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극장의 등장을 시작으로 한 근대 초기의 한국 연극사를 다룬 우수진 교수의 『한국 근대연극의 형성』을 개정하여 새롭게 내놓는다. 이 책은 1910년대 신파극을 다룬 박사논문인 「근대연극과 센티멘털리티의 형성」을 확장, 보완하여 1900년 전후에서 1920년에 이르는 근대연극사로 재구성한 것으로, 공공극장과 신파극의 대중적 문화지형을 총체적으로 살핀다.
한국 근대연극은 공공극장이라는 새로운 문화적 환경 안에서 신파극이라는 새로운 연극 형식으로 경험되면서 시작되었다. 공공극장은 누구에게나 개방적이면서도 상업적인 공간이었으며, 근대적인 관객대중을 탄생시켰다. 신파극은 당시 상업적인 멜로드라마 이상의 것이었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연극성을 관객 대중과 조선 사회 전반에 경험시켰다. 이 책은 공공극장의 등장을 시작으로 협률사 폐지론과 연극개량/론의 전개, 원각사의 ‘신연극’ 실험, 신파극의 등장과 전개 및 연쇄극에 이르는 근대 초기의 연극사를 포괄하여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이 책은 연극사적인 사실의 기술보다 사실들 사이에 놓여 있는 문화적 의미와 그것의 근대성을 구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극은 무엇보다도 근대적 대중문화의 살아 있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희곡을 문학 텍스트가 아닌 동시대의 살아 있는 연극으로 재발견하고, 한국 희곡과 연극의 특수성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