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제로 웨이스트가 실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놀라운 브랜드 얼스어스의 탄생!”
_ 서필훈(커피리브레 대표)
“브랜드의 메시지를 이토록 뾰족하면서도 즐거운 방식으로 전할 수 있다니. 사람이 곧 작은 브랜드인 요즘, 길현희 대표와 얼스어스의 솔직하고 담백한 좌충우돌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눈치 보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걷는 것이 의외로 괜찮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_ 최용경(스몰브랜더 대표)
환경에 진심, 맛에 진심인 연남동 작은 카페를 사람들은 어떻게 알아본 걸까.
자발적인 바이럴, 대기 손님이 끊이지 않는 카페 얼스어스는 뭐가 다른 걸까.
스몰브랜드 얼스어스를 통해 배우는 브랜딩의 정석
처음엔 카페라는 공간이 좋았던 길현희 대표. 자연스레 20대를 개인 로스터리 카페에서 줄곧 아르바이트를 하며 커피에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했다. 맛있는 조합이라면 뭐든지 직접 만들어보고, 새로 생긴 카페라면 당장 달려가 공간을 탐닉했다. 어렸을 적부터 남다른 환경 감수성이 있던 길현희는 커피를 통해 환경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대학 시절 광고 브랜딩 수업을 통해 직접 지은 이름 ‘얼스어스(For Earth For Us 지구를 위하는 일이 우리를 위한 일이다)’로 카페를 창업했다. 6개월 차 인턴 생활을 그만둔 스물일곱의 가을이었다.
디저트 하나를 납품받으려고 해도 이 작은 가게에 홀케이크 10개를 다 담는 큰 냉장고를 들일 수도, 함께 딸려오는 보냉재와 포장재도 마다해야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입맛과 취향으로 케이크를 개발했는데 혹여나 못 팔고 버릴까봐 하루 10개만 준비했던 케이크가 ‘없어서 못 먹는 케이크’로 소문이 나면서 점점 준비 수량이 늘었다.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얼스케이크(earthquake)’의 시작이다. 얼스케이크가 차별화되는 데 도움을 주는 건 네이밍이다. ‘요거요거요것봐라?블루베리케이크’ ‘화가난다화가나맛있어서너무화과요거트케이크’ 등 메뉴를 주문하면서 한 번 웃게 만들고 오래 기억하게 한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엄격한 룰이 있는 얼스어스를 유쾌하게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길현희 대표는 전한다.
케이크의 인기가 날로 늘면서 동네 주민인 한 단골손님이 제안했다. 그릇을 가져오면 포장해줄 수 있느냐고. 이것이 #번거로운포장법 의 시작이었다. 인스타그램 태그로 ‘번거로운포장법’을 검색하면 냄비부터 시작해 김치 통, 후라이팬, 도마, 접시, 쟁반 등 다양한 다회용기가 등장한다. 이제는 “용기 들고 용기 내서 오세요”라는 말이 곳곳에서 보편적인 말이 되었다. 뿌듯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안고 가는 표정의 손님들을 볼 때면 조금이나마 얼스어스가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을까 하는 보람이 밀려온다.
사실 제로 웨이스트 카페,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는 카페는 손품이 많이 가는 비효율적 운영 방식이다. 손수건을 매일 빨아 준비하고 불필요한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카페 운영의 A to Z를 관리한다. 포장은 그때그때 다회용기에 따라 얼스케이크를 예쁘게 담아내는 미션이 된다. 이런 수고로움과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는 운영을 지속하는 동력은 어디서 올까. 길현희 대표는 얼스어스만의 원칙이 고객들에게 생소하고 불편할 수 있음을 먼저 공감하고, 다른 카페와 같은 일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음(예: 마시던 음료를 포장해가려면 텀블러가 있어야 함)을 때론 양해를 구하며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무엇보다 단 한 명의 손님이라도 불편함을 전해주면 그 의견 하나의 고마움과 무게를 알고 즉시 반영하고자 노력한다. 새 메뉴를 개시했을 때는 케이크를 남긴 손님을 쫓아가 이유를 물어보고 즉시 레시피를 수정하는 등 길현희의 눈과 귀는 언제나 손님을 향해 열려 있다. 더불어 얼스어스 안에서 함께 일하며 진심을 담아 일하는 소중한 직원들 덕분에 한마음으로 얼스어스가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