서 가치 저장 기능을 할 수 없는데, 이러한 기능은 화폐에서 핵심적인 것이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의 모순적인 사이버 자유지상주의적 사고방식을 비트코인 ‘암살 시장’을 설립한 일명 ‘산주로(Sanjuro)’라는 인물의 태도보다 더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없다. 산주로는 정치인을 살해하도록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모든 정부를 모든 곳에서 파괴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무정부적 종말은 “세계를 더 좋게 변화시켜서 저인망식 팬옵티콘 감시, 핵무기, 군대, 억압, 화폐 조작, 무역 제한 등이 없는 세계”를 만들 것이라고 한다. 이데올로기로 시야가 좁아진 사람만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대표자를 살해하고, 그래서 정부 자체를 소멸시키면 이런 모든 문제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상상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무정부 자본주의, 승자독식, 신봉건주의 등 극단적 우파의 정치적 시각이다. 아울러 비트코인은 물론 다른 암호 화폐와 블록체인 공동체의 너무나 많은 사람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어떻든 이런 정치적 시각을 실현하려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하지만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면서 소프트웨어 설계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비전을 실현하려는 엔지니어들, 이데올로그들의 권력을 우리는 신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런 권력과 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스스로 정치 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알고리즘 플랫폼 사이의 전쟁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구축해 해체하려는 정치권력을 재천명하는 것이다.

목차

1 비트코인, 디지털 문화 그리고 우파 정치
2 중앙은행, 인플레이션 그리고 우파 극단주의
3 비트코인 개요
4 중앙은행 음모론
5 정치 프로그램으로서 소프트웨어
6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미래

감사의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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