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와 채찍 사이에서 뿌듯한 보람 하나는 과거에는 무조건 맞는 것으로만 간주했던 중국 명리이론의 오류들을 조금씩 교정해 나가고 있다는 믿음이다. 2015년 즈음까지도 한국의 명리이론들은 格局, 旺衰, 用神, 十神의 범주를 맴돌고 있었다. 그 논리의 가장 큰 문제는 실생활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매일 시공간 변화에 따라서 일상생활을 하는데도 그 이론들에는 時間도 空間도 없으며 十神과 五行으로 生하고 剋하거나, 强하고 弱할 뿐이다.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生하거나 剋하고, 强하거나 弱하기만 할까? 강한 듯 약하고, 약한 듯 강할 수는 없는 것인가? 用神을 정하면 평생 바꾸지 못한다는 논리도 이상하지 않은가? 매년, 매월, 매일 에너지가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하는데 탄생할 때 받은 사주팔자에서 用神을 정한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아침에 일어나 일하고 저녁에 쉬어야하고 밤에 잠자리에 들고 다시 아침을 맞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그런 움직임을 결정하는 것은 時間과 집 혹은 사무실 혹은 침대라는 空間조합임이 분명하다.
時間과 空間을 十神으로 표현하면 너무 어색하다. 傷官이기에 아침에 일어나고 印星이기에 잠자리에 드는 것일까? 身强과 身弱으로 표현해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신강해서 건강하고 신약하기에 질병에 시달릴까? 우리는 시공간을 따라 살아가는데 왜 사주이론만 현실에 부합하지도 않는 生剋, 强弱에만 빠져있는 것일까?
운명을 결정하는 정체가 무엇인지 답을 찾는 과정은 참으로 혼란스러웠다.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이렇다. 2008년 즈음 우연히 地藏干을 원통으로 말아보다가 四季가 순환하는 이치를 설명한 것임을 깨우쳤지만 순환을 주도하는 정체는 깨닫지 못했다. 2010년에 이르러 지장간의 원리라는 제목으로 6개의 칼럼을 소개할 때도, 2012년 時間의 정체를 찾아 방황하던 시기에도 해답을 찾지 못해 물리서적까지도 닥치는 대로 읽었지만 여전히 미궁에서 나오지 못했다.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분명히 地藏干은 四季가 순환하는 이치를 설명하는 것임을 깨우쳤음에도 순환을 주도하는 정체가 時空間이라는 것을 깨우치는데 근 5년의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우리 내면에 이미 神이 존재하는데 자꾸 밖에서 神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時間과 空間이었구나!
四季를 순환하고 내 인생을 결정하는 정체가 바로 그였구나. 다행스럽게 時空間의 정체를 깨우쳐가던 2014년 즈음에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時空間 개념을 불어넣음으로써 실생활에 부합하는 명리이론이 나올 수 있었다.
자연의 순환원리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는 동서양을 통틀어 地藏干(지장간) 뿐이다. 時間과 空間이 톱니바퀴처럼 회전하는 움직임을 그토록 정밀하게 그려내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강의가 이어지면서 地藏干 내부에 깊이 감추어진 7개의 보물들을 캐내서 도덕경을 포함한 22권의 책에 그 이치를 펼쳐낸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수 년 동안 축적된 강의파일과 출판한 22권의 책 사이에는 일정의 거리가 있는데 모든 강의 내용을 책에 한꺼번에 풀어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항상 아쉬웠던 점은 책은 책대로 강의파일은 강의파일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느낌이었기에 강의와 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시기를 기다렸었다.
감사하게도, 壬寅년에 時空學의 골수를 동영상 강의와 책으로 연결할 시간이 도래하였다. 하늘의 의지에 따라 강의파일과 책들 사이의 거리를 없애고 튼튼한 이론의 뼈대를 세울 기회가 생겼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강의에서 부족한 부분을 책으로 보충하고 또 책들에 빠져있던 뼈대를 동영상 강의로 보완하여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2014년 ~ 2015년 강의내용들을 壬寅년 壬寅월부터 Youtube에 동영상으로 올리고 있으며 3시간 분량의 52강을 모두 올리기까지 나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에 한편으로 예습하고 한편으로 복습이 가능하도록 5권 ~ 6권의 책으로 출판할 예정이다.
강의파일을 책으로 출판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이유는 구어체는 살리면서 가벼워 보이지 않도록 보완해야만 했고 강의로는 이해하지만 책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보충하고 추가했기 때문이다. 時空命理學 Youtube에 올린 동영상과 이 책을 활용하면 학습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