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고이즈미 야쿠모(라프카디오 헌)의 대표작인 『괴담(怪談)』이 출판된 지 120주년이 되는 해이자 서거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04년에 출판된 『괴담』은 고이즈미 야쿠모가 부인 세츠에게 들은 일본 각지에 전해지는 전설, 유령 이야기들을 모아 독자적인 해석을 더해 풍부한 감성이 넘치는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모은 책이다. 초판본에는 괴담 17편과, 에세이 3편이 담겨 있다.
한국판 『괴담』에서는 초판본에 실린 작품 중에서 일본의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는 대표적인 이야기 8편과 1902년에 출간한 『골동(骨董)』에 실린 전설 및 유령 이야기 5편을 엄선해 소개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고이즈미 야쿠모라는 작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슈테판 츠바이크가 야쿠모에 대해 쓴 평전을 실었다.
아름다운 빛깔의 부드러운 꽃잎 여러 장이 꽃술을 감싸고 있듯이 이 글들은 가장 깊은 한 가운데에 어떤 무형의 것, 어떤 궁극의 아련한 향기를 감싸고 있다. _슈테판 츠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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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즈미 씨 이상으로 일본을 이해하는 외국인 관찰자는 없었다”
_일본의 민속학자, 야나기타 쿠니오-
★ 상세한 과학적 정확함이 섬세하고 유화하며, 화려한 문체가 이처럼 잘 결합된 예는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진정으로 깊이 있는 독창적인 작품을 만나면, 우리들은 리하르트 바그너가 이야기한 언어의 진실과 마주할 수 밖에 없다. "모든 이해는 사랑을 통해서만 우리들에게 다다른다"
_영국 일본 연구학자, 바질 첸바렌-
★ "설녀"와 "귀없는 호이치"는 작가 이상으로 작품 지명도가 높습니다. 심플한 문체로 기괴한 미와 공포를 그리며, 인간과 이승을 잇는 감각을 나타낸『괴담』은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읽히고 있습니다.
_고이즈미 야쿠모 기념관 HP
그는 마흔이 되던 해에 처음으로 일본 땅을 밟았다. 1890년 4월 일본에 간 후, 시마네현에 정착해 영어교사로 부임한 헌은 몰락한 무사 집안의 딸 고이즈미 세츠와 결혼하고, 고이즈미 야쿠모라는 새 이름을 사용했다. 그는 도쿄제국대학(도쿄대학), 와세다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면서, 일본 각지에 남겨진 민화와 전승문학 등을 수집해 문학작품으로 발표하며 서양에 일본을 널리 알리는 작가로도 활동했다. 그가 남긴 작품들은 일본의 옛 문화와 풍습을 전 세계로 알리는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일본인들에게도 자신들의 옛 문화와 풍습을 전하는 역할을 했다.
그의 많은 작품 중에서도 우리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골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수채화의 담색처럼 잔잔한, 백 년 전의 ‘무서운 이야기’가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고이즈미 야쿠모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