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에 심취한 사람들, 전 세계는 K-푸드의 매력에 빠져드는 중!
얼마 전 넷플릭스를 통해 〈흑백요리사〉라는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방영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해외에서도 한식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등 그야말로 K-푸드의 전성기가 찾아왔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5천 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K-푸드는 뚜렷한 사계절과 남북으로 길게 뻗은 지형,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여건 속에서 독특하게 발달하여 왔다. 밥에 갖가지 나물과 쇠고기, 고명을 올려 고추장을 넣고 비벼 먹는 비빔밥, 쇠고기를 얇고 넓게 저며서 각종 채소와 양념을 넣고 재워 두었다가 구워 먹는 불고기, 발효식품인 김치와 막걸리, 김밥, 라면, 떡볶이 등은 대표적인 K-푸드라고 할 수 있다.
K-푸드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사실 〈흑백요리사〉 이전부터 꾸준히 늘어가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김밥과 라면, 만두 등이 쉽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고, 가격도 매우 저렴한데다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나갔고, 이제는 K-푸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K-푸드 관련 수출액은 해가 갈수록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는 중이며, 미국과 유럽을 넘어 남미와 중동 지방에서도 K-푸드가 국가산업으로 꾸준히 육성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외국인은 김밥의 시커먼 김이나 그 속에 들어 있는 단무지 등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으며, 찐빵이나 만두에 들어가는 단팥조차 너무나 이상하게 생각했다. 된장이나 김치 냄새는 당연히 싫어했다. 모두 그들이 이전까지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문화 파급력이 확장되면서 K-푸드(K-FOOD)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BTS(방탄소년단)를 위시한 K-팝(K-POP),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게임〉 등의 K-영상 산업에 이르기까지 K-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가운데,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이다.
K-푸드의 인기 비결, 자연과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옛말에 ‘세 끼 먹는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K-푸드의 기본이 세 끼 먹는 밥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서양인에 비해 성인병에 적게 걸리는 이유 중 하나도 세 끼를 쌀밥과 장류 그리고 채소류를 원료로 하는 반찬으로 식사하기 때문이다.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김을 해외에서는 ‘바다의 잡초’라 부르며 대수롭지 않은 음식으로 여겨왔으나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달라져 ‘바다의 채소’라고 부르고 있으며, 우리나라 김 수출액은 매년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생선을 즐겨 먹는데, 특히 고등어와 꽁치는 값이 싸고 영양가가 풍부하여 서민들이 많이 먹는다. 이 밖에도 비교적 몸에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풋고추 멸치볶음, 가지 된장무침, 미나리 겉절이, 더덕된장무침, 쑥갓 도토리묵무침, 오이 도라지무침, 김 마늘종무침, 시금치무침 등 수없이 다양한 형태의 반찬이 밥상에 올라오는 것도 K-푸드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어왔던 고사리, 취나물, 참나물, 더덕, 도라지, 고들빼기, 달래, 냉이, 쑥, 민들레, 질경이, 씀바귀, 참두릅, 개두릅 등 우리의 들판이나 야산에서 나오는 야생식물에는 식이섬유, 비타민 A, C, E, 셀레늄, 플라보노이드 등 각종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여 우리 몸의 독성 물질을 제거해 주고 면역력을 증강해준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발효식품은 미생물 혹은 효소를 이용해 먹을거리의 특성을 변형해서 얻는 식품이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발효식품을 단순한 음식을 넘어 인간의 건강을 위한 미래의 식품으로 여기고 있다. 전통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든 고추장, 된장, 청국장, 김치, 막걸리 등 우리의 발효식품은 K-푸드의 중심에 서 있는 음식이다. 특히 막걸리는 K-푸드의 대표 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주식인 쌀을 발효시켜 만들며, 거칠게 걸러 혼탁한 상태여서 탁주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보통은 막 걸렀다고 하여 막걸리라고 부른다. 막걸리는 다른 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식이섬유, 아미노산, 유기산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며, 유산균 등 프로바이오틱스가 많이 들어 있다. 수천 년 전부터 발효식품을 이용해 온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K-푸드 소재에는 암, 심장질환, 당뇨, 간질환, 호흡기질환, 변비, 빈혈, 치매, 다이어트, 스트레스, 면역력 강화 등에 효능이 있는 것들이 많다. 이러한 효능이 기대되는 K-푸드의 원료로는 검은콩, 들깨, 대추, 감, 버섯, 호박, 상추, 쑥갓, 토마토, 양파, 마늘, 생강, 복분자, 해조류 등 매우 다양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식품인 인삼과 홍삼도 K-푸드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소재로 만든 K-푸드가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 그 비밀을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올바로 소개할 필요성이 있다.
K-푸드의 고유한 맛을 살리는 우리나라 천연 재료의 특성과 효능
최근 미국에서 ‘김치 다이어트’가 유행한 적이 있다. 김치 다이어트는 한마디로 매일 세 끼 김치를 먹으면 저절로 살이 빠지는 최신 다이어트 방법이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김치 다이어트는 사실 아침, 점심, 저녁 세 끼 식사 때마다 밥과 김치를 먹는 한국인의 ‘일상적인’ 식사 방법이다. 예전에는 마늘 냄새 때문에 김치를 기피하던 서양인들에게 하루 세 끼 김치를 먹으라고 권장하는 것을 보면 달라진 K-푸드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제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레시피를 따라 K-푸드를 만드는 외국인들을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자기만의 K-푸드 레시피를 창조해서 만드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K-푸드에 들어가는 재료는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것들이 많으며, 왜 K-푸드가 건강에 좋은지와 같은 과학적인 자료는 특히나 외국인들이 접하기 더욱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우리의 눈에는 엉성하고 보완이 필요해 보이는 레시피나 완성된 요리가 넘쳐난다. K-푸드의 세계적인 인지도 상승에 걸맞게 우리나라의 천연물 소재의 명확한 특성과 효능부터 제대로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졌다. K-푸드의 고유한 맛을 살리는 한식의 천연 재료들과 특성 및 효능을 올바로 정리할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K-푸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K-푸드의 세계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