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으로의 여행을 탐구한 작가,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성장 소설!
선과 악이라는 두 가지 세계를 결합한 ‘아브락사스’를 향한 전진.
그것은 ‘나’와 ‘또다른 나’였던 데미안을 만나 하나가 되는 길이었다.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려는 모든 청춘들의 성장통을 그린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이자 자전적 소설,《데미안》. 《데미안》은 1919년 ‘에밀 싱클레어Emil Sinclair’라는 필명으로 처음 발표된 후, 제1차 세계대전으로 실의에 빠져 있는 독일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 후 지금까지 방황과 혼돈을 겪는 청춘들의 필독서로 자리 매김해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통과의례를 겪는 이들에게 소중한 지침을 주는 책이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싱클레어’라는 이름은 앵글로-프랑스어의 합성어로 어둠을 의미하는 앞음절 ‘sin’과 빛을 의미하는 뒤음절 ‘clair’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 이름 자체에 빛과 어둠, 선과 악이라는 이분화된 세계가 담겨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 소설은 주인공이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오가며 자신에게 의미있는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자아와 타자의 합일을 이루어내는 내용이다.
선으로 대표되는 아버지의 세계에서 악으로 통하는 어두운 세계로 싱클레어를 끌어내는 크로머는 새롭게 등장한 구원자 데미안을 통해 제거된다. 그때부터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함께하며 그처럼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등 그를 닮기를 희망하게 된다. 그리고 밝은 세상과 어두운 세상을 결합한 아브락사스로 넘어가는 길에서 함께 계속 성장해간다. 이 길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향한 길임과 동시에 ‘나의 밖’에 존재하던 ‘또 다른 나’ 데미안과 하나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 결국 자아와 타아는 둘이 아니라 하나이며, 거울에 비친 나를 인식하듯 서로가 서로를 마주하고 소통하며 자아를 완성해간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이것은 이 책의 제목이 주인공 싱클레어의 이름 대신 그의 동반자인 데미안의 이름 채택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결국 우리 모두는 타아와의 교류와 합일을 통해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향하는 길을 찾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러 번 읽어도 매번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고전,《데미안》.
나이에 상관없이 ‘참된 나’를 찾아가는 모든 인생의 여정에서
마법 같은 지혜를 주는 책!
데미안이라는 캐릭터는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난 시인’이라고 불리는 헤르만 헤세가 현대인의 삶이 주는 딜레마에 대한 해답으로 ‘마법적 사고’를 발견하는 시작점이 된다. ‘데미안, 어느 젊은 시절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소설의 서장은 “사람들 저마다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나아가는 하나의 길이고, 하나의 길을 가려는 시도이며, 하나의 오솔길의 암시이다. 일찍이 어떤 인간도 오롯이 자기 자신이었던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마다는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평생토록 ‘참된 나’를 찾기 위해 인생을 산다고 할 수 있다. 그 길에서 어린아이고, 청년이고, 장년이고 상관 없이 공평하게 고난과 역경 그리고 아픔을 겪는다. 그 방황은 대부분 인생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된다. 그렇기에 《데미안》은 성장 소설임과 동시에 인생 소설이기도 하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읽어도 좋은 책인 것이다. 이것은 《데미안》을 읽은 독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이 책을 꺼내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책 속에서 데미안은 그 유명한 문장,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그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라는 메모를 주인공 싱클레어 에게 보내 그가 자기 인식의 눈을 뜨게 돕는다. 이것은 마치 소설 《데미안》이 지금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싱클레어처럼 소설《데미안》이 던지는 메시지로 자기 인식에 도달하고픈 욕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싱클레어처럼 맹렬한 불꽃 같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인간 저마다를 위한 진정한 사명은 단 하나,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이었다. (…) 우리 저마다의 본분은 임의적인 운명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운명을 찾아 그 삶을 자기 자신 안에서 온전하고 결연하게 살아내는 것이었다. (…) 그런 존재의 의미를 내 안에서 느끼고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것만이 나의 본분이었다.”
자기를 향해 나아가려는 하나의 시도
_‘독후감’: 윤성근(작가)
(…)《데미안》을 예로 들자면, 독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만한 요소가 많은 책이다. 일단은 내용이 재밌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들의 작품이 대개 그렇듯 현학적이거나 너무 거창한 주제의식을 드러내지 않고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성장소설처럼 읽힌다. 《데미안》은 총 여덟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을 따로 떼어 독립적인 작품이라 해도 좋을 만큼 완성도도 뛰어나다. 가장 훌륭한 점은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어도 그때마다 늘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이 소설엔 놀라운 암시와 상징성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좋은 책은 반복해서 읽었을 때 진가가 드러난다. 헌책방에서 《데미안》을 사는 손님들에게도 물어보면 이 책을 처음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릴 적에 읽었는데 문득 또 생각이 나서요.” 이런 대답을 자주 듣는다. 그리고 문득 《데미안》이 생각난 사람들은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품은 이들이 많다.
(…) 이 소설을 쓸 당시 헤세 역시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다. 서점 직원으로 일하며 글쓰기를 시작한 그는 작가로서 입지를 쌓았지만, 곧 유럽에 전쟁이 일어났고 아내와 아들의 건강이 몹시 나빠졌다. 급기야 헤세 자신도 정신적인 위기에 빠져 한동안 심리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를 담당했던 의사는 카를 구스타프 융의 제자인 요제프 베른하르트 랑 박사다.
《데미안》은 바로 이런 시기를 거치며 탄생한, 어떻게 보면 작가 자신의 진솔한 고백과도 같은 소설이다. 따라서 《데미안》에는 헤세의 자전적인 요소와 함께 융의 정신분석 이론에 영향을 받은 흔적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길지 않은 이 소설은 쉽게 읽히면서도 한 번만 읽고 끝내기엔 어쩐지 맛을 다 보지 못한 것 같은, 묘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나 역시 《데미안》을 고등학교 1학년 때 동네 헌책방에서 찾아 읽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껏 십여 번이나 다시 읽었다.
(…) 나는 이제 헌책방에서 다양한 손님들을 만날 때면 그들의 삶과 고민도 각각의 길이라는 걸 안다. 그 길은 하나로 정해지지 않고 저마다의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인 내 삶도 그 어디 즈음에 가느다란 길 하나를 만들어내고 있다. 길은 세계를 향해 끝없이 밖으로 뻗으며 동시에 나 자신에게로 나아가려는 하나의 아름다운 시도이다.
■■■새롭게 펴내는 ‘책세상 세계문학’은 이전 ‘책세상문고ㆍ세계문학’이 영미나 유럽 문학 중심의 세계문학 소개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3세계 문학에서 고전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 이념과 장르를 막론하고 문학이라 불리는 모든 형태의 텍스트를 선보였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지향점은 이어가되 작품 목록은 전면 재구성해, 고답적인 분위기는 덜어내고 젊고 현대적인 시각과 감각을 불어넣어 감성과 향수를 고양하는 문학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번역과 장정에 공들인 고품격 세계문학을 추구한다. ‘원문에 충실한 정확하고 우리말다운 번역’, ‘책 속에 들어 있는 또 하나의 작품 독후감’, ‘신뢰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담은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 ‘작품의 개성을 살린 유니크한 디자인과 장정’을 바탕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읽어보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제대로 만든, 함께 읽는’ 책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 고전은 단순히 이름만으로 존재하는 낡은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지성의 토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