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꼭 가야 한다’라는 가치관의 변화
경제 성장과 더불어 공부를 통한 신분 상승이 가능하던 시절, 학교는 절대적인 지위를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고학력 실업자가 흔해진 상황에서 학교는 아이들에게 확고한 정당성을 가지기 힘들어졌다. 학교를 강요하는 부모들 입장 역시 마찬가지다. 학교를 통한 결과물을 흔쾌하게 내보여줄 수 없다 보니 아이에게 등교를 강요하기도 어렵다. 어느 순간 아이들에게 학교는 꼭 가야 하는 곳이 아니게 되었다.
더구나 학교는 많은 아이들에게 ‘뜻대로 되지 않는 곳’이다. 학교 규칙에 따라 행동이 제한되고,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며,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학습을 해야 한다. 이러한 학교의 속성이 등교 거부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 살아가려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불쾌감을 해소하고 환경과의 조화를 경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늘 부적응 상태로 남기 때문이다. 즉 아이가 사회적 존재로 성장하려면, ‘뜻대로 되지 않는 경험’의 가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요즘 애들은 정말 문제야”라는 말!
그렇다면 등교를 거부하는 행위가 단지 요즘 시대에만 나타나는 아이들만의 문제일까? 당연히 아니다. 등교 거부라는 사회적 현상은 현시점에 불쑥 나타난 행태는 아니다. 사회 분위기에 따라 그 원인이 되는 이유도 바뀌어 왔으며,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다. 그럼에도 언제부턴가 ‘등교 거부’가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는 이유는 몇몇 아이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2022년 초등학교·중학교의 등교 거부 학생 수가 29만 9,048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5만 4,108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정확한 통계자료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을 정도로 그 수가 늘고 있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 그 원인이나 이유는 다르지만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에 관한 문제는 늘 있었다. 다만 현대 사회에서 그 수가 급증하고 있는 데는 기존의 이유 외에 또 다른 원인이 있는 게 아닐까? 이에 저자는 책에서 이런 등교 거부의 문제를,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올바른 관계성을 세우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유아기 시절 부모의 시의적절한 훈육을 통해 옳고 그름, 해서는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 잘못을 개선하는 방법, 세상에는 내가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등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라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거부당하거나 불쾌감을 느꼈을 때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을 부모로부터 배우지 못했다. 즉 사회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곳’이라는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리고 ‘학교’는 아이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내 뜻이 통하지 않는 불쾌한 장소가 되었다. 이는 아이들의 등교 거부로까지 이어졌다.
아이를 칭찬으로만 키우는 게
능사는 아니다!
‘아이는 칭찬으로 키워야 한다’, ‘야단치면 자칫 아이의 기가 죽는다’, ‘칭찬해야 아이의 능력이 제대로 드러난다’…. 이렇게 아이를 칭찬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인 ‘내’가 꾸짖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 선생님도 교육을 위한 훈육조차 하기 어려워졌다. 내 아이가 혼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꾸짖는’ 행위 자체가 엄청나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칭찬만 많이 받고 자란 아이들이라면 학교생활도 잘하고 사회생활도 잘해야 하는 게 맞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거 같다. 물론 아이를 ‘칭찬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칭찬’이라는 접근법이 아이들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만능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칭찬이 아이를 성장시킬 수도 있지만 절대 칭찬해서는 안 되는 일도 많다. 아이들에게는 적절한 꾸중이 제대로 사회에 적응하는 방법을 알려 주거나 문제 행동을 개선할 수 있는 깨달음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들인데, 왜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걸까? 무엇이 문제인 걸까? 이 책은 현대를 사는 아이들의 이런 부적응과 문제 행동에서 많이 보이는 ‘구조’를 그리고 있다. 저자는 기존에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고방식이나 접근법과는 다르게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를 분석했다.
책을 통해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꾸짖음’의 중요성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부적응 행동과 문제점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어, 아이를 꾸짖는 것이 단순한 통제나 훈육이 아니라 그들의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