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일의 남아프리카 특파원이 전하는 다채로운 이야기
《아프리카의 미래를 읽다》는 2020~2023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에 대한민국 기자로는 유일하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파견되었던 김성진 연합뉴스 기자가 남아공을 비롯해 아프리카 40여 개국을 누비며 관찰하고 목격한 생생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오늘날 아프리카는 국제사회에서 그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사업이나 여행을 위해 찾는 이도 늘고 있지만, 이를 균형 잡힌 시각에서 깊이 있게 다룬 보도나 연구는 드물다. 여전히 서구의 관점을 답습하며 전쟁과 기아, 질병이 난무하는 원조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런 편견을 극복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아프리카를 향한 창’이 되겠다는 강한 사명감을 가지고 아프리카 속으로 뛰어든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아프리카의 현안, 한국과의 외교통상관계에 대한 전망이 담겨 있다. 또한 아프리카의 변화를 이끈 사람들의 휴먼 스토리도 풍성하다. 남아공 민주화의 상징 만델라와 인권운동 투사 투투 대주교, 여성 상업농의 롤모델 치충게 대사, 아프리카 의료봉사에 헌신하는 노명재 박사 등의 이야기는 오늘의 아프리카 현실과 삶을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아프리카의 경제 정치 문화적 성취와 전망을 제시하다
오늘날 아프리카는 불행한 역사를 딛고 미래의 희망이 숨 쉬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이런 맥락에서 아프리카의 경제 정치 문화적 성취와 가능성을 조명했다. 우선 아프리카가 경제적으로 ‘기회의 땅’임을 강조한다. 전 세계 매장량의 30%에 달하는 풍부한 광물 자원, 중위연령 18세의 젊은 인구, 14억 소비자의 거대한 시장을 갖춘 아프리카는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인 만델라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정책) 극복과 민주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의 유산이 ‘무지개 국가’라는 남아공의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도 살펴본다.
인류의 기원지이자 고대 문명 발상지인 아프리카의 빛나는 문화를 살펴본 것도 흥미롭다. 아프리카는 500여 년 전 유럽인들이 발견한 미개한 땅이 아니라, 200만 년 전부터 인간의 삶이 시작되고 찬란한 문명이 꽃핀 곳이다. 저자는 세계문화유산인 ‘인류의 요람’에 방문해 인류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는가 하면, 11~15세기에 짐바브웨의 풍요로운 문화에 대해 언급한다. 나아가 현대 대중가요의 원조인 흑인음악과 춤, 아프리카 문학과 정신의 위대함을 말한다. 특히 우분투 정신(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은 우리 사회와 국가 간 협력 관계에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지혜라고 강조한다.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성장하는 길을 찾다
이 책은 아프리카를 소개하고 분석하는 것을 넘어 아프리카와 동반자가 되어 함께 번영하는 길을 제시했다. 우선 아프리카의 관점에서 한국을 보고 다시 한국의 관점에서 아프리카를 보는 관점의 이동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인식의 지평을 넓힐 것을 제안했다. 가령, 아프리카인의 자연친화적이고 낙천적인 시각은 무한경쟁에 지친 한국인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
나아가 한류 확산 등 민간 교류를 바탕으로 국가 간의 벽을 허물고 긍정적 협력 관계를 시작하는 사례를 보여 주었다. K-팝을 향유하면서 한국 음식과 여행을 즐기며 한국을 사랑하게 된 남아공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가 친구가 되는 길을 제시했다.
《아프리카의 미래를 읽다》를 읽고 나면 아프리카가 친숙한 대륙으로 우리에게 더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