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모두 10장으로 나뉘어 편집, 출생부터 장례, 제례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에 따른 발원문 38편을 담아 놓았다. 각 장마다 권영순 작가(여성 불자 108인)의 그림과 적절한 선시(禪詩)와 경전 구절 등을 곁들여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또한, 이기향 불교여성개발원장의 머리말처럼 7세부터 일흔이 넘은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불자들이 직접 작성한 발원문을 모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색이자 가장 큰 장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그대 향한 길』 발원문을 바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한국불교의 밝은 미래가 보이는 것도 바로 그런 까닭에서이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다양한 연령대의 불자들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가정이나 일터에서 기도하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입니다. (중략)
삶 속에서 의욕과 방향을 잃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발원을 통해 길을 찾을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저도 어려울 때마다 초심 발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부디 많은 불자들이 발원을 생활화하여 한국불교가 발전하고 향상되는 계기를 만들어 갈 수 있길 발원해 봅니다.”
- 이기향 불교여성개발원장의 머리말 중에서
시대에 따라 발원문의 내용이 약간 다르긴 하겠지만, 국가의 안녕과 세계 평화, 불교 발전 등 거국적인 발원 외에 개인적인 발원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자식이 없는 사람은 자식 얻기를 바라고, 병든 사람은 쾌차를 바라며, 돌아가신 부모 형제 일가친지의 극락왕생을 발원한다.
우리나라가 출산율 세계 최하위국이라는 안타까움 때문인지 손자 탄생을 축하하는 발원문과 안태 의례 발원문, 백일·돌 의례 발원문, 영유아 마정 의례 발원문이 눈에 띈다.
“저희 부부가 여러 생의 깊은 인연으로
◯◯이를 만나게 되는 소중한 생명의 작용이
시작됨을 부처님께 감사드리며,
◯◯이가 태중에서 편안하고 안전하며
부처님의 가피로 건강하게 자랄 것을 발원드립니다.”
-오기남, 안태 의례 발원문 중에서
일곱 살 태건와 승건이의 그림일기는 유치원 환경 교육의 중요성, 지구 환경을 염려하는 속 깊은 유치원생의 면모를 보여주는 듯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저의 소원은 지구의 열이 다 빠져나가서
(지구가) 시원해지면 좋겠어요.”
-7세, 육태건
“지구가 아프지 않고 발전해서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7세, 육승건
요즘 초등학생의 공부 고민을 엿볼 수 있는 호서의 발원문 등 38명의 진솔한 발원문을 읽으면서 그대 향한 길, 우리 인생의 큰 스승이신 부처님, 그리고 우리 곁의 수많은 부처님들에게 향한 길이 활짝 열리는 듯하다.
“나의 첫 번째 소원은 공부를 잘하는 것입니다.
공부할 때 집중하고, 책을 많이 읽고,
시험을 잘 봐야 좋은 대학교에 갈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재미있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호서의 발원문 중
살아가면서 가슴 속 깊이 품은 소원을 글로 적은 발원문이야말로 부처님과의 대화요, 약속이자 불자들의 신행과 수행, 기도의 시작이자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을 때, 가족 친지, 이웃을 응원해 주고 싶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발원문을 작성해 보고, 직접 읽으면서 기도하면 기적 같은 성취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발원문 한 편 한 편마다 감동하고, 행복해지는 것은 단지 다른 사람의 발원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발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발원문을 통해 자신의 각오를 새로이 하고, 부처님께 약속드린다면 삶이 훨씬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