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딤시집 소개〉‘자딤’은
“자유롭고 행복한 삶의 디딤돌이 되는 진주지역자활센터”라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 명입니다.
이 시집에 실려 있는 시들은
진주지역자활센터에서 마련한 〈나를 깨우는 인문학〉 시간에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하면서, 바쁘고 고달픈 몸을 이끌고 와서 또박또박 눌러쓴 것입니다.
원하지 않았던 시련을 겪게 되면 ‘행복’이란 말이 더 멀게 느껴질 것이다. 그 순간을 딛고 일어설 디딤돌을 만난다면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자유롭고 행복할 것이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의 디딤돌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시집을 묶었다. 이 시집에 실려있는 시인들은 진주지역자활센터에서 마련한 〈나를 깨우는 인문학〉 시간에 ‘삶을 깨우는 글쓰기’를 하면서, 바쁘고 고달픈 몸을 이끌고 와서 또박또박 눌러 시를 썼다.
빈곤은 경제적 총량만으로 해소될 수 없고,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경제적 총량을 높이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곤으로 인한 불평등은 자활노동, 자활사업을 통해 조금씩 회복되고 극복되어 간다. 이 과정에서 “나를 깨우는 인문학”이 있었고, 시 쓰기 수업은 치유이자 통합이었다.
아주 오래전에 미국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클레멘트코스가 있었다. 이를 모델로 서울에서 거리의 인문학이 있었다. 이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복지가 하나의 인권임을 확인시켜주는 실천으로 소개되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이와 같은 실천이 바로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이 시집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시로 말하는 인문학, 사람을 살리는 인문학이다. 진주지역자활센터 김소형 센터장은 이렇게 말한다.
“인문학이라는 이름으로 갇힌 나를 찾고, 닫힌 우리를 찾고 그래서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마음의 근육,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자 했습니다.
때로는 이 모든 활동이 눈으로 보이지 않으니 계속해야 하나라는 질문도 있었지만 믿어보고 싶었습니다. 보이지 않으니 강한 것이고 강렬하게 남아 변화는 시작될 것이라고 믿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시로 표현되는 우리 활동과 삶을 나누면서 더 큰 변화의 시작점이 되고자 합니다. ”
60명의 시인들의 삶이 닮긴 시들을 읽으며 살짝 열린 문틈으로 들어오는 빛을 보게 될 것이다. 눈이 부실 수도 있다. 괜히 코끝이 시큰해질 수도 있다. 날것 그대로의 언어는 더 깊이 다가와 같이 걱정하고, 같이 아파하고, 같이 안도하게 된다. 책을 덮고 나면 우리도 같이 꿈을 꾸고 우리 마음의 근육, 생각의 근육이 생길 것이다.
이 시집은 어머니에 대한 시부터 시작된다. 시인들에게 어머니는 과거형이었다가 결국은 어머니를 디딤돌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
저녁 시간이면
어머니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야, 밥은 묵었나?
청국장 만들어 놓았다.
가지러 온나.”
청국장 생각나면
어머니가 보고 싶다
김행근, 청국장 전문
엄마는
요리를 잘 하신다
그 가운데 김치찌개는
별거 없어 보이는데도 맛이 좋다
손맛이다
내가 어른이 된 지금도
문득문득 떠오른다
엄마가 끓여 주던
김치찌개
-박수정, 김치찌개 전문
청국장으로 기억되고 김치찌개로 기억되는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를 시로 풀어내고 있다. 그렇게 “어머니, 당신의 시를 씁니다”를 비롯해 “아직도 나는 소원한다”에서는 나를 돌아보고 내 소원을 말한다.
시를 1도 모르는 내가
시를 배운다고
일 마치고 힘든 몸땡이를 끌고
여길 찾아온다
얼마나 공부해야
내 마음에 있는
감정 하나하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잘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졸지 말고
작품 하나 내 보자
-오민연, 시 공부 첫날
이들은 시를 직접 쓰게 되면서 “시, 처음 만나”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날것의 생각을 풀어가다가 드디어 “자활, 꿈을 찾아”간다. 스스로 깨어난다. 그렇게 깨어나 꿈을 찾아간다.
힘들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조금씩 이해하고 의지하며
힘든 시기 잘 이겨낼 수 있게 하소서
그리하여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꿈꾸는 일이 하나둘 이루어지게 하소서
-정미용, 자활 동료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그리하여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꿈꾸는 일이 하나둘 이루어지게 하소서! 기도가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