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주제 : “같은 항로를 향한 목표를 만들기”
내향형 인물들, 수다 삼매경에 빠지다
다소 내향적인 인물들은 모임에 나가는 것이 늘 마뜩잖다. 목소리를 내는 순간, 수십개의 눈이 자신을 주목하는 것이 총알받이가 된 것마냥 불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13인이 ‘같은 항로’를 가진 한 배에 타니 상황이 달라졌다. 이 배의 목적지는 명확하다. 그러니 하나의 방향을 향해 하나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게 된다. 게다가 그 목소리는 힘이 있고 우렁차다.
배를 타기 전 이들의 목표는 ‘직장 생활에서 승승장구’, ‘업무에서 보람 찾기’, ‘삼성맨의 자부심에 먹칠하지 않기’ 등 무척이나 다양했다. 하지만 출항이 목적이 되니 방향성은 하나로 정해졌다.
‘우리를 따라 올 다른 작은 배들의 선두주자가 되어 난파됨 없이 안전하게 길잡이가 되기’ 이 웅장한 목적으로 뭉쳤고, 그 이야기들을 책으로 내고자 했다.
물론 책을 쓰는 건 처음이다. 하지만 어설프게 하고 싶지는 않았던 그들은 제대로 된 목차가 나올 때까지 끝없이 토론을 했고, 그렇게 해서 다섯 가지의 커다란 줄기를 만들었다. 가장 큰 이야기는 사회인이 되기 위해 준비한 과정부터 신입사원 때 좌충우돌 했던 시간들이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버린 업무를 하면서 때로는 무기력해지는 이들에게도 꿈과 미래를 그리던 신입사원 시절이 있었다. 13명의 색깔이 다양한 만큼 신입사원의 시작도 각기 다르다.
지금 이 책을 읽는 독자들과 비슷한 상황이거나 다를 수도 있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대를 얻기도 하고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을 떠올려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 이야기는 성장 과정이다. 같은 회사에서도 승진 과정은 매우 다양했다.
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아 좌절하던 순간도 있고, 이를 기회로 삼아 더 도약한 적도 있다. 누군가는 생각지도 않던 시기에 갑자기 승진의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몇 번이고 고사했던 경험도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혹시 자신의 자리가 의심스럽거나 승진이라는 절호의 기회에 오히려 두려움이 짓눌러 망설이고 있는 사람, 혹은 주변의 승승장구에 조금은 의기소침에 있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세 번째 이야기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기혼이라면 늘 논하게 되는 육아이다.
출산과 육아를 겪으면서 고비라고 느꼈던 것이 새로운 전환점이 된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더욱 성장한 이야기를 담았다.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육아가 부담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거쳐 가는 과정임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네 번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자기계발 이야기를 담았다.
회사 내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직장인들은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한다는 것은 회사 생활을 하는 데 긍정적인 동력이 된다. 정체되어 있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은 일을 마주할 때도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20년 간의 직장생활 뒤에는 무엇이 남는지 궁금한 사회 초년생이라면 이 책을 보면서 상상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각자가 마주한 상황과 목표에 맞춰가며 보는 것이 좋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당신들의 미래를 상상하고 계획해 보는 것도 책의 재미 중 하나다.
마지막 이야기는 이들 13인에게 ‘일은 어떠한 의미’인지 즉, 사회생활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겪으며 생각하고 배운 것들에 대해,
‘우리가 했으니 당신들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의 이야기를 담았다.
회사 생활이 힘들 때, 그만두고 싶을 때,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회 초년생들이라면
선배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러한 과정을 이겨냈을지에 대한 궁극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습습, 후후’
삶의 호흡이 거칠어 질수록
우리는 늘 누군가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13인의 삼성맨들이 처음 모임을 가진 것은 단순한 학습이 주요 목적이었다.
이들은 하나씩 자신들이 목표로 세운 것들을 이루면서 ‘함께’일 때 거대해지는 힘의 원리를 알게 되었고, 하나의 목표를 이룬 뒤에는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갔다.
이 책도 그러한 목표 중 하나로 시작되었다. 돌이켜 보면 아마도 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목표였을 것이다. 그 전까지 그들은 서로에게 무엇을 강요하지 않았다. 퍼실리테이터 자격증을 취득할 때도, 새로운 것들을 할 때마다 참여도 자유로웠다.
그러나 책은 달랐다. 13인 모두가 참여해 20년간 새겨온 모든 경험을 털어놓기로 했다.
처음 이들은 자신들의 다양한 경험을 누군가와 나눠야 한다는 부담감과 과연 우리의 이야기가 책으로 남길만한 것인지에 확신이 없어 부정적인 의견이 오랫동안 팽배했다.
결국에 책을 쓰기로 합의를 한 후에도 주제와 독자 선정을 하는 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이들이 쓰고 싶은 책과 팔릴 법한 책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줄이고, 책의 주제와 목적과 예비 독자를 정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와 독자가 듣고 싶어 할 법한 이야기를 찾느라 치열하게 대화를 나누는 과정은 흡사 경쟁사에 누출되지 않도록 기밀 문서를 만들어 내는 과정과 같았다.
수 십 번의 퇴고 과정을 거쳐 탈고해 낸 책을 다시 읽어본 이들은 누군가 과거의 자신을 꼭 안아주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이들의 느낌이 맞았다. 13인의 의기투합이 만들어낸 책은 꽤 그럴 듯한 보람이 있었다.
“지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언제까지나 그렇지는 않아.”
이들의 의기투합은 이런 위로가 들리는 책이 되었다.
묵묵히 나의 길을 가는 것이
곧 용기가 되는 세상, 우리의 삶은 진행형이다
처음부터 원대한 꿈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루어진 것들이 있다.
또 지나고 보면 아쉬운 것들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다 지금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13인의 공동저자들은 함께 하면서 힘을 얻었다.
현재 이들은 20년간의 회사 생활로 더욱 끈끈해진 동지애로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착하고 고마운 마음은 다시 또 누군가의 친언니, 친누나의 입장이 되어 이제 막 사회에 들어온 이들에게 용기를 주려 한다. 모두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혼자가 아니다. 여러분은 분명 지금까지 이들의 이야기와는 다른 당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멘토와 좋은 동료와 좋은 친구를 만나는 행운이 반드시 생길 거라 믿는다.
이 책을 읽는 누구든지 응원 받는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다.
어설픈 글이지만 당신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이 마음이 전달되기를 간절히 되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